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르코 크로캅은 12년 만에 종합격투기 토너먼트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RIZIN FF/Sachiko Hotaka

[스포티비뉴스=사이타마(일본), 이교덕 기자] 미르코 크로캅(42, 크로아티아)이 12년 만에 종합격투기 토너먼트에서 우승했다.

크로캅은 31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라이진 파이팅 월드 그랑프리 2016 무제한급 토너먼트' 결승전에서 아미르 알리아크바리(29, 이란)를 1라운드 2분 3초 펀치와 파운딩 TKO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크로캅은 알리아크바리의 클린치를 빠져나오고 왼손 카운터펀치를 터트렸다. 휘청거리며 다시 일어난 알리아크바리에게 추가 펀치를 맞히고 파운딩 연타로 경기를 끝냈다. 크로캅은 우승이 확정되자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크로캅은 2006년 프라이드 무제한급 그랑프리에서 미노와맨, 요시다 히데히코, 반더레이 실바, 조시 바넷을 차례로 꺾고 우승했다. 2012년 K-1 월드 그랑프리 우승까지 치면 단기 토너먼트에서만 세 번째 정상에 올랐다.

크로캅은 UFC에서 활동하다가 약물검사를 통과하지 못해 지난해 11월 은퇴했다. 그러나 곧 돌아왔다. 일본 라이진과 계약하고 지난 9월부터 명현만, 킹 모, 바루토, 알리아크바리를 꺾었다.

크로캅은 라이진 토너먼트 우승과 함께 7연승을 달렸고 전적은 35승 2무 11패 1무효가 됐다.

알리아크바리는 2010년 세계레슬링선수권대회 그레코로만형 96kg급 금메달리스트 출신. 막강한 힘으로 5연승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었으나 크로캅의 타격에 처음 쓴잔을 마셨다.

▲ 가와지리 다츠야는 크론 그레이시의 주짓수 기술에 속수무책으로 밀렸다. ⓒRIZIN FF/Sachiko Hotaka

돌아온 가와지리, 크론 그레이시에게 RNC 패

일본 대표 선수 가와지리 다츠야(38)도 크론 그레이시(28, 브라질)의 주짓수 기술에는 속수무책이었다. 크론은 주짓수 검은 띠의 실력자. 힉슨 그레이시의 아들이다.

가와지리는 1라운드(10분) 그라운드에서 겨우 버텼지만 2라운드 다시 백 포지션을 허용했다. 스탬핑을 하다가 크론에게 다리를 잡혔고 그라운드로 끌려가 백 포지션을 내줬다. 크론은 백 포지션에서 다양한 서브미션 기술로 가와지리를 괴롭혔다.

크론은 여지없이 리어 네이키드 초크로 숨통을 조였고, 가와지리는 고통에 탭을 쳤다. 2라운드 2분 5초. 크론은 종합격투기 4연승을 이어 갔다. 4번 모두 서브미션 승리였다.

UFC에서 활동하다가 4년 만에 홈그라운드로 돌아온 가와지리는 차원이 다른 서브미션 파이터 크론에게 완패하고 고개를 숙였다. UFC 2연패에 이어 3연패에 빠졌다. 전적은 35승 2무 11패가 됐다.

서브미션 패배는 2010년 7월 아오키 신야에게 아킬레스 홀드로 진 뒤 6년 5개월 만이다.

▲ 야마모토 미유는 톱 포지션에서 상대를 제압할 만한 기술을 연마하는 것이 필요하다. ⓒRIZIN FF/Sachiko Hotaka

42살 어머니와 20살 아들, 나란히 암바에 쓴잔

모자(母子)의 동반 승리는 또 실패했다. 둘 다 암바에 당했다. 엄마 야마모토 미유(41, 일본)는 미국 KOTC 여자 아톰급 챔피언 앤디 웬(34, 미국)에게 1라운드 4분 42초에 암바로 졌다. 야마모토 아센(20)은 베테랑 도코로 히데오(39, 일본)에게 1라운드 1분 19초에 리버스 암바에 걸렸다.

불혹을 넘기고 종합격투기에 뛰어든 야마모토 미유는 1991년 세계레슬링선수권대회 여자 47kg급 우승자다. 당시 나이 만 17세였다. 1994년, 1995년에도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다. 

야마모토 미유는 작전대로 테이크다운으로 웬을 그라운드로 끌고 갔다. 톱 포지션을 차지하고 웬을 압박했다. 그런데 두 번째 테이크다운에 성공하고도 위에서 할 만한 기술이 없었다. 서브미션 방어 능력도 떨어져 웬에게 오른팔를 내주고 말았다.

