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르코 크로캅이 킹 모에게 역전 TKO승을 거뒀다. ⓒRIZIN FF/Sachiko Hotaka

[스포티비뉴스=사이타마(일본), 이교덕 기자] 미르코 크로캅(42, 크로아티아)이 난적 킹 모(35, 미국)를 잡고 라이진 무제한급 그랑프리 우승에 한 걸음 다가갔다. 

크로캅은 29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라이진 파이팅 월드 그랑프리 2016 무제한급 토너먼트' 8강전에서 킹 모에게 2라운드 1분 41초 왼손 어퍼컷에 이은 파운딩 연타로 TKO승 했다.

출발은 불안했다. 크로캅은 1라운드 너무 쉽게 톱 포지션을 허용했다. 킹 모가 왼발 로킥을 잡아 채고 밀고 들어오자 중심이 무너졌다. 가드 포지션에서 파운딩 공격을 받았다.

심판이 둘을 일으켜 세워 크로캅이 반격 기회를 잡았지만, 점수를 만회할 만한 이렇다 할 공격을 터트리지 못했다.

그러다가 한 번의 기회에서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 크로캅은 2라운드 태클을 방어하면서 킹 모를 코너로 몰았다. 오른손으로 킹 모의 뒷목을 잡고 왼손 어퍼컷을 올려쳤는데 이게 결정타가 됐다. 킹 모가 쓰러지자 크로캅은 파운딩 연타를 쏟아부었고, 심판은 경기를 바로 중단했다. 

우승까지 두 경기 남았다. 라이진 파이팅 월드 그랑프리는 29일 8강전, 31일 준결승전과 결승전이 연이어 진행되는 단기 토너먼트다.  

크로캅은 킥복서 시절 하루 3경기를 뛰어야 하는 K-1에서 활동했다. 2006년에는 프라이드 무제한급 그랑프리에서 우승했다. "단기 토너먼트에 익숙하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크로캅은 5연승을 기록해 종합격투기 33번째 승리(2무 11패 1무효)의 기쁨을 누렸다. 지난 16일 벨라토르에서 이시이 사토시에게 판정승하고, 반더레이 실바의 대체 선수로 2주 만에 글러브를 낀 킹 모는 6패째(20승)를 떠안았다.

크로캅의 다음 상대는 키 198cm 몸무게 180kg에 이르는 스모 선수 출신 바루토(32, 에스토니아)다. 바루토는 앞선 8강전에서 고사카 츠요시(46, 일본)를 체격과 힘으로 눌러 3-0으로 판정승했다.

▲ 히스 헤링은 8년 만에 종합격투기에 복귀했으나 승리를 차지하지 못했다. ⓒRIZIN FF/Sachiko Hotaka

히스 헤링, 8년 공백에도 분전했으나…

히스 헤링(38, 미국)의 마지막 경기 일자는 2008년 8월 9일이었다. UFC 87에서 브록 레스너에게 0-3으로 판정패하고 전장을 떠났다. 사실상 은퇴 상태였다. 라이진 영어 해설 위원 자리를 맡고 있었다.

대회를 구하기 위해 8년 4개월 만에 오픈 핑거 글러브를 꼈다. 부상으로 빠진 셰인 카윈을 대체해, 우승 후보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아미르 알리아크바리(29, 이란)와 맞섰다. 

알리아크바리는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월드 클래스 선수였다. 2010년 세계레슬링선수권대회 96kg급 금메달리스트다. 2013년 세계레슬링선수권대회에선 120kg급에서 우승했지만 약물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와 금메달을 박탈당했다. 종합격투기 전적은 3전 전승.

공백이 길었던 헤링에겐 버거운 상대였다. 알리아크바리는 1라운드 초반 오른손 펀치를 헤링의 안면에 터트리고, 파운딩 연타를 내리쳤다. 헤링을 들어서 메치는 괴력도 자랑했다.

1라운드 5분 내내 밑에서 파운딩을 얻어맞은 헤링은 2라운드에 펀치를 던진 뒤 클린치로 붙는 작전으로 역전 기회를 노렸으나 여의치 않았다. 프라이드 전성기에 보여 준 승리욕은 그대로였다. 맷집도 좋았다. 하지만 알리아크바리의 힘과 레슬링을 감당하기엔 준비 기간이 너무 짧았다.

