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스포츠에서 2위는 쓸쓸하다. 조금만 더 잘하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고 경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2위란 성적표에는 선전과 아쉬움이 모두 적혀있지만 맨 끝에는 '희망'이 있다. 다음 기회에 좀 더 노력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7(제 71회 전국남녀종합선수권대회)이 지난 8일 강원도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막을 내렸다. 올해 대회의 주인공은 차준환(16, 휘문중)과 임은수(14, 한강중)다. 차준환은 남자 싱글 1그룹에서 압도적인 기량으로 우승했다.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웠던 여자 싱글 1그룹에서는 임은수가 쟁쟁한 경쟁자들을 따돌리며 정상에 올랐다.

김예림(14, 도장중)은 임은수에 이어 여자 싱글 1그룹에서 2위를 차지했다. 그가 이번 대회에서 받은 점수는 183.27점이다. 지난해 이 대회 4위에 그쳤던 김예림은 올해 처음 180점을 넘으며 2위로 뛰어올랐다.

▲ 김예림 ⓒ 곽혜미 기자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예림은 깨끗한 경기를 펼쳤다. 쇼트프로그램에서 63.98점을 받은 김예림은 64.53점으로 1위에 오른 임은수를 0.55점 차로 추격했다. 그러나 프리스케이팅에서 이들의 점수 차는 벌어졌다. 임은수는 프리스케이팅 요소를 모두 실수 없이 해냈다. 김예림은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빙판에 넘어졌다.

김예림은 "점수보다는 후회 없는 경기를 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런데 점프에서 실수가 나와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어 "연결 점프 가운데 가장 쉬운 점프에서 실수했다. 조금만 신경 썼으면 실수 없이 했을 기술이다"고 덧붙였다.

김예림은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처음 메달을 딴 점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7월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파견 선발전에서 임은수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처음 출전한 주니어 그랑프리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그는 "올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에 출전했지만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모두 완벽하게 경기를 한 적이 없다"며 "앞으로 예술점수(PCS)도 높이고 기술에서는 가산점도 많이 받아 완벽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김예림 ⓒ 곽혜미 기자

김예림의 경쟁자인 유영(2016년)과 임은수(2017년)는 모두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그는 이들이 우승했으니 내년 종합선수권대회에서는 자신이 정상에 서고 싶지 않으냐는 질문을 받았다. 김예림은 "(유)영이와 (임)은수는 가장 큰 대회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저는 이번에 처음 입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더 나아진 기량을 보여 드리고 싶다. 더 노력해 1위를 할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이번 대회 2위에 오른 그는 우승자인 임은수와 오는 3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주니어 피겨스케이팅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둔 김예림은 19일부터 22일까지 경기도 성남 탄천빙상장에서 열리는 제 98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 출전한다.

[영상] 김예림 프리스케이팅 경기 ⓒ 촬영 김의정 촬영 감독, 편집 장아라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