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류지마 메인이벤트에서 케빈 소우자를 쓰러뜨린 기쿠노 가츠노리 ⓒ랭크5 정성욱 편집장

[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이교덕 기자] 기쿠노 가츠노리(35, 일본)는 종합격투기 라이트급 아시아 최강 타격가 가운데 하나로 평가 받았다. 배를 찌르듯 차는 '반달차기'는 기쿠노의 주특기. 여러 파이터가 배를 잡고 뒹굴었다.

하지만 UFC에 진출해선 극진 가라테 출신 타격가의 자존심이 와르르 무너졌다. 2014년부터 2015까지 5경기에서 두 번 이기고 세 번 졌는데, 세 번 모두 (T)KO패였다. 토니 퍼거슨에게 1라운드 4분 8초 만에, 케빈 소우자에게 1라운드 1분 31초 만에, 디에고 브랜다오에게 1라운드 28초 만에 져 고개를 떨어뜨렸다.

기쿠노는 UFC에서 방출돼 일본으로 돌아왔다. 그가 선택한 복귀 무대는 이색 이종 격투기 대회 '간류지마(Ganryujima, 巌流島)'였다. 기쿠노는 3일 도쿄 마이하마 엠피시어터에서 열린 간류지마 세계무술단체대항전 2017에 출전했다. 세계무술단체대항전은 일본 대표 5명과 세계 대표 5명이 맞붙는 단체전 방식. 기쿠노는 마지막 대장전에 이름을 올렸다.

상대는 옥타곤에서 기쿠노에게 패배를 안긴, 전적 16승 5패의 케빈 소우자(32, 브라질)였다. 소우자는 2015년 11월 채스 스켈리에게 리어 네이키드 초크로 지고 UFC에서 방출됐다. 지난해 4월 벨라토르에서 '핏불' 파트리키 페레이레에게 판정패했다.

일본 복귀전에서 기쿠노는 소우자에게 옥타곤 KO패를 설욕했다. 소우자가 오른발 미들킥을 차고 거리를 좁혔을 때 카운터펀치를 안면에 꽂았다. 펀치를 비껴 맞은 소우자는 충격에 앞으로 고꾸라졌다. 뒤따른 파운딩 연타. 기쿠노는 1라운드 1분 59초 KO승을 거두고 1년 3개월 만에 맛본 짜릿한 승리에 눈물을 흘렸다.

▲ 간류지마는 일본 색채가 강한 격투기 대회다.

기쿠노는 경기 전날(2일) 프로 레슬러 역도산의 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새해엔 발차기가 아닌 펀치로 상대를 쓰러뜨리겠다. 신의 손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 약속을 그대로 지켰다. 이제 "신의 아들(야마모토 노리후미)과 대결하겠다"는 말까지 현실로 이룰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간류지마는 에도 시대 검객 미야모토 무사시와 사사키 코지로가 대결을 펼쳤던 장소다. 일본에서 중대한 결전의 장소를 의미할 때 '간류지마'라는 단어를 쓴다.

간류지마는 K-1 전성기를 이끈 다니가와 사다하루 프로듀서가 2015년 론칭 한 이색 격투기 대회다. 링이나 케이지가 없는 원형 경기장에서 3분 3라운드로 진행된다. 한 라운드에 상대를 경기장 밖으로 3번 밀어 내면 승리할 수 있다. 심판이 일본 전통 의상을 입는 점도 스모와 비슷하다.

세계무술단체대항전 첫 번째 경기에서 세계 대표로 나선 최민수는 복서 출신 와타나베 가츠히사에게 2라운드 종료 TKO승을 거뒀다. 와타나베가 최민수의 테이크다운을 막다가 무릎을 다쳐 경기를 계속할 수 없었다.

오프닝 경기에 나선 하운표는 유도 출신 하마기시 마사유키에게 여러 차례 테이크다운을 허용해 판정패했다.

간류지마 세계무술단체대항전 2017

[70kg급 대장전] 기쿠노 가츠노리 vs 케빈 소우자
기쿠노 가츠노리 1라운드 1분 59초 한판승(펀치 KO)

[80kg급 부장전] 다무라 기요시 vs 레오나르도 브라마
레오나르도 브라마 3라운드 종료 판정승(3-0)

[80kg급 중견전] 세토 신스케 vs 마커스 레오 아우렐리오
마커스 레오 아우렐리오 1라운드 1분 38초 한판승(파운딩 TKO)

[62kg급 차봉전] 마치다 히카루 vs 에디타 가토가데
마치타 히카루 3라운드 종료 판정승(3-0)

[65kg 선봉전] 와타나베 가츠히사 vs 최민수
최민수 2라운드 종료 기권승(부상 TKO)

[75kg 오프닝 파이트] 하마기시 마사유키 vs 하운표
하마기시 마사유키 2라운드 종료 판정승(3-0)

[70kg 오프닝 파이트] 이사지 유스케 vs 하라 가즈타가
이사지 유스케 1라운드 2분 31초 한판승(3회 전락- 경기장 밖으로 떨어지는 것)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