헤링은 28승 15패의 전적을 안게 됐다. 알리아크바리는 4연승 무패가 됐다. 3연속 1라운드 (T)KO승 하다가 처음 판정승을 경험했다. 

알리아크바리는 스지몬 바조르(28, 폴란드)에게 3-0으로 판정승한 발렌틴 몰다브스키(24, 러시아)와 오는 31일 결승행 티켓을 두고 맞붙는다.

▲ 나카이 린은 무라타 가나코의 태클을 막고 백 포지션에서 초크를 걸어 이겼다. ⓒRIZIN FF/Sachiko Hotaka

G컵 파이터, 플라이급에선 지지 않는다

'짬밥'은 무시할 수 없다. 한국에서도 'G컵 파이터'로 유명한 나카이 린(30, 일본)이 무라타 가나코(23, 일본)에게 종합격투기 첫 패배를 안겼다. 3라운드 1분 16초에 리어 네이키드 초크로 탭을 받았다. 

무라타는 2011년 세계청소년레슬링선수권대회 여자 59kg급 금메달리스트다. 지난 4월 종합격투기에 데뷔해 4연승 쾌속 질주하고 있었다.

나카이는 상체를 움츠리고 무라타의 태클을 경계했다. 플라이급에선 힘에서 자신 있어 하던, 울퉁불퉁 근육의 나카이도 엘리트 레슬러와 섞이는 상황은 피했다.

나카이는 무라타의 테이크다운을 효과적으로 방어하다가 기회를 잡았다. 3라운드 백 포지션에서 리어 네이키드 초크를 걸었다. 무라타는 상대를 눕히면 강해지는 레슬러, 하지만 누우면 상대의 공격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나카이는 15승 1무 무패 전적으로 UFC에 진출했지만, 자신에게 맞는 체급(플라이급)이 없어 밴텀급에서 경쟁했다. 미샤 테이트와 레슬리 스미스의 체격과 힘에 밀려 2연패 하고 옥타곤을 떠났다. 

판크라스로 돌아와 다시 연승을 시작했다. 무라타까지 잡고 3연승을 거둬 19승 1무 2패 전적을 쌓았다. 플라이급에선 지지 않고 있다.

무라타는 첫 패배에 눈물을 쏟았다. 데뷔 8개월 만에 종합격투기 세계에서 많은 걸 배우고 있다.

▲ 앤디 사워는 그래플링이 너무 약하다. 아직 반쪽 파이터다. ⓒRIZIN FF/Sachiko Hotaka

앤디 사워, 주먹 한 번 휘두르지 못하고 암바 패

K-1 월드 맥스(70kg급) 세계 최강자였던 앤디 사워(34, 네덜란드)는 정확히 1년 전인 라이진 연말 이벤트에서 종합격투기에 데뷔했다. 나가시마 유이치로에게 KO로 이겼고, 대런 크뤽섕크에게 초크로 졌다. 

타격은 의심할 여지없는 세계 최강. 역시 그래플링이 문제였다. 레슬러 출신 미야타 가즈유키(40, 일본)에게도 클린치에서 너무 쉽게 넘어갔다. 트라이앵글 초크와 길로틴 초크를 겨우 막았지만, 계속 밑에 깔려 허우적거렸다. 

결국 1라운드 4분 39초에 암바에 걸렸다. 주먹 한 번 제대로 휘둘러 보지 못하고 종합격투기 두 번째 쓴잔을 마셨다. 종합격투기 파이터로선 갈 길이 멀다.

미야타는 사워를 잡고 2년 만에 가진 종합격투기 경기에서 1승을 추가했다. 전적은 15승 9패가 됐다.

▲ 기타오카 사토루가 대런 크뤽섕크에게 역전 서브미션 승리를 거뒀다. ⓒRIZIN FF/Sachiko Hotaka

UFC 출신 선수 잡은 기타오카 사토루

일본 라이트급의 강자 기타오카 사토루(36)는 UFC에서 라이진으로 넘어와 2연승 하고 있던 대런 크뤽섕크(31, 미국)를 1라운드 8분 19초에 길로틴 초크로 잡았다. 

크뤽섕크의 타격에 밀렸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고 테이크다운에 성공했다. 한 번 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일어나려는 크뤽섕크의 목에 단두대를 채워 크뤽섕크에게 탭을 받았다.  

