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전 UFC 여성 밴텀급 챔피언 론다 로우지(29, 미국)가 1년 1개월 만에 나선 복귀전에서 처참하게 졌다.

31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207에서 1라운드 48초 만에 아만다 누네스(28, 브라질)의 펀치 연타를 맞고 TKO패 했다.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챔피언 누네스는 원투 스트레이트가 좋다. 지난 7월 UFC 200에서 미샤 테이트도 누네스의 리치를 뚫지 못하고 펀치를 얻어맞다가 쓰러졌다.

로우지는 테이트와 똑같았다. 처음부터 얼굴에 꽂히는 펀치에 비틀거렸다. 로우지가 클린치로 붙어 봤지만 누네스는 로우지를 밀어 거리를 떨어뜨렸다. 아예 테이크다운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다음 로우지는 샌드백이 됐다. 펀치 연타에 충격을 받자 허브 딘 심판은 경기를 중단했다.

로우지는 여성 밴텀급 최강자였다. 12연승 하고 있다가 지난해 11월 UFC 193에서 홀리 홈의 하이킥을 맞고 KO로 졌다. 챔피언벨트도 잃었다.

1년 1개월 동안 와신상담했지만, 한 번 기세가 꺾인 최강자는 재기하지 못했다. 전적은 12승 2패가 됐다. 로우지는 복귀에 앞서 "은퇴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종합격투기에서 처음 연패한 그가 다시 돌아올지 알 수 없다.

누네스는 타이틀 1차 방어전에서 대어를 잡고 활짝 웃었다. 전적 14승 4패가 됐다.

김동현, 2-1 판정 신승…'13승' 아시아 최다승 타이기록

'스턴건' 김동현(35, 부산 팀 매드/㈜성안세이브)은 모험을 걸지 않았다. 전진하면서 거리를 좁히고 클린치를 잡아 타렉 사피딘(30, 벨기에)의 공격 기회를 줄이는 작전으로 2-1 판정승했다. 

김동현은 전진 스텝을 밟았고 펀치를 뻗으면서 클린치로 붙었다. 사피딘은 거리가 나오지 않아 특기인 로킥을 제대로 차지 못했다.

그런데 클린치 싸움에서 사피딘이 만만치 않았다. 김동현에게 테이크다운을 허용하지 않았고 오히려 두 번이나 김동현을 넘어뜨렸다. 김동현이 금방 일어났지만 점수를 빼앗긴 상황.

김동현은 2라운드에도 전진 기어를 풀지 않았다. 하이킥을 찼고 백스핀블로를 휘둘렀다. 사피딘의 펀치가 매섭게 들어왔지만 정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여차하면 클린치로 붙어 사피딘을 펜스로 몰아붙였다. 1라운드는 사피딘, 2라운드는 김동현이 앞선 분위기였다.

김동현은 3라운드에서 또 클린치로 붙었다. 사피딘을 펜스로 몰고 원 레그 테이크다운을 시도했다. 성공으로 연결하지 못했으나 여기서 사피딘보다 점수를 더 땄다. 

한 심판이 사피딘에게 30-27을 줘 불안한 기운이 감돌았다. 하지만 나머지 두 심판이 29-28로 김동현의 손을 들어 줘, 스턴건은 1년 1개월 만에 나선 경기에서 값진 1승을 추가했다.

김동현은 2008년부터 UFC에서 활동해 12승(3패 1무효)을 거두고 있었다. 이번 승리로 오카미 유신(일본)이 세운 UFC 아시아 파이터 최다승 기록 13승과 타이를 이뤘다. 통산 전적은 22승 1무 3패 1무효.

사피딘은 2007년 종합격투기 프로 무대에 데뷔하고 첫 연패에 빠졌다. 지난 5월 릭 스토리에게 0-3 판정패했다. 통산 6번째 쓴잔(16승)을 마셨다.

코디 가브란트, 새 UFC 밴텀급 챔피언

도미닉 크루즈(31, 미국)의 움직임은 옥타곤 위에서 붓으로 수채화를 그리는 듯하다. 변화무쌍한 스텝을 밟다가 기회가 오면 거침없이 상대를 몰아붙인다. 태클 타이밍도 기가 막히다.

그런데 코디 가브란트(25, 미국)는 무리하게 크루즈를 따라가려고 하지 않았다. 총을 장전하고 있다가 크루즈가 유효사거리 안에 들어오면 탕탕 하고 방아쇠를 당겼다. 크루즈의 게임에 말려 들어가지 않았다.

1, 2라운드는 일진일퇴의 엎치락뒤치락경기였는데, 3라운드부터 가브란트의 펀치가 정타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크루즈의 왼쪽 눈썹 부위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가브란트는 몸을 흔들며 '와 보라'고 도발했다. 

