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현은 2017년 UFC 웰터급 타이틀 도전권을 노린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스턴건' 김동현(35, 부산 팀 매드/㈜성안세이브)은 지난해 마지막 날(한국 시간) UFC 207에서 타렉 사피딘(30, 벨기에)을 꺾고 옥타곤 3연승을 달렸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사피딘의 레슬링 방어가 좋아 김동현의 테이크다운 시도에 넘어가지 않았다. 1라운드를 내준 김동현은 2라운드부터 더 전진 압박했다. 펜스에서 클린치 싸움을 걸었고 원 레그 테이크다운을 노렸다.

사피딘을 그라운드로 끌고 가진 못했지만 공격 적극성으로 2·3라운드를 따내 2-1(27-30, 29-28, 29-28)로 판정승했다.

김동현은 새해 UFC 웰터급 타이틀 도전을 위해 집중한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랭커들과 경쟁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31일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햇수로 10년째 UFC에서 활동하고 있다. 나이로 봐서 이제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미끄러지면 너무 많이 돌아가야 한다. 2017년 타이틀 도전권 경쟁을 시작하겠다. UFC에 들어왔으니 타이틀전 한 번은 해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아래는 김동현과 일문일답.

- 승리 축하한다. 다친 데는 없는가?

"감사합니다.(웃음) 한국에서 응원해 주신 덕분에 특별히 다친 데 없이 경기를 잘 마쳤다."

- 쉽지 않은 승리였다.

"생각보다 사피딘이 클린치에서 매우 강했다. 상대와 붙어 보면 바로 그래플링 실력을 알 수 있다. 사피딘의 다리를 잡고 넘기려고 했는데 허상을 잡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상대가 안 넘어가려고 다리에 힘을 주면 오히려 그 힘을 이용해 중심을 흔들어 테이크다운 할 수 있다. 하지만 사피딘은 힘을 빼고 내 움직임에 대응했다. 넘기기 쉽지 않겠구나 예감했다."

- 1라운드에 두 번이나 테이크다운을 허용했다.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면이었는데.

"솔직히 당황했다. 사피딘이 그런 메치기를 할 수 있다는 걸 알았으면 대비했을 텐데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1라운드를 졌다고 생각했다. 양성훈 감독님에게도 확인했다. 그래서 2라운드에 더 적극적으로 나가야 했다."

- 작전대로 풀렸나?

"양성훈 감독님과 함께 준비한 작전이 일단 잘 먹혔다. 사피딘에게 거리를 주지 않기 위해 계속 전진 압박했다. 타격전을 주로 펼치려고 했다. 사실 클린치 싸움이 이렇게 치열하게 계속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펀치로 경기를 풀려고 했는데 사피딘이 클린치에서 빼지 않고 적극적으로 맞서더라. 거기서 내가 클린치 싸움을 피하면 흐름을 내 줄 것 같았다. 그래서 클린치가 되면 밀어붙였고 테이크다운을 노렸다."

- 판정에서 이길 것이라고 예상했는가? 처음 발표된 심판의 채점은 30-27 사피딘 승리였다. 당황했을 법하다.

"사피딘의 이름이 먼저 나왔지만 스코어는 듣지 못했다. 박빙의 경기였고 2·3라운드에 내가 더 적극적으로 나갔다고 봤기 때문에 이길 수 있다고 믿었다. 최근 종합격투기에서는 공격 적극성에 많은 점수를 준다. 그런 점에서 나머지 두 명의 심판이 내게 승리를 줬다고 생각한다."

-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내 앞에 인상적인 경기가 없었다고 봤다. 마음속으로 보너스를 노렸다. UFC 207이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역대 대회 가운데 가장 예매율이 높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경기에 앞서 데이나 화이트 대표가 선수들을 불러 모아 놓고 '정신 교육'을 했다.(웃음) 좋은 경기를 펼쳐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화끈한 KO를 노렸는데…."

- 계속 달려들었다.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았는가?

"항상 힘들다.(웃음) 연습할 때와 경기할 때는 너무 다르다. 연습할 때는 하루 종일 상대와 스파링 해도 체력적인 부담이 없는데 경기에선 한 라운드만 뛰어도 숨을 헐떡거리게 된다. 그걸 견뎌야 승리할 수 있다."

- 올해 마지막 날 승리를 거뒀다. 이제 새해를 계획할 때다.

"타격전으로 재미있는 경기를 펼치지 못해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타이틀 도전권 경쟁에 들어가기 위해 이번 경기를 반드시 이겨야 했다. 오랫동안 그래플링 실력은 꽤 늘었다. 누구와 맞붙어도 자신 있다. 이제 타격 훈련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겠다. 이번 경기에서 확실히 느꼈다."

- 타이틀 경쟁에 뛰어들어야 하지 않겠나?

"햇수로 10년째 UFC에서 활동하고 있다. 나이로 봐서 이제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미끄러지면 너무 많이 돌아가야 한다. 2017년 타이틀 도전권 경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 타이틀전을 한 번은 해야 하지 않겠나. 새해 목표다.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다. 많은 응원 부탁 드린다."

- 10년 후 미래를 그린다면?

"라스베이거스는 무척 친숙한 도시가 됐다. 티파니 홍 누나 집에서 건강식을 챙겨 주셨다. 우리 집처럼 머물렀다. 4, 5년 전 연말연시에 라스베이거스에서 경기한 적이 있다. 모두 이겼다. 경기에 앞서 MGM 그랜드 호텔 사우나를 이용한다. 거기 한쪽에 '김동현'이라는 이름을 작게 새겼다. 이번에도 사우나를 갔고, 거기에 오래전 새긴 이름을 봤다. 10년 후 선수 생활을 하고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후배들 경기를 보러 라스베이거스에 오지 않을까. 이번에도 날 응원하러 와 주신 김상우 쎄다 대표님과 MGM 그랜드 호텔 사우나에 와서 선수 시절을 추억하겠다.(웃음)"

- 론다 로우지의 메인이벤트를 봤는가?

"봤다. 로우지가 복싱을 배우면서 갈피를 못 잡는 느낌이랄까. 원래 강점에 복싱을 붙여야 하는데, 원래 강점도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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