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다섯 번 올림픽 무대를 거치면서 207개국이 가맹한 세계인의 스포츠 종목으로 발전했다. 2004년부터 세계태권도연맹을 맡은 조정원 총재는 태권도 개혁을 부르짖으며 변화를 선도한 리더다. 올림픽에 전자 호구에 이어 전자 헤드기어를 도입해 판정의 투명성을 더했고, 겨루기 외에도 품새를 널리 알려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 정식 세부 종목으로 올리는 데 이바지했다. 조정원 총재는 하는 사람도 즐겁고, 보는 사람도 즐거운 태권도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계속한다. 신년, 조정원 총재에게 태권도가 걸어 온 길과 태권도가 가야 할 길을 물었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이교덕 기자] 조정원 총재는 줄곧 개혁, 변화, 도전을 강조해 왔다. 태권도가 멈춰 있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판정의 공정성, 경기의 박진감, 태권도의 세계화 등이 그가 목표한 것이었다. 세계태권도연맹 총재로 취임한 지 13년이 됐고, 계속된 노력의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조정원 총재는 더 박차를 가한다.

- 2016년은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도 치렀고 여러 대회가 세계 곳곳에서 열렸다. 지난해를 돌이켜본다면 태권도도 의미 있는 1년이었다.

지난해는 특별히 태권도의 세계화에 전환점이 된 해였다고 평가한다. 지난해 11월 캐나다 버너비에서 세계태권도청소년선수권대회가 열렸다. 특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런던 올림픽 이후 성공적으로 치러졌다고 자부한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중동 국가, 아프리카 국가들의 약진이 눈부셨다. 아제르바이잔이 금1 동2, 코트디부아르가 금1 동1, 요르단이 금1 등을 땄다. 태권도의 저변이 전 세계로 확대됐다는 증거다. 207개 회원국을 가진 국제 스포츠로 발전했다.

올해 6월에는 전북 무주 태권도원에서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가 열린다. 올해 가장 큰 태권도 이벤트다. 여러 그랑프리 시리즈가 계속 개최된다. 오는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올림픽 종목들이 평가된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 정유년인 올해도 바쁘게 보내야 한다.

- 4년 전 런던 올림픽에서 전자 호구가 처음 도입됐고, 이번 리우 올림픽에선 전자 헤드기어가 사용됐다.

태권도는 펜싱에 이어 전자 판정 시스템을 도입한 두 번째 올림픽 종목이다. 런던 올림픽에서 전자 호구를 사용해 공정하고 투명한 스포츠로 발전했다. 리우 올림픽에선 전자 헤드기어도 썼다. 판독 시간을 단축하고 공정성을 더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부부가 1시간 30분 동안 태권도 경기를 관람하면서 몇 번이나 내게 고맙다고 말했다. 태권도가 이렇게 재미있고 공정한 경기로 바뀔지 몰랐다며 좋은 평가를 내렸다.

▲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태권도 전자 헤드기어가 처음 도입됐다.

- 전자 호구와 전자 헤드기어의 도입으로 변칙적인 공격이 자주 나왔다. 정통적 태권도 공격이라고 보기 힘든 일명 '전갈 킥'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선수들, 코치들이 전자 시스템에 맞춘 득점 방식을 연구하다 보니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 그래서 리우 올림픽이 끝나고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기술 위원회를 열었다. 각 대륙 연맹 실무 책임자, 올림픽에 참가했던 코치 등 30여 명이 '어떻게 하면 경기를 재미있고 박력있게 바꿀까' 논의했다. 지난해 11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총회에서 새로운 규칙을 통과시켰다. 변칙 발차기를 쓰지 못하게 룰을 개정했다. 1점이었던 몸통 공격을 2점으로 올려 몸통 공격에 대한 기회를 터줬다. 주먹 공격은 1점으로 남겨 뒀다. 난도가 높은 기술적인 공격은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이런 것들이 태권도를 발전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믿는다. 새 제도가 도입되지만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이대로 가는 것은 아니다. 1차로 테스트를 하고 변화가 필요하다면 다시 총회를 거쳐 도쿄 올림픽에는 최고의 태권도 경기가 나올 수 있도록 개선에 개선을 이어 갈 것이다.

▲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는 '하는 사람도 즐겁고, 보는 사람도 즐거운 태권도'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계속한다. ⓒ곽혜미 기자

- 태권도는 겨루기와 품새가 있다. 품새가 드디어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 정식 세부 종목으로 채택됐다. 품새 경기화에 앞장서 온 총재로선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2004년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를 맡은 후, 어떻게 하면 도장에서 태권도를 수련하는 사람들이 더 참여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2006년에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를 열었다. 도장에서 열심히 태권도를 수련하는 사람들이 겨루기가 아닌 방식으로 태권도를 표현할 수 있는 세계 대회를 만들었는데, 이제 그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기존 품새에서 프리 스타일 품새로, 보다 더 다양하게 태권도가 표현될 것이다. 김연아 선수가 피겨스케이팅에서 보여 준 자유로운 표현이 이제 태권도에서도 가능하다. 정해진 시간 동안, 선수가 고른 음악 아래에서 태권도의 난도 높은 기술을 부드럽게 잇는다. 그것이 하나의 새롭고 큰 변화다. 이런 시도들이 아시안게임 정식 세부 종목 채택까지 연결됐다.

곧 팬암게임에서도 품새 종목을 볼 수 있다. 유러피안게임, 올아프리칸게임 등 대륙별 대회에 이제 품새가 들어갈 것이다. 유니버이사드대회에는 이미 품새가 세부 종목으로 들어가 있다.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선 태권도가 육상 사격 수영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메달이 걸린 종목이 됐다. 겨루기에서 금메달 8개, 품새에서 금메달 5개다.

- 올해 6월 전북도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리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는 또 다른 도전이다.

그동안 세계선수권대회는 대개 160개국 내외 나라가 참가했다. 상당히 많은 참가국인데 이번 무주에서 열리는 대회는 전 세계인들에게 태권도를 더 널리 알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맹국 207개국을 다 채우지 못하더라도, 200개국은 넘기자는 목표를 세웠다. 많은 나라가 참가하는 세계선수권대회가 될 수 있도록 하고, 그걸 계기로 무주 태권도원의 좋은 환경과 시설을 전 세계에 알려서 태권도인들이 가고 싶어 하는 태권도의 메카로 꼭 소개하고 싶다. 특히 이번에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개막식에는 다른 일정 때문에는 참석하지 못하지만, 폐막식에는 꼭 자리해 축하하고 싶다고 했다. IOC 위원장과 함께하는 세계선수권대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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