기타오카는 기습적인 하체 관절기의 달인이었다. 최근에는 타격 압박이 좋아졌고 길로틴 초크를 잘 쓴다. 2009년 6월 판크라스에서 사가구치 유키오에게 아킬레스 홀드로 이긴 뒤, 7년 동안 거둔 총 4번의 서브미션 승리 결정 기술은 모두 길로틴 초크였다. 

기타오카는 올해 처음 나선 경기에서 1승을 추가해 전적 38승 9무 14패가 됐다. 

크뤽섕크는 3연속 리어 네이키드 초크로 지고, 지난 1월 옥타곤에서 방출됐다. 그라운드 게임에서 여전히 약점을 드러냈다. 9패 가운데 서브미션 패만 6번째다. 전적은 18승 9패 1무효가 됐다.

▲ 와다 마츠미츠는 카이 카라-프랑스를 3-0 판정으로 꺾고 6연승을 달렸다. ⓒRIZIN FF/Sachiko Hotaka

떠오르는 아시아 강자 와다 마츠미츠 6연승

일본 딥(DEEP) 플라이급 챔피언 와다 마츠미츠(28, 일본)는 김규화, 소재현, 유재남을 꺾은 강자다. 15승 2무 8패 전적을 쌓을 때까지 3명의 한국 선수를 제외하고 모두 일본 선수들과 싸웠다. 

이번이 한일전을 뺀 첫 국제전. 와다는 TUF 24에서 강펀치를 자랑한 카이 카라-프랑스(23, 호주)에게 3-0 판정승하고 국제 경쟁력을 증명했다. 타격전에서 밀리지 않았고, 테이크다운을 섞어 막판에는 백 포지션에서 카라-프랑스를 괴롭혔다. 6연승을 달렸고 17번째 짜릿한 승리의 쾌감을 맛봤다. 

카라-프랑스는 계체를 통과하지 못해 옐로카드를 1장 받고 경기를 시작했다. 지면 그대로 지고, 이기면 경기 결과가 무효 경기(노 콘테스트)가 되는 것으로 약속하고 링에 올랐다가 5연승 뒤 뼈아픈 패배를 기록했다. 전적 12승 7패가 됐다.

딥 플라이급의 또 다른 대표 선수 모토야 유키(27, 일본)는 알란 나시멘토(25, 브라질)에게 2-1로 판정승했다. 와다에게 진 뒤 2013년 12월부터 9연승을 달려 전적 18승 4패가 됐다.

라이진 월드 그랑프리 2016 경기 결과

[그랑프리 8강전] 미르코 크로캅 vs 킹 모
미르코 크로캅 2R 1분 41초 펀치-파운딩 TKO승

[그랑프리 8강전] 바루토 vs 고사카 츠요시
바루토 2R 종료 3-0 판정승

[그랑프리 8강전] 아미르 알리아크바리 vs 히스 헤링
아미르 알리아크바리 2R 종료 3-0 판정승

[그랑프리 8강전] 발렌틴 몰다브스키 vs 스지몬 바조르
발렌틴 몰다브스키 2R 종료 3-0 판정승

[여성 플라이급] 나카이 린 vs 무라타 가나코
나카이 린 3R 1분 16초 리어네이키드초크 서브미션승

[플라이급] 나스카와 덴신 vs 니키타 사푼
나스카와 덴신 1R 2분 47초 파운딩 TKO승

[라이트급] 미야타 가즈유키 vs 앤디 사워
미야타 가즈유키 1R 4분 39초 암바 서브미션승

[60kg급 계약 체중] 모토야 유키 vs 알란 나시멘토
모토야 유키 3R 종료 2-1 판정승

[플라이급] 와다 다츠미츠 vs 카이 카라-프랑스
와다 다츠미츠 3R 종료 3-0 판정승

[68kg급 계약 체중] 야치 유스케 vs 마리오 시스문도
야치 유스케 1R 19초 몸통 플라잉 니 KO승

[여성 아톰급] 아사쿠라 간나 vs 알리샤 가르시아
알리샤 가르시아 3R 종료 3-0 판정승

[그랑프리 리저브 매치] 바딤 넴코프 vs 알리손 비센테
바딤 넴코프 1R 55초 파운딩 KO승

[라이트급] 기타오카 사토루 vs 대런 크뤽섕크
기타오카 사토루 1R 8분 19초 길로틴초크 서브미션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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