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니스 버뮤데즈는 정찬성을 레슬링으로 압도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스포티비뉴스(www.spotvnews.co.kr)의 해외 UFC 파이터 단독 인터뷰 시리즈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UFC 페더급 랭킹 8위 데니스 버뮤데즈(30, 미국)는 7연승을 달리다가 리카르도 라마스와 제레미 스티븐스에게 연패했다.

그러나 무너지지 않았다. 전열을 가다듬어 지난해 가와지리 다츠야와 호니 제이슨을 차례로 꺾고 다시 연승 궤도에 진입했다.

이제 '코리안 좀비'를 상대해야 한다. 다음 달 5일(이하 한국 시간) UFC 파이트 나이트 104 메인이벤트에서 3년 6개월 만에 옥타곤에 돌아오는 정찬성(29, 코리안 좀비 MMA)을 맞아 3연승에 도전한다.

버뮤데즈는 정찬성이 사회 복무를 하기 전부터 그와 맞대결을 원했다. 그래서 이번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지난 3~4년 동안 정찬성보다 자신이 훨씬 더 강해졌다고 믿는다.

Q. 정찬성과 붙으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

"코리안 좀비와 경기를 제안받았을 때 매우 흥분됐다. 그가 군대 가기 전부터 그와 싸워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코리안 좀비와 경기하게 돼 기쁘다. 코리안 좀비는 지금 페더급 랭킹에 없지만 암묵적인 랭커라고 볼 수 있다. 군대 가기 전에 5위까지 올라 있었다. 여전히 그는 존재감이 있다. 그의 이름은 의미 있다. 복귀전에서 이기지 못하더라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 준다면 단번에 랭킹으로 진입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Q. 3년 6개월 공백기 동안 정찬성은 무엇이 나아졌을까? 그리고 무엇이 떨어졌을까?

"아무래도 군대에 있었으니까 의지, 통제력 등을 키울 수 있지 않았을까. 식단도 꾸준히 조절됐을 것 같다. 경기를 오랫동안 하지 않았으니 실전 감각(cage rust)이 떨어져 있을 것이다. 그도 이제 나이가 들었다. 매일 종합격투기 훈련을 하지 못한 점이 부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버뮤데즈는 정찬성이 현역으로 복무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난 코리안 좀비가 옥타곤을 떠나 있는 동안 타이밍이 아주 좋아졌다. 내가 그보다 더 빠르고 영리하다. 진흙탕 싸움을 즐기지 않는다. 더 기술적이고 더 지능적인 경기를 펼친다고 생각한다."

버뮤데즈는 펜실베이니아주 블룸스버그대학교에 다닐 때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디비전 1에서 자유형 레슬러로 활약했다. 가와지리를 레슬링으로 누를 정도의 실력자다. 168cm로 키는 큰 편이 아니지만, 태클이 빠르며 날카롭고 그라운드에서 강하다.

버뮤데즈가 정찬성보다 세다고 자부하는 것이 바로 레슬링이다. 키 175cm에 양팔 길이 185cm인 정찬성은 타격 거리 싸움에서 강점이 있다. 그러나 레슬링이 좋고 최근까지 경기 감각을 잃지 않은 버뮤데즈가 체력 분배를 염두에 둬야 하는 5라운드(25분) 경기에서 다소 유리할 수 있다.

Q. 당신은 공백 없이 매년 꾸준히 경기를 뛰어 왔다. 이것이 정찬성에게 위협이 될 만한가?

"당연히 위협이 될 것이다. 지금 난 7연승 하던 때(2012년 5월~2014년 7월)의 타격 실력을 회복했다. 그리고 코리안 좀비는 입대 전의 경기력을 보여 건재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Q. 정찬성은 UFC에서 당신과 같은 강력한 레슬러를 만나지 못했다. 레슬링으로 충분히 애먹일 수 있는가?

"그렇다. 코리안 좀비와 조제 알도의 경기를 봤다. 알도는 그렇게 뛰어난 레슬러가 아닌데도 세계 정상에 있다. 알도가 코리안 좀비를 여러 번, 그리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테이크다운 하는 장면을 봤다. 코리안 좀비는 나와 경기에서 훨씬 더 어려운 시간을 보낼 것이다."

Q. 정찬성은 5라운드 경기 경험이 있지만, 당신은 처음이다. 5라운드 경기에서 전략적으로 바뀌는 게 있는가?

"전략은 비슷하다. 상대의 정면을 노리는 것, 그를 힘 빠지게 하는 것, 그를 포기하게 하는 것 등 기본 전략은 같다. 5라운드 경기는 시간이 더 추가됐다는 것밖에 차이가 없다."

페더급은 혼란스럽다. 코너 맥그리거가 라이트급으로 올라갔고, 조제 알도가 다시 페더급 왕좌에 앉았다. 맥스 할로웨이가 잠정 타이틀을 따냈다. 알도와 할로웨이가 통합 타이틀전을 펼쳐 최강자를 가려야 한다. 버뮤데즈도 타이틀 전선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Q. 코너 맥그리거가 라이트급으로 올라가고 조제 알도와 맥스 할로웨이가 통합 타이틀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당신의 경기 전망은?

"조제 알도가 이길 가능성이 크다. 그는 매우 지능적인 파이터이기 때문이다. 맥스 할로웨이가 약하다는 건 아니다. 다만 알도가 할로웨이보다 조금 더 빠르고 더 강하다고 생각한다."

Q. 당신 밑으로 브라이언 오르테가, 야이르 로드리게스, 최두호, 머사드 벡틱 등 신세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들이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그들은 매우 강한 선수들이다. 하지만 위협이 되진 않는다."

버뮤데즈는 매우 유쾌한 파이터다. 지난해 5월 레몬주스 1리터 빨리 마시기 대회에서 22.75초를 기록해 세계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정찬성에게도 재미있는 제안을 던질 정도로 여유가 넘친다. 하지만 한국 팬들에겐 두 눈을 크게 뜨고 자신과 정찬성의 경기를 지켜보라는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Q. 레몬주스를 빨리 마실 수 있는 비법은 무엇인가?

"의지만으로 레몬주스를 많이, 빨리 마실 수 있다. 나는 그런 진취적인 사람이고, 이기는 것을 좋아한다.(웃음)"

Q. 정찬성에게 보낼 메시지는?

"코리안 좀비! 너를 잡고야 말겠다(I’m coming for you). 그래도 경기 끝나고 코리안 바비큐나 하자."

Q. 한국 팬들은 당신과 정찬성의 경기에서 어떤 점을 눈여겨봐야 할까?

"이번 경기에서는 폭발적인 테이크다운, 상대를 압도하는 그라운드 게임을 보게 될 것이다. 모든 면에서 매우 빠르게 진행되는 공방을 보게 될 것이다."

UFC 파이트 나이트 104는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토요타 센터에서 열린다. 코메인이벤트는 알렉사 그라소와 펠리스 헤릭의 여성 스트로급 경기다. 에반 던햄과 에이블 트루힐로의 라이트급 경기, 오빈스 생프루와 얀 블라코비치의 라이트헤비급 경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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