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에 '노경은 가방', 롯데는 끝까지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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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부산, 김건일 기자] 새 필통, 새 연필, 새 가방, 새 신발 등 새 학용품은 학창 시절 새 학기를 들뜨게 만든다.
2019년 시무식이 열린 28일 부산 사직구장 1층 복도엔 롯데 로고가 박힌 야구 장비가 깔려 있었다. 바깥바람을 얼마 쐬지 않아서인지 냄새가 사라지지 않은 새것이었다.
생애 처음으로 구단 로고가 적힌 가방을 받아들인 신인 선수들은 잔뜩 들뜬 마음으로 가방을 멨고, 수없이 새 장비를 받았던 베테랑 선수들도 덤덤하면서도 호기심 있게 새 장비를 챙겼다.
오전 11시 시무식을 시작으로 체력테스트 그리고 프로필 촬영까지 끝나고 선수들이 하나 둘 퇴근하자 새 장비로 가득 차 있던 1층 복도는 깔끔해졌다.
그런데 해가 저물 무렵까지 짐 하나가 복도 한편에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새로 인쇄된 이름과 숫자가 주인을 표기했다. 투수 노경은의 새 장비였다.
당시 노경은은 자유계약선수로 계약서에 도장을 못 찍은 상태였다. 엄밀히 따져서 소속 선수가 아닌데도 롯데는 장비를 준비해 뒀다.
노경은은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전천후로 활약했다.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는 3.41로 팀 내 1위, 국내 투수 가운데 5위다.
롯데는 노경은을 잔류시키겠다는 방침을 세워 두고 협상을 계속해 왔다. 롯데가 준비한 새 가방은 29일까지 주인을 기다렸다가 30일에 함께 스프링캠프에 가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롯데가 준비한 가방은 이름표를 떼고 주인 잃은 가방으로 남겨졌다. 롯데는 협상 데드라인으로 정해 둔 29일 노경은과 협상이 결렬됐다고 알렸다. 계약금에서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오히려 협상 과정에서 양 측의 감정의 골만 깊어졌다.
롯데 선수단 48명은 30일 1차 스프링캠프지인 대만으로 출국한다. 롯데는 선발이든 불펜이든 노경은을 대신할 젊은 투수 발굴에 집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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