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 더디다는 말에 공감한다."

두산 베어스는 올 시즌 불펜 보강에 중점을 뒀다. 해마다 뛰어난 야수들이 나오면서 '화수분 야구'로 불리고 있지만, 젊은 투수들의 활약은 눈에 띄지 않았다. 선발까지 범위를 넓히면 5선발 경쟁을 펼친 허준혁(상무)과 안규영, 고원준 모두 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고민이 깊어졌다.

가능성 있는 선수들의 기량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두산은 언더핸드스로 투수의 대명사로 불리는 이강철 코치를 영입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불펜 고민과 관련해 "3년째 같은 말을 하고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완벽한 불펜은 없다. 앞으로 두산을 책임질 선수들을 체계적으로 잘 준비해서 두산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 ⓒ 한희재 기자
다음은 김태형 감독과 일문일답.

-두산 야구는 ‘화수분 야구’로 불리는데, 좋은 야수는 꾸준히 나오지만 젊은 투수의 성장이 더디다는 평이 있다. 

공감한다. 1차 지명으로 좋은 선수들이 많이 들어왔지만, 부상으로 (재활)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답을 내리기 쉽지 않다. 부상을 이겨 내면서 해야 하는지, 완전히 다 낫고 해야 하는 건지 선수들 스스로도 판단하기 쉽지 않을 거다. 

2군 잔류군, 재활 조에 젊고 좋은 투수가 많다. 제가 감독하는 동안 그 선수들을 끌어올리는 게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두산을 책임질 선수들이니까. 체계적으로 잘 준비해서 그 선수들이 베스트로 던질 수 있을 때 두산에서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목표다.

-김태룡 두산 단장이 "불펜은 육성하겠다"고 하면서 이강철 코치를 영입했다. 함께하면서 이 코치에게 당부한 말이 있다면?

좋은 기량을 갖춘 선수들. 부상과 재활을 몇 년 동안 반복하면서 정신적으로 지친 선수들을 달래는 걸 도와야 한다. 기술적인 것보다 멘탈, 선수들이 다시 한번 도전하고 싶도록 마음을 다잡아 주길 바란다. 그런 걸 잘할 수 있는 코치다.

-다음 시즌 몸만 잘 만들면 괜찮겠다고 눈여겨보는 젊은 투수가 있나?

지난해에도 이야기했지만 제대한 조승수, 성영훈은 재활을 열심히 해서 2군 몇 경기 던질 때 기대를 했다. 좋았다 안 좋았다 반복하는 바람에 (복귀) 페이스가 늦춰지긴 했지만, 좋은 기량을 지닌 선수들이 제 컨디션을 찾아서 1군에 합류하면 두산 미래가 밝아질 거라 생각한다. 

-2016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이영하를 기다리는 팬들이 많다.

신인이라 공 던지는 건 못 봤다. 아직 어려서 수술하고 재활하는 과정에서 무리했다. 마무리 캠프 때 본인 컨디션이 좋았는지 무리하다 조금 안 좋았는데, 재활 잘하고 있다. 이영하는 조금 더 천천히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제 21살인데, 팀에 필요하다고 급하게 쓰고 싶지 않다.

어린 선수들은 자기 몸 상태를 잘 모른다. 조금 안 아프면 뭔가 하고 싶어서 오버 페이스를 한다. 이 점은 코치진이 옆에서 잘 잡아 줘야 한다.

▲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 ⓒ 한희재 기자
-정재훈은 오른쪽 어깨 회전근개 수술, 이용찬은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는데, 지금 몸 상태가 궁금하다. 

정재훈은 생각보다 큰 수술이어서 길게 1년까지 봐야 한다. 이용찬은 간단한 수술이라 늦어도 5월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한다. 정재훈은 올해 없다고 생각하고 시즌을 준비해야 할 거 같다. 새로 온 김승회가 정재훈 몫을 해주면 좋겠다. 선참 노릇을 잘해 주길 바란다.

-친정팀으로 돌아온 김승회를 반기는 팬들이 많다. 영입 과정을 설명해 줄 수 있는지.

지난 시즌 중간에 김성배도 영입했고, 선수들이 와서 잘해 줬다. 팀에 미치는 선수의 영향력이 있다. 김승회는 SK에 있을 때 가끔 이야기는 있었다. 투수가 부족하니까 트레이드를 시도하려 할 때 명단에 있는 선수였다. 

시즌 끝나고 SK에서 김승회와 재계약을 안 한다고 해서 바로 단장, 사장님께 말씀드렸다. 올해 (정)재훈이도 없고, (김)강률이도 부상에서 다시 돌아와야 해서 아직 (김승회) 구속이 좋으니까 빨리 움직여서 영입하게 됐다.

-두산뿐만 아니라 한국 야구에 좋은 투수가 부족하다는 말이 나온다. 좋은 야수보다 좋은 투수를 키우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좋은 투수가 나오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좋은 투수가 안 나오는 게 아니다. 투수들은 많은데 좋은 투수는 곧 잘 던지는 투수를 말한다. 대표 팀에 선발된 선수들 기록을 보면 외국 나가서 잘 던질 수도 있는데, 국내에서 외국인 선수들과 차이가 나는 게 현실이다. 타자들이 투수들보다 강해서 그런 말이 나온다. 

투수들이 국제 대회 나가면 또 잘 던진다. 모든 구단이 인지하고 젊은 투수들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야구가 발전할 거다. 당장 좋은 젊은 투수가 없는 게 국제 대회에서 크게 느껴질 테지만, 앞으로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

[영상] 김태형 감독 신년 인터뷰 ⓒ 촬영 한희재 / 편집 임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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