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준환의 점프 회전 ⓒ 강릉,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강릉, 조영준 기자]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희망 차준환(16, 휘문중)이 국내 최고 권위 대회인 종합선수권대회 첫 우승에 도전한다. 또 총점 250대도 노리고 있다.

차준환은 8일 강원도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리는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제 71회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종합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1그룹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한다. 차준환은 전날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45.14점 예술점수(PCS) 36.69점을 더한 81.83점을 받았다.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선수 가운데 국내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80점을 넘은 이는 차준환이 처음이다. 여자 선수 가운데 종합선수권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80점을 넘은 이는 김연아(26)다. 그는 2014년 이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어릿광대를 위하여'를 완벽하게 연기해 80.60점을 기록했다.

차준환은 아직 종합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1그룹에서 우승 경험이 없다. 2015년과 지난해 그는 이준형(21, 단국대)과 김진서(21, 한국체대)에게 밀려 3위에 그쳤다. 올 시즌 급성장한 차준환은 우승은 물론 또 하나의 장벽인 총점 250점 대에 도전한다.

▲ 차준환 ⓒ 강릉, 곽혜미 기자

차준환은 쇼트프로그램에서 어떻게 80점을 넘었나

차준환은 지난해 12월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동메달을 땄다.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사상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나온 첫 메달이었다. 나름대로 성과를 얻었지만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클린 하겠다는 목표는 실패했다.

이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차준환은 첫 점프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실수했다. 쇼트프로그램 4위에 그친 그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집중력을 발휘해 시상대에 올랐다. 조금은 아쉬운 결과였다. 그러나 파이널에서 얻은 경험은 차준환의 성장에 밑거름이 됐다.

차준환은 종합선수권대회 쇼트프로그램을 완벽하게 해냈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는 1.2점의 가산점(GOE)을 받았다. 이 점프로 그는 기초 점수(10.3)와 가산점을 합친 11.50점을 챙겼다. 트리플 악셀의 가산점은 1.43점이었다. 트리플 루프도 깨끗했고 3가지 스핀은 모두 최고 레벨 등급인 4를 기록했다.

이번 경기에서 차준환은 한층 커진 동작을 보여 줬다. 기술 사이를 연결하는 흐름은 매끄러워졌고 표현력도 물이 올랐다. 기술을 완벽하게 해낸 그는 풍부한 표현력까지 펼치며 36.69점의 높은 예술점수를 받았다.

ISU가 인정한 차준환의 쇼트프로그램 최고 점수는 79.34점(2016년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이다. 차준환의 지도자 브라이언 오서(56, 캐나다) 코치는 "차준환의 국제 대회 최고 점수는 79점대다. 80점을 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고 말했다.

차준환은 "연습 때는 거의 클린을 했다. 그저 연습대로 하자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파이널에서 실수했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 대해서는 "오서 코치님과 이 점프를 상의하면서 보완했다. 조금은 불안했는데 깨끗하게 뛰어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파이널에서 나온 실수를 잊고 철저하게 보완한 차준환은 최상의 성적표를 받았다. 점프의 비거리와 회전이 한층 좋아진 점은 고무적이다. 차준환은 이번 쇼트프로그램에서 완성도가 높아진 점프와 기술을 실수 없이 해냈다. 여기에 부드러운 동작이 빛을 발휘한 표현력도 80점을 넘은 원동력이 됐다.

▲ 차준환 ⓒ 강릉, 곽혜미 기자

4회전 점프로 무장한 프리스케이팅, 실수 없으면 250점대까지 가능

차준환의 총점 최고 점수는 239.47점(2016년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이다. 지난해 10월 그는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회장배전국피겨스케이팅랭킹전에서 총점 242.44점을 기록했다. 자국에서 열린 대회는 ISU 공식 점수로 인정되지 않는다. 여전히 차준환의 총점 최고 점수는 239.47점이지만 랭킹전에서 245점에 근접한 점수를 기록했다.

랭킹전에서 차준환이 받은 프리스케이팅 점수는 166.67점이다. 당시 차준환은 발목과 골반 부상으로 고생했다. 제 기량을 발휘하기 힘든 상황에서 그는 프리스케이팅을 깨끗하게 해냈다. 랭킹전의 프리스케이팅 점수와 이번 종합선수권대회 쇼트프로그램 점수를 합치면 248.5점이 나온다. 250점에 1.5점이 모자란 점수다.

이런 점을 볼 때 차준환은 충분히 250점대를 넘을 가능성이 있다. 차준환은 "종합선수권대회 우승 욕심은 없다. 점수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연습 때는 프리스케이팅도 클린 할 때가 많았다. 평소에 했던 것을 (빙판에서) 다하고 나오는 것이 목표다"고 밝혔다.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에서 쿼드러플(4회전) 살코를 시도한다. 차준환은 올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와 랭킹전 그리고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성공했다. 4회전 점프 성공률이 높아진 만큼 이번 대회에서도 실수 없이 뛸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 점프하는 차준환 ⓒ 강릉, 곽혜미 기자

트리플 악셀은 프리스케이팅에서 두 번 시도한다. 한 번은 트리플 악셀 다음에 더블 토룹을 붙이고 나머지는 단독 트리플 악셀이다. 여기에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비롯한 다양한 기술에 도전한다.

차준환은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크리켓 스케이팅 & 컬링 클럽에서 훈련한다. 이곳에 있을 때 그는 훈련에만 전념한다. 하루 1~2시간 동안 영어 수업을 듣는 것을 제외하면 그의 머릿속은 스케이트 생각으로 꽉 차 있다.

평소 육류를 즐겨 먹는다는 그는 "쇼트프로그램이 열리는 날 아침 갈비탕을 먹고 왔다"고 웃으며 말했다. 차준환은 쇼트프로그램에서 최상의 결과물을 얻었다. 그러나 쇼트프로그램은 잊고 프리스케이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차준환은 "아직 프리스케이팅이 남아 있다. 평소에 연습했던 것을 다하고 싶다. 쇼트프로그램처럼 차분하고 침착하게 해내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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