▲ LG 류중일 감독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그 어느 때보다 적은 시범경기 안에서 각 구단 사령탑들은 아주 많은 것을 결정해야 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잡은 틀에서 큰 변화를 주지 않는 편인 류중일 감독에게는 지금이 특히 중요한 시기다. 적은 경기 속에서 야수 20명, 투수 18명을 투입하며 정규 시즌 구상에 몰두했다. 

20일과 21일 넥센전은 말 그대로 최종 점검의 의미를 갖는다. 라인업을 정하고, 주전과 백업을 구분하고, 불펜 보직을 굳히는 작업들이 여기서 이뤄졌다고 봐도 지나치지 않다. 

▲ LG 오지환은 개막 엔트리에 들 수 있을까. ⓒ 곽혜미 기자
◆ 주전 대부분 확정, 유일한 변수 유격수

외야 - 좌익수 김현수 / 중견수 안익훈 / 우익수 채은성
내야 - 3루수 가르시아 / 2루수 강승호 / 1루수 양석환
포수 - 유강남 / 지명타자 - 박용택

13일부터 펼쳐진 LG의 7차례 시범경기에서 드러난 주전 구도다. 외야는 일찌감치 확정됐다. 우익수 후보이자 중견수 수비가 가능한 이형종이 오키나와 캠프에서 무릎을 다쳐 조기 귀국하면서 자연스럽게 채은성(시범경기 7차례 출전)이 많은 기회를 얻었다. 류중일 감독은 타격에 소질이 있는, 하지만 수비에서는 채울 점이 있는 이천웅(7경기)을 왼손 대타로 분류했다. 임훈(5경기)도 마찬가지다. 

내야에서는 3루수 아도니스 가르시아와 1루수 양석환이 각각 7경기에 출전했다. KBO 리그 적응이 관건인 가르시아는 타율 0.350, 1홈런 5타점이라는 좋은 기록으로 시범경기를 마쳤다. 2루수로는 강승호(6경기)가 박지규(2경기) 보다 앞서 기회를 받을 전망이다. 1루와 3루 수비가 가능한 김재율(4경기)은 우선 오른손 대타를 맡는다. 

유일한 변수는 유격수인데, 백승현의 출전 비중이 높았으나 20, 21일 경기에 오지환이 출전하면서 앞을 내다보기 어려워졌다. 아직은 백승현과 장준원(2경기)이 공수에서 오지환을 대신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포수 유강남(6경기), 지명타자 박용택(7경기)도 붙박이다. 정상호(6경기)와 김기연(3경기)이 제2 포수를 놓고 경쟁하는 양상이다. 지명타자는 마땅한 경쟁자가 보이지 않는다. 박용택은 7경기에 전부 출전했다. 

백업도 정리가 되는 분위기다. 류중일 감독은 1루와 외야 수비가 되고 발이 빠른 김용의(7경기)를 눈여겨 보고 있다. 정주현(5경기) 역시 비슷한 경우다. 유격수와 2루수, 3루수를 경험해 본 윤진호(7경기)도 개근했다. 단 오지환이 개막 엔트리에 든다면 백승현과 장준원의 멀티 포지션 기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LG 정찬헌 ⓒ 곽혜미 기자
◆ 개막전 선발 윌슨, 마무리는 정찬헌?

선발 - 윌슨 / 소사 / 임찬규 / 김대현 / 임지섭
우완 불펜 - 임정우 / 김지용 / 이동현 / 최동환 / 신정락 등
좌완 불펜 - 이우찬 / 최성훈 / 진해수
마무리 투수 - 정찬헌

2경기 6피안타(1홈런) 2볼넷 11탈삼진, 10이닝 2실점을 기록한 새 외국인 투수 타일러 윌슨이 24일 NC 다이노스와 개막전에 선발 등판한다. 150km 짜리 직구를 꽂는 파이어볼러는 아니지만,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류중일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윌슨은 헨리 소사(1경기 4이닝)와 함께 이름 만이 아닌 실질적인 원투 펀치를 이뤄야 한다. 

차우찬이 21일 구원 등판해 2⅔이닝을 던지긴 했지만 투구 수가 39구였다. 류중일 감독은 7회 세 번째 아웃카운트를 남기고 강상수 코치에게 투수 교체를 지시했다. 당장 다음 등판부터 선발로 나오지는 않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임찬규(1경기 4이닝)와 김대현(2경기 4이닝), 임지섭(2경기 6⅔이닝)이 첫 로테이션을 돌아야 한다. 

불펜에서는 오른손 투수 임정우(4경기 3⅔이닝)와 왼손 투수 최성훈(4경기 2⅓이닝)이 가장 많은 경기에 나왔다. 오른손 투수 가운데 김지용(2⅓이닝) 신정락(3이닝) 이동현(2⅓이닝) 최동환(3⅓이닝)이 3경기씩 나왔다. 여건욱(2경기) 고우석(1경기)가 그 뒤를 잇는다. 

왼손 투수 가운데 두 번째로 등판이 잦았던 선수는 이우찬으로 3경기에 나와 2이닝을 책임졌다. 진해수의 경우 연습 경기 출전으로 1군 선수단 합류가 늦은 대신 2경기 2⅔이닝 4탈삼진 무실점으로 흠 잡을 곳 없는 투구를 했다. 윤지웅은 1경기에 등판했다. 

정찬헌이 등판한 3경기는 모두 세이브 상황이었다. 2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투수를 바꾸는 건 막으라고 하는 건데, 점수를 주면 기분이 어떻겠어요?" 류중일 감독의 말이다. 3경기를 끝내는 동안 1점도 주지 않은 선수 정찬헌이 시즌 초반 마무리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