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렉 사피딘은 만화 '고교 철권 터프'에 큰 영향을 받았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UFC 웰터급 선수 타렉 사피딘(30, 벨기에)은 로킥의 달인이다. 펀치에 이어 로킥으로 마무리하는 콤비네이션이 일품이다.

2014년 1월 UFC 파이트 나이트 34에서 임현규는 사피딘의 로킥에 기동력을 잃었다. 허벅지에 쌓인 충격에 다리를 절뚝거리다가 판정패했다.

31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리는 UFC 207에서 '스턴건' 김동현(35, 부산 팀 매드/㈜성안세이브)도 사피딘의 로킥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

사피딘은 레바논 출신 아버지와 벨기에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태권도 유단자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10살 때부터 태권도, 우슈, 유도 등 다양한 격투기 종목을 배웠다.

사피딘은 지난 28일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로킥이 강한 이유에 대해 "태권도를 배웠다. 유년 시절부터 발차기를 연습했고 유연성도 어느 정도 갖고 있어서 킥이 자연스럽게 내 무기가 될 수 있었다. 수년 동안 반복 훈련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버지만큼 그의 인생에 영향을 준 게 '고교 철권 터프'라는 제목의 일본 만화다. '고교 철권 터프'는 나다영신류라는 비밀에 싸인 무술을 아버지 미야자와 세이코에게 전수 받는 젊은 실전 격투가 키보(미야자와 기이치)의 성장기를 담고 있다.

사피딘은 만화책을 보고 가라테를 시작했고 종합격투기 파이터로 커 나갔다. 아버지가 타격가의 길로 안내했다면, 이 만화책은 사피딘의 '그래플링 스승'이 돼 준 셈이다.

사피딘은 "내 삶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다. 청소년 시기에 그 만화를 보면서 책에 나온 기술들을 다 따라 하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난다. 책 뒤에는 당시 유명했던 프라이드 일본 선수들의 인터뷰들이 실렸는데 그것을 보고 그들의 경기 영상을 찾아서 보고 기술들을 익히곤 했다"며 웃었다.

타격과 그래플링을 연습한 사피딘은 만 21세였던 2007년 3월 종합격투기 프로 무대에 데뷔해 빠르게 성장했다. 2009년 일본 드림에서 윤동식에게 1-2로 판정패했지만, 미국 스트라이크포스로 넘어가 2013년 1월 네이트 마쿼트에게 3-0 판정승하면서 웰터급 챔피언이 됐다.

2014년부터 활동한 옥타곤에서 성적은 2승 2패. 치고 올라가려면 김동현을 잡아야 한다. 사피딘은 "김동현은 매우 거칠게 공격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무작정 밀고 들어오는 '닥치고 돌격' 작전에도 대비하고 있다. 긴 리치로 훅을 노리거나 백스핀블로를 기습적으로 시도해도 상관없다. 결국엔 내 작전대로 싸우겠다. 내 게임 플랜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 팬들에게 "폭발적인 경기가 될 것이다. 전 세계 팬들에게 내 경기를 보여 주고, 내 나라를 대표한다는 사실이 흥분된다. UFC 207에서 가장 좋은 경기를 보이겠다"는 메시지도 띄웠다.

끝에 사피딘에게 기습 질문했다. "몇 년 전, 두 살 된 당신의 아들이 베개에 로킥 연습을 하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지금은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가? 키보의 아버지 세이코처럼 아들을 파이터로 키워 볼 생각이 있는가?"라고 묻자 "으하하" 하며 크게 웃었다.

"좋은 질문이다. 아들은 잘 자라고 있다. 최근에는 체육관에 별로 나오지는 않고, 학교에 다니면서 다른 운동들을 하고 있다. 세이코와 키보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미래에는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김동현과 사피딘이 맞붙는 UFC 207은 31일 오전 9시 30분부터 SPOTV에서 생중계한다. 메인이벤트에서 1년 1개월 만에 돌아온 론다 로우지가 여성 밴텀급 챔피언 아만다 누네스에게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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