야마모토 미유는 지난해 9월 라이진에서 종합격투기에 데뷔했다. 그때도 레나에게 초크로 졌다.

▲ 야마모토 아센은 도코로 히데오의 리버스 암바에 걸리자마자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RIZIN FF/Sachiko Hotaka

야마모토 아센도 레슬링을 하다가 종합격투기로 전장을 옮겼다. 지난해 12월 크론 그레이시에게 졌고 지난 9월 사이가 가지에몬에게 이겼다.

야마모토 아센은 카운터펀치로 도코로를 쓰러뜨리고 톱 포지션을 차지했다. 그런데 도코로는 70전이 넘는 전적을 지닌 베테랑. 야마모토 아센의 오른팔을 잡고 기습적으로 암바를 걸어 아센의 탭을 받았다.

미유와 아센은 일본의 유명 스포츠 집안 야마모토 가(家)의 가족들이다. 미유의 아버지 야마모토 이쿠에이는 1972년 뮌헨 올림픽 레슬링 자유형 국가 대표였다. 남동생 야마모토 '키드' 노리후미는 UFC 밴텀급 파이터, 여동생은 미국 야구 메이저리그 특급 투수 다르비스 유의 아내인 야마모토 세이코다. 세이코도 세계레슬링선수권대회 우승자 출신이다. 

아센은 미유와 J리그 우라와 레즈에서 뛴 축구 선수 이케다 노부야스 사이에서 1996년 태어났다. 미유와 이케다가 이혼하면서 외가 성을 따랐다.

▲ 가비 가르시아는 49세 여자 프로 레슬러에게 TKO승 했다. ⓒRIZIN FF/Sachiko Hotaka

188cm 100kg 여자 거인 가르시아, 4연승

상대가 될 리 없었다. 키 188cm 몸무게 100kg에 이르는 세계 주짓수 챔피언 가비 가르시아(31, 브라질)의 상대로 호타 유미코(49, 일본)는 너무 작았고 너무 나이가 많았다.

호타는 1967년생인 일본 여자 프로 레슬러. 경기가 시작되자 로프 반동하며 가르시아 주위를 맴돌았다. 어이없는 움직임에 관중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가르시아는 자신의 오른쪽으로 도는 호타에거 왼손 펀치를 던졌다. 목을 양손으로 당기며 니킥을 올려찼다.

호타는 링에 기대 패기 있게 가르시아와 펀치를 주고받았으나 무모했다. 정타 충격에 풀썩 쓰러졌다. 이어지는 가르시아의 파운딩 연타, 심판이 경기를 중단했다. 1라운드 41초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가르시아는 지난해 12월 라이진에서 종합격투기에 데뷔해 4연승(무패)을 달렸다. 여자 헤비급 선수가 많지 않아 그의 상대를 찾기 힘든 상황. 라이진은 가르시아의 상대로 여자 프로 레슬러들을 쓰려고 한다.

라이진 월드 그랑프리 2016 경기 결과

[무제한급 결승] 미르코 크로캅 vs 아미르 알리아크바리
미르코 크로캅 1R 2분 3초 펀치-파운딩 TKO승

[페더급] 가와지리 다츠야 vs 크론 그레이시
크론 그레이시 2R 2분 5초 리어네이키드초크 서브미션승

[밴텀급] 도코로 히데오 vs 야마모토 아센
도코로 히데오 1R 1분 19초 암바 서브미션승

[여성 아톰급] 레나 vs 한나 타이슨
레나 3R 2분 47초 미들킥 KO승

[여성 스트로급] 앤디 웬 vs 야마모토 미유
앤디 웬 1R 4분 42초 암바 서브미션승

[플라이급] 사이가 기자에몬 vs 딜린 웨스트
사이가 기자에몬 1R 2분 3초 펀치 TKO승

[여성 무제한급] 가비 가르시아 vs 호타 유미코
가비 가르시아 1R 41초 펀치-파운딩 TKO승

[82kg 계약 체중] 사쿠라이 '마하' 하야토 vs 사카타 와타루
사쿠라이 하야토 2R 2분 37초 TKO승

[무제한급 준결승] 아미르 알리아크바리 vs 발렌틴 몰다브스키
아미르 알리아크바리 2R 종료 2-1 판정승

[무제한급 준결승] 미르코 크로캅 vs 바루토
미르코 크로캅 1R 49초 복부 니킥 KO승

[플라이급] 나스카와 덴신 vs 칼리코 오리지오
나스카와 덴신 2R 37초 길로틴초크 서브미션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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