가브란트는 4라운드 오른손 카운터펀치를 맞혀 크루즈를 쓰러뜨렸다. 뒤로 벌러덩 누웠다가 얼른 정신을 차린 크루즈는 펀치 연타를 쏟아 냈지만 가브란트는 위빙과 더킹으로 피했다. 왼손 훅으로 한 번 더 다운을 얻어 냈다. 주도권을 완전히 가져왔다.

5라운드, 가브란트는 무리하지 않고 단단히 문을 걸어 잠궈 점수를 지켰다. 클린치 싸움으로 크루즈에게 역전 기회를 주지 않았다.

새로운 챔피언의 탄생. 가브란트는 크루즈를 3-0(48-46,48-47,48-46) 판정으로 누리고 벨트의 새 주인이 됐다. 11승 무패 행진을 달렸다. 가브란트는 9번 (T)KO승을 거둔 타격가. 첫 5라운드 경기를 무리 없이 마쳐 체력도 강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가브란트는 크루즈가 두 번 이기고 한 번 진 유라이아 페이버의 팀 후배다. 은퇴한 페이버의 대리 복수를 하고 챔피언벨트까지 차지해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 케이지 사이드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페이버는 자기 경기처럼 기뻐하며 만세를 불렀다.

크루즈는 2007년 3월 페이버에게 길로틴 초크로 진 뒤 9년 만에 패배를 맛봤다. 22승 2패 전적이 됐다.

TJ 딜라쇼, 존 리네커에게 판정승

존 리네커(26, 브라질)는 양손에 폭탄을 들고 다닌다. 한 방만 제대로 터지면 상대는 고꾸라진다. 29승 가운데 (T)KO승만 13번. 경량급에서 찾기 힘든 '파워 히터'다.

그러나 그라운드로 가면 리네커의 돌주먹도 힘을 잃는다. 노련한 TJ 딜라쇼(30, 미국)는 리네커와 정면으로 부딪치지 않았다. 태클로 리네커의 톱 포지션을 차지하고 파운딩으로 경기를 풀어 갔다. 1, 2라운드에 바닥에 깔린 리네커는 허우적거렸다. 하체 관절기를 시도하다가 파운딩 세례를 받았다. 

역전 KO를 노린 리네커는 3라운드 양손 훅을 딜라쇼의 얼굴과 배에 휘둘렀지만 잃은 점수를 만회할 수 없었다. 3-0(30-26,30-26,30-26) 딜라쇼의 판정승. 총 타격 횟수는 177-51로 차이가 컸다.

딜라쇼는 지난 7월 하파엘 아순사오에게 판정승하고 리네커까지 잡아 지난 1월 도미닉 크루즈에게 챔피언벨트를 빼앗긴 뒤 2연승 했다. 전적은 14승 3패가 됐다. 6연승을 달리던 리네커는 2년 10개월 만에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통산 전적 29승 8패가 됐다.

전 밴텀급 챔피언 딜라쇼는 타이틀 도전권을 바라고 있다. 주사위는 매치 메이커 션 셜비에게 넘어갔다. 셜비는 경기 전 "승자에게 무조건 도전권을 주지 않겠다. 경기 내용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했다. 이 경기를 셜비가 어떻게 봤는지가 중요하다.

UFC 207의 전 경기 영상은 스포티비뉴스 홈페이지(www.spotvnews.co.kr)에서 볼 수 있다.

UFC 207 결과

[여성 밴텀급 타이틀전] 아만다 누네스 vs 론다 로우지
아만다 누네스 1라운드 48초 펀치 TKO승

[밴텀급 타이틀전] 도미닉 크루즈 vs 코디 가브란트
코디 가브란트 5라운드 종료 3-0 판정승(30-26,30-26,30-26)

[밴텀급] TJ 딜라쇼 vs 존 리네커
TJ 딜라쇼 3R 종료 3-0 판정승(30-26,30-26,30-26)

[웰터급] 김동현 vs 타렉 사피딘
김동현 3R 종료 2-1 판정승(27-30,29-28,29-28)

[129.5파운드 계약 체중] 루이스 스몰카 vs 레이 보그
레이 보그 3R 종료 3-0 판정승(30-27,30-26,30-26)

[173.5파운드 계약 체중] 조니 헨드릭스 vs 닐 매그니
닐 매그니 3R 종료 3-0 판정승(29-28,29-28,29-28)

[미들급] 안토니오 카를로스 주니어 vs 마빈 베로티
안토니오 카를로스 주니어 3R 종료 3-0 판정승(29-28,29-28,29-28) 

[웰터급] 마이크 파일 vs 알렉스 가르시아
알렉스 가르시아 1R 3분 34초 펀치 KO승

[웰터급] 브랜든 태치 vs 니코 프라이스
니코 프라이스 1R 4분 30초 암트라이앵글초크 서브미션승

[웰터급] 팀 민스 vs 알렉스 올리베이라
팀 민스의 (그라운드 상황) 반칙 니킥에 따른 무효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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