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1990년대가 저물고 있다. 코비 브라이언트, 케빈 가넷, 팀 던컨, 레이 알렌이 은퇴를 선언했다. 20세기에 등장했던 전설들이 차례로 유니폼을 벗었다. 2016년은 미국 프로 농구(NBA) 역사에서 '한 시대의 끝'을 알린 해였다.

199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3순위로 호명됐다. 샬럿 호네츠의 부름을 받았다. 이후 LA 레이커스 블라디 디박과 맞트레이드됐다. 당시 검증되지 못한 고졸 가드를 주전 센터와 맞바꾼다며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레이커스 수뇌부는 단호했다. 제리 웨스트 단장, 미치 컵책 부단장, 마이클 쿠퍼는 "코비는 걸물이 될 재목"이라며 자신들의 안목을 믿었다. 믿음은 결과로 돌아왔다.

코비는 마이클 조던에 이어 역대 가장 위대한 슈팅가드로 꼽힌다. 그가 이룩한 발자취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NBA 우승 반지만 5개에 이른다. 파이널 MVP 2회, 정규 시즌 MVP에 한 번 뽑혔다. 올스타전 무대를 18번이나 밟은 '팬들이 사랑한 선수'였다. 이 가운데 4차례나 올스타전 MVP에 뽑혔다. 1997년 올스타전에선 덩크슛 콘테스트 챔피언에 올랐다. 데뷔 시즌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전 세계 농구 팬들에게 'NBA 아이콘' 지위를 인정받았다.

▲ LA 레이커스 대표 레전드 코비 브라이언트
'영원한 대장 늑대' 가넷도 지난해 정든 코트를 떠났다. 199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유니폼을 입었다. 가넷은 당시 케빈 맥헤일 단장으로부터 "리그 빅맨 패러다임을 바꿀 재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1년 동안 묵묵히 코트를 누볐다. 통산 2만6,071점 1만4,662리바운드 5,445어시스트를 거뒀다. 9년 전 NBA 파이널에서 보스턴 셀틱스 소속으로 첫 우승 반지를 품에 안았다. 그가 달았던 등 번호 21번은 미네소타 안방인 타깃센터 천장에 걸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

던컨은 실력과 인기를 모두 거머쥔 샌안토니오 스퍼스 역대 최고 레전드다. 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파워포워드로 평가 받는다. 199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샌안토니오에 합류한 뒤 19시즌 동안 한 팀에서만 뛰었다. 던컨의 통산 득점(2만6,496점), 리바운드(1만5,091개), 슛블록(3,020개) 기록은 모두 구단 역대 1위에 해당한다.

우승 반지 수도 5개에 이른다. 18년 전 소속 팀 창단 첫 우승에 크게 한몫했다. 통산 1,392경기에 나서 평균 19.0점 10.8리바운드 3어시스트 2.2슛블록을 챙겼다. 보통 분당 생산력(PER)이 20을 넘으면 올스타전에 나설 수 있는 기량으로 분류된다. 던컨은 프로 데뷔 뒤 18시즌 연속 PER 20 이상을 수확했다. 이 부문 커리어 평균이 24.2에 이른다. 명실상부 '조용한 강자'를 상징하는 선수였다.

당대 최고 3점 슈터였다. 앨런은 통산 2만4,505점 5,272리바운드 4,361어시스트 1,451가로채기를 기록했다. 득점력이 뛰어난 슈팅가드였다. 그럼에도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과 탄탄한 수비력을 보였다. 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외곽슛을 꽂았다. 3점 라인 바깥에서 야투 2,973개를 집어 넣었다. '외곽의 시대'가 오기 전 외곽을 가장 잘 활용한 선수로 평가 받는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경기력을 꾸준히 유지했다. 그가 레지 밀러, 데니스 스캇, 보션 레너드, 데일 엘리스, 팀 레글러 등 자웅을 겨뤘던 맞수들보다 더 오래, 더 많은 기록을 남길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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