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사이타마(일본), 이교덕 기자] 키 188cm에 몸무게 100kg에 이르는 거구의 근육질 여성이 앞에 서 있다면, 당신은 당당하게 눈싸움을 펼칠 수 있을까?

덩치만 큰 게 아니라 주짓수 세계 챔피언 출신이기도 한 가비 가르시아(31, 브라질)와 맞설 수 있는 일반인 남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가르시아는 세계 최강 주지떼라(주짓수 여성 선수)다. 주짓수 검은 띠로, 일명 '문디알'이라고 불리는 세계주짓수선수권대회에서 2008년부터 2014년까지 헤비급(74kg 이상)과 무제한급에서 9개의 금메달을 땄다. '도끼 살인마' 반더레이 실바도 그래플링 대결에서는 쩔쩔맬 정도의 실력자다.

지난해 12월 라이진에서 종합격투기에 데뷔해 3연승을 달리고 있다. 아직 타격전에서 불안하지만 워낙 힘이 좋고 그라운드에서 강해 그와 맞설 수 있는 여성을 찾기가 쉽지 않다.

가르시아는 31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리는 '라이진 파이팅 월드 그랑프리 2016 무제한급 토너먼트'에서 종합격투기 4연승에 도전한다. 경기 전날인 30일 계체를 통과하고 출전 준비를 모두 마쳤다.

그런데 상대가 어이없다. 1967년생인 만 49세 일본 여자 프로 레슬러 호타 유미코다. 생일이 1월 10일이라 열흘만 있으면 지천명이 되는 노장 가운데서도 노장이다. 게다가 키 168cm로 가르시아와는 체격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

▲ 가비 가르시아는 근육질의 헤비급 여성 파이터다. ⓒRANK 5 정성욱 편집장 제공

호타는 극진 가라테를 먼저 배웠고 1985년 프로 레슬링에 입문했다. 종합격투기 전적은 5승 4패. 1995년 첫 경기를 뛰었고 이번 대회에서 원래 가르시아와 싸우기로 한 간도리 시노부에게 2000년 암바로 진 뒤 오픈 핑거 글러브를 끼지 않고 있다가 2012년 딥(DEEP)에서 아만다 루카스에게 키록으로 졌다.

가르시아는 승리를 낙관하듯 계체에서 여유 있었다. 94.9kg으로 체중계를 내려오고 부채로 입을 가린 채 77.6kg의 호타를 노려봤다. 기세에서는 아줌마 레슬러 호타도 지지 않았다. 가죽 점퍼를 입고 사슬을 들어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라이진(RIZIN)은 지난해 출범한 일본 종합격투기 대회다. 2007년 10월 문 닫은 프라이드를 계승했다. 프라이드를 이끌었던 사카키바라 노부유키 대표, 다카다 노부히코 총괄 본부장이 라이진 호의 선장과 부선장이다.

라이진은 일본 격투기 색깔을 그대로 갖고 있다. 토너먼트 대회를 열고, 대중들이 관심을 보일 만한 특이한 매치업을 성사한다. 

미르코 크로캅과 바루토, 아미르 알리아크바리와 발렌틴 몰다브스키가 무제한급 토너먼트 준결승전에서 맞붙는다. 여기서 이기면 대회 마지막 경기에서 결승전을 펼쳐 우승자를 가린다.

1991, 1994, 1995년 세계레슬링선수권대회 여자 47kg급 우승자 야마모토 미유(42, 일본)는 앤디 웬과 스트로급에서 경기한다. 종합격투기 첫 승리를 노린다. 재미있는 건 그의 아들 야마모토 아센(19, 일본)도 링에 오른다는 사실. 베테랑 도코로 히데오와 맞붙는다.

어머니와 아들은 지난 9월 라이진에서도 나란히 출전했다. 아들은 이겼지만 어머니는 졌다. 

라이진 계체 결과

[페더급] 가와지리 다츠야(65.5kg) vs 크론 그레이시(65.5kg)
[밴텀급] 도코로 히데오(61.5kg) vs 야마모토 아센(61.7kg)
[49kg 계약 체중] 레나(48.9kg) vs 한나 타이슨(48.7kg)
[49kg 계약 체중] 야마모토 미유(48.7kg) vs 앤디 웬(49.0kg)
[플라이급] 사이가 기자에몬(58.0kg) vs 딜린 웨스트(57.7kg)
[여성 무제한급] 가비 가르시아(94.9kg) vs 호타 유미코(77.6kg)
[82kg 계약 체중] 사쿠라이 '마하' 하야토(82.0kg) vs 사카타 와타루(80.7kg)
[무제한급 준결승] 아미르 알리아크바리(116.1kg) vs 발렌틴 몰다브스키(102.2kg)
[무제한급 준결승] 미르코 크로캅(106.0kg) vs 바루토(180.0kg)
[플라이급] 나스카와 덴신(56.6kg) vs 칼리코 오리지오(56.4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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