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결국 유소년 클럽 팀이 많이 생겨야 한다."
'배구 여제' 김연경(29, 페네르바체)이 한국 배구의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한국에 배구가 도입된 지 한 세기가 지났다. 배구는 국내 겨울 스포츠의 꽃으로 자리 잡으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일전산여고를 졸업한 김연경은 2005~2006 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레프트 공격수인 그는 192cm 큰 키를 이용한 시원한 공격과 안정적인 리시브를 자랑한다.
세계는 김연경을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선수'라고 평한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을 4강으로 이끌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주장을 맡아 한국을 8강에 올렸다.
김연경의 활약에 마냥 웃지 못했다. 국제 대회에서 김연경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말이 나왔다. 팀 스포츠 특성상 한 선수만 잘해서는 결코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없다. 남자 배구는 2000년 시드니 대회를 끝으로 올림픽 본선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김연경은 유소년 배구를 활성화해 뿌리를 단단하게 하고, 선수와 지도자 스스로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국 배구의 미래를 밝힐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다음은 김연경과 일문일답.
-터키 리그에서 6시즌째 보내고 있다. 국내 리그보다 해외에서 더 오래 뛰었는데, 밖에서 본 한국 배구는 어떤가.
제가 V리그를 뛸 때만 해도 지금보다 시스템이 좋지 않았다. 구단 안에 시스템 자체가 없었다. 재활 팀이 있긴 했지만, 감독님 지시로 빨리 복귀하는 상황이 있었다. 웨이트트레이닝은 담당 트레이너가 전담으로 맡아서 하는 게 아니라 감독님이 더 신경 쓰셨다.
지금은 이야기를 들어 보면 정말 많이 좋아지고 발전한 거 같다. (코치진은) 분야가 나뉘어 있다고 들었다. 배구만 가르치는 코치진이 있고, 감독님, 재활, 체력 트레이너 다 나뉘어 있다고 해서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했다.
-해외 배구를 경험하면서 한국 배구가 더 성장하려면 어떤 점이 필요하다고 느꼈나.
유소년 클럽 팀이 많이 생겨야 한다. 엘리트 체육으로 학교에 배구 팀이 있지만, 클럽 팀은 없는 상태다. 인프라가 부족하다. 클럽 팀이 많으면 조금이라도 배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배울 수 있고, 그러다 재미를 느끼면 선수로 나갈 기회가 생긴다. 페네르바체의 경우 주말에 클럽 하우스로 유치원생 정도 되는 아이들이 배구를 배우러 온다.
-수비형 레프트(윙 리시버)란 표현은 옳지 않다는 말이 나왔다. 레프트 공격수 2명을 각각 공격과 리시브 전담으로 나눠 '반쪽 공격수'를 만든 국내 배구의 현실을 꼬집은 이슈 같다.
프로에 와서 생긴 문제가 아니다. 초중고 때 배워야 하는 기본기 문제다. 기본기는 학창 시절에 습득하고 프로로 와야 한다. 학교 시스템을 보면 키 크고 어느 정도 잘하는 선수는 공격만 한다고 생각해서 수비랑 리시브 연습을 안 시킨다. 그런 선수들이 프로 무대에 와서 배우려고 하면 이미 늦다. 프로는 수준이 높으니까 그 선수는 더 힘들어진다. 어릴 때부터 어떻게 배워서 프로로 오느냐가 중요하다.
-국내 공격수의 활용 빈도를 높이면서 기량을 끌어올리자는 취지로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트라이아웃을 하기 전에 리그 수준이 더 높았다. 외국인 선수 의존도를 떠나서 수준 자체가 높아야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트라이아웃을 하고 있지만 의존도는 결국 같다. 결국 같다면 수준 있는 선수를 데리고 오는 게 맞다. 그 선수들을 보면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배울 수 있다. 세계적인 선수들의 공을 저희가 언제 받고 막아 보고 하겠나. 그렇게 해야 한국 배구 수준이 좋아질 거 같다.
-트라이아웃을 실시한 배경을 생각했을 때, 공격 쏠림 현상을 해결할 다른 방안이 있을까.
시스템의 문제도 있겠지만, 선수 개개인이 노력해야 한다. 지도자들은 선수를 어떻게 가르치느냐가 중요하다. 성적 때문에 중요할 때 에이스에게 공을 올리는 게 맞지만, 고르게 선수를 이용하는 작전을 짜는 건 감독님과 지도자가 하는 일이다. 지도자가 어떻게 경기를 운영하느냐가 중요하다.
연습할 때 선수를 잘 가르쳐서 성장시키는 것도 지도자가 할 일이다. 지도자들이 조금 더 고민하고 한국 배구가 발전하는 데 도움을 주셔야 한다. 지도자의 아이디어가 있으면 선수들은 100% 따라야 한다.
[영상] 김연경 인터뷰 ⓒ 촬영, 편집 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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