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치에 앉아 있는 나경복의 머리를 쓰다듬는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앞을 보고 영입한 선수다."

시즌 초반 나경복(23, 우리카드)은 코트를 거의 밟지 못했다. 지난 시즌과 달리 우리카드는 경기마다 선수 구성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세터 김광국, 라이트 크리스티안 파다르, 레프트 최홍석 신으뜸, 센터 박상하 김은섭, 리베로 정민수를 선발로 고정했다. 베스트 멤버 6명을 바꿀 필요가 없을 정도로 올 시즌 분위기가 좋았다.

공격력이 장점인 나경복은 주장 최홍석과 자리 싸움을 해야 했다. 그러나 틈이 보이지 않았다. 최홍석은 3라운드 중반까지 세터 김광국과 최고의 호흡을 자랑하며 펄펄 날았다.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 공격 종합 1위에 오를 정도로 컨디션이 좋았다.

이렇다 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웜업존을 지키는 시간이 길어졌다.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2라운드가 끝날 때쯤 나경복 활용 방안을 묻자 "비 시즌 동안 많이 나아져서 기대가 컸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경기에 뛸 기회를 많이 주지 못했다. 최근 부담이 큰지 기량을 보여 주지 못했는데, 계속 노력하면서 감을 잡아야 한다. 시즌 중·후반쯤이면 잘할 수 있을 거 같다"며 믿음을 보였다.

기회가 왔을 때 눈도장을 찍었다. 최홍석이 지난달 고질적인 오른쪽 무릎 부상과 대퇴부 근육 통증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을 때 나경복이 코트를 누볐다. 키 198cm인 나경복은 우리카드 사이드 블로킹 높이를 올리고, 상대 블로커를 이용하는 등 지난 시즌보다 노련한 공격을 펼치며 기량을 뽐냈다. 김 감독은 "(나)경복이는 경기를 계속 뛰면서 성장해야 하는 선수"라며 힘을 실어 줬다.

▲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왼쪽)과 하이파이브 하는 나경복 ⓒ 곽혜미 기자
최홍석이 돌아온 뒤에도 나경복에게 계속 기회가 왔다. 경기 중·후반쯤 최홍석이 흔들리면 나경복이 교체 투입돼 상대 팀으로 분위기가 넘어가지 않도록 도왔다. 최홍석은 "코트 밖에 있어도 (나)경복이가 교체로 들어가서 중요한 포인트를 올리고 고비를 이겨 내서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나경복은 15일 삼성화재전에서도 4세트 초반 교체 투입돼 4점을 뽑으며 알토란 활약을 펼쳤다. 20점 이후 승부처에서 결정력을 발휘하며 김상우 감독을 웃게 했다. 김 감독은 "4세트 재심 과정이 길어진 이후 (최)홍석이가 득점이 안 나오고, (박)철우한테 계속 막혔다. 철우 공격을 막을 겸 키가 큰 (나)경복이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언제 코트를 밟을지 모르지만, 나경복은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도록 웜업존에서 늘 준비하고 있다. 나경복은 "교체로 들어간다고 부담이 되진 않는다. 들어가서 잘하는 게 목적"이라며 지금처럼 팀이 필요할 때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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