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잘못했잖아!" 위르겐 클롭 감독(오른쪽)이 주제 무리뉴 감독(가운데)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198번째 노스웨스트 더비는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명성처럼 수준 높은 경기가 벌어졌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은 16일(한국 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16-17 시즌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에서 1-1로 비겼다.

두 팀의 전략은 평소 경기 스타일과 달랐다. 리버풀이 평소의 맨유처럼 안정적이고 실리적인 경기 운영을 했고, 맨유는 평소의 리버풀처럼 적극적이고 공격적이었다. 두 명장은 경기를 정확하게 읽고 전술 변화를 시도했다. 경기 결과를 두고 두 팀 모두 만족하긴 어려웠겠지만, 경기 결과 자체가 불공평하다고 여길 순 없을 것이다.



▷또 '실리 찾은' 리버풀

리버풀은 이번 더비가 부담스러웠다. 주전 선수 가운데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가 많았다. 쿠티뉴가 부상에서 돌아왔지만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고 사디오 마네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참가하고 있다. 여기에 조엘 마팁도 결장했다. 클롭 감독은 마네의 위치에 활동량이 많고 수비 가담이 좋은 아담 랄라나를 배치했고, 중원을 수비력을 갖춘 조던 헨더슨, 엠레 찬, 조르지뇨 바이날둠으로 꾸렸다.

클롭 감독은 올드 트래포드 원정에서 실리를 찾았다. 리버풀은 극단적으로 수비 라인을 끌어올리지도, 무리하게 전방 압박을 펼치지도 않았다. 공을 빼앗겼을 땐 빠르게 압박해 공격 속도를 늦췄지만, 기본적으로 간격을 잘 유지하고 맨유의 공을 빼앗은 뒤 역습으로 골문을 노렸다. 90분 내내 압박을 가했던 리버풀의 '헤비메탈' 축구에 변화가 있었다.

앞서던 후반 39분 맨유의 '롱볼 축구'에 끝내 실점한 것이 옥에 티였다.

리버풀은 지난 19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전에서도 전반 8분에 터진 바이날둠의 골을 지켜 귀중한 승점 3점을 벌었다. 당시에도 리버풀은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을 펼쳐 맨시티의 공세를 막고 반격에 나섰다. 리버풀은 우승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두고 겨루는 '6강 라이벌'과 경기에선 확실히 실리를 챙기고 있다. 첼시, 토트넘, 아스널, 맨시티, 맨유를 상대론 3승 3무로 무패 행진을 하고 있다.

▷'공격 앞으로' 후반전 불 붙은 맨유

맨유도 전반전엔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려고 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중심으로 한 공격 전술이 제 궤도에 올랐다. 즐라탄이 움직이며 만든 공간을 헨리크 미키타리안과 폴 포그바가 침투하면서 리버풀의 수비를 적절히 공략했다. 그러나 전반 26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폴 포그바가 어리석은 핸드볼 반칙을 저질러 페널티킥으로 실점해 맨유의 경기 구상이 완전히 바뀌었다. 0-1로 뒤지자 무리뉴 감독은 전반 종료 휘슬이 울리기도 전에 경기장을 떠나며 후반 구상에 들어갔다.

무리뉴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마이클 캐릭을 빼고 웨인 루니를 투입하면서 공격적으로 나섰다. 후반 20분엔 돌파가 강점인 앙토니 마시알 대신 연계 플레이와 패스가 뛰어난 후안 마타를 내보냈다. 후반 31분엔 마루앙 펠라이니가 투입되고 측면 수비수 마테오 다르미안이 경기장을 떠났다.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던 미키타리안이 왼쪽 수비수로 위치를 옮겼다. 지나치게 공격적인 전략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맨유는 결과를 만들었다. 후반 39분 루니의 크로스를 펠라이니가 머리에 맞췄다. 볼이 골대를 맞고 튕겨져 나왔지만, 발렌시아가 다시 볼을 잡아 올린 공을 즐라탄이 놓치지 않고 머리로 동점 골을 뽑았다.

맨유는 후반 들어 끊임없이 측면을 공략하고, 크로스를 시도했고, 리버풀이 걷어 내는 공은 전진하면서 다시 전방으로 밀어 넣었다. 최후방 수비수들까지 모두 앞으로 달려들 준비를 마쳤다. 역습의 위험성도 있었지만 맨유는 확실히 골을 넣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경기가 후반으로 흐를수록 난타전으로 흐르며 경기는 긴장감을 더했다.

'끊임없는 공격'은 이번 시즌 리버풀의 특징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노스웨스트 더비에선 오히려 무리뉴 감독과 맨유가 끝까지 공격했다. 그리고 그 공격성이 승점 1점을 만들었다.

[영상] [EPL] 맨유-리버풀 21라운드 하이라이트 ⓒ스포티비뉴스 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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