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환(오른쪽).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타석에 두산 김재환이 들어서면 상대 내야수들은 움직임이 바빠진다. 그의 땅볼을 막기 위한 시프트가 자주 걸리기 때문이다.

김재환이 당겨치는 타구를 막기 위해 1, 2루간에 많은 내야수들이 배치된다. 특히 1년치 데이터가 쌓이는 포스트시즌에선 그 강도가 더해진다. 김재환이 시프트를 뚫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매년 포스트시즌의 과제가 되는 이유다.

하지만 데이터를 좀 더 깊게 살펴보면 과연 김재환을 땅볼로 막는 시프트가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김재환은 일반적인 예상을 뛰어넘는 타자이기 때문이다.

김재환은 타구를 최대한 멀리 보낼 수 있는 파워 히터다. 파워 히터의 대부분은 당겨 친 타구가 많다. 일반적으로 힘을 실을 수 있는 타구는 당겨 친 타구이기 때문이다.

김재환은 다르다. 멀리 치는 능력을 갖고 있지만 반드시 당겨서 힘을 실어야 하는 타자가 아니다. 밀어서도 장타를 만들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김재환의 올 시즌 타구 방향별 성적을 정리한 데이터다. 물론 당연히 당겨 친 타구의 비율이 좀 도 높다. 우중간을 포함해 당겨 친 타구 비율이 36%다.

하지만 극단적으로 당겨친 타자라고 하긴 힘들다. 당겨 친 타구의 인플레이 타율이 4할을 넘기는 하지만 그에 못지않은 타구를 밀어 쳐서 만들고 있다.

좌중간을 비롯해 밀어친 타구 비율이 44%로 당겨 친 타구 비율보다 훨씬 높았다. 밀어 쳐서 넘기거나 안타를 친 확률이 결코 적지 않았다는 걸 뜻하는 데이터다. 밀어 쳤을 때 타율이 당겨 쳤을 때 기록을 넘어선다. 좌중간을 향한 타구의 타율이 6할9리나 된다. 좌중간을 뚫은 타구도 4할3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김재환이 잘 맞은 타구를 날렸을 때 밀어친 타구 비율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데이터다.

굳이 땅볼에 대비해 시프트를 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김재환이 제대로 친 타구 중 적지 않은 숫자가 밀어 쳐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어차피 빗맞은 타구에 대비하는 것이라면 굳이 수비 위치를 극단적으로 옮겨 가며 모험을 걸 필요가 있는 것인지 타구 비율은 묻고 있다.

21일 잠실 LG전에서 3안타를 친 김재환은 2개의 당겨 친 타구와 1개의 밀어 친(밀려 친) 타구로 3개의 안타를 뽑아냈다. 모두 내야를 넘어가는 타구였다.

시프트는 확률의 게임이다. 상대에 압박을 줄 수 있을 때 효과를 더 크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올 시즌 타구 데이터로는 김재환 시프트가 김재환에게 압박을 주고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김재환 시프트는 효과적인 전략인 것일까. 그를 상대해야 할 팀들 처지에서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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