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는 한때 겨울철 실내 스포츠의 꽃으로 불렸다. 농구대잔치의 시대가 가고 프로 농구가 출범했는데 관심은 점점 줄고 있다. 2015-2016 시즌 평균 관중 수는 불과 3,784명. 최근 10시즌 가운데 가장 적었다. 국제 경쟁력은 상실한 지 오래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남녀 대표팀이 동반 금메달을 차지했으나 미래를 낙관하기는 어렵다. 한때 최고의 선수였고, 지금은 국가 대표 팀을 맡은 허재 감독에게 한국 농구의 미래에 대해 물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농구 9단'의 농구 실력은 이제 빛바랜 하이라이트 필름에서나 볼 수 있다. 그 사이 프로 농구의 인기는 더 이상 예전처럼 빛나지 않게 됐다. 2007-2008 시즌 KBL(4,252명)의 3분의1 수준이었던 V리그 평균 관중 수(1,346명)는 지난 시즌 그 차이가 1,300명 정도로 줄었다. KBL은 내리막을, V리그는 오르막을 걸었다.

허재 감독은 지난달 12월 스포티비뉴스와 신년 인터뷰에서 "배구 인기가 높아졌다고들 한다. 농구계 선배들도 그런 걱정을 많이 한다. 지금은 거의 비슷해졌다고 본다. 내가 현역 시절에는 농구 인기가 더 컸는데 요즘은 팬들이 여러 종목을 두루 좋아하지 않나. 그런 영향도 있는 것 같다"며 농구와 배구의 '인기 대결 양상'에 대해서는 살짝 피해 갔다.

▲ 허재 농구 남자 대표팀 감독 ⓒ 한희재 기자

그러나 농구인 선배이자 대표팀 감독인 그에게 지금의 상황이 반가울 리는 없다. 그는 농구계의 분발을 바랐다. 허재 감독은 "예전에는 '오빠 부대'라는 게 있었다. 이상민 감독(삼성)은 오빠 부대를 몰고 다녔다. KBL이 출범하고 오빠 부대를 몰고 다니던 선수들이 은퇴하면서 인기가 많이 식었다. 앞으로 좋은 선수들이 또 나오면 예전의 열기가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더불어 "농구가 더 신경을 쓰면 다시 인기를 얻을 거다. 팀마다 있는 스타플레이어들, 그 선수들끼리의 대결 양상이 필요하다. 그러면 관심이 커질 거다. 관심이 쏠리면 팬들이 경기장을 찾고, 경기를 볼 텐데 지금은 그런 면이 미흡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른바 '스토리 라인'의 부재다.

그는 '스타플레이어'가 필요하다고 했다. 허재 감독은 몇 가지 조건을 얘기했다.

"스타가 나와야 한다. 주변에서 모두가 인정하는 실력 있는 선수가 있어야 한다. 농구를 화려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확성 있고 확률 높은 농구를 해야 한다고 본다. 농구 팬들에게 믿음을 받는 선수가 있어야 한다. 노력과 몸 관리가 중요하다. 그래야 스타가 만들어진다. 현역 선수들이 가장 노력해야 하고, 대한민국농구협회와 KBL은 선수 육성을 위해 시야를 넓혔으면 좋겠다."

▲ 허재 남자 농구 대표 팀 감독 ⓒ 한희재 기자, 장소 협조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

[영상] 허재 감독 인터뷰 ⓒ 촬영 홍성문 / 편집 임창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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