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홍지수 기자]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고 한다. 그리고 수비는 야구의 기본이다. 투수력과 탄탄한 수비가 그 팀의 수준을 볼 수 있는 기준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승패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한 점이라도 더 뽑아야 한다. 경기를 마치고 웃기 위해서는 점수를 뽑을 수 있는 타선이 구성돼야 한다.
2016년 시즌이 끝난 이후 FA 시장이 요동을 쳤다. 중심에는 삼성 라이온즈를 떠나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새 출발하게 된 타자 최형우가 있다. KIA는 최형우 영입으로 더욱 강한 타선을 구성하게 됐다. 지난 시즌 페넌트레이스 1위에 이어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두산 베어스를 견제할 수 있는 팀으로 KIA가 꼽히고 있는 배경이다.
김 감독은 "100경기 이상을 펼치는 페넌트레이스에서는 마운드 전력이 강하지 않으면 이기기 어렵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는 변수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단기전에서는 홈런 한 방으로 승패가 갈릴 수도 있고, 타자들의 작전 수행 능력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도 있다. 10개 구단의 감독들이 테이블 세터부터 중심 타선, 하위 타선까지 타자들 배치에 고민하는 이유다.
각 팀이 외국인 타자 영입에도 신경을 쓰는 이유도 포함된다. 강력한 선발진을 갖춘 두산도 2015년 시즌에는 외국인 타자 데이빈슨 로메로의 부진에 골머리를 앓았다. 김태형 감독 역시 외국인 타자의 부진에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두산은 지난 시즌에는 새 외국인 타자 닉 에반스가 빼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짜임새 있는 타선을 구축하고 정상에 올랐다.
▲ '우승 후보' 두산, '대항마' KIA두산은 지난 시즌 팀 타율 0.298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10개 팀 가운데 가장 많은 홈런을 쳤고, 득점권 타율은 0.3045로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강력한 선발진도 있었지만 박건우를 비롯해 허경민, 오재원, 민병헌, 김재환, 양의지, 에반스, 김재호 등 큰 거 한 방을 칠 수 있고, 정교한 타격 능력을 갖춘 타자들의 활약에 힘입어 창단 이래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2연속 우승을 이룰 수 있었다. 다가오는 2017년 시즌을 앞두고 전력 누수가 없다. 2017년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이유다.
KIA는 계약 기간 4년 총액 100억 원에 최형우를 영입했다. 최형우는 지난 시즌 타율 0.376 31홈런 144타점으로 최다 안타, 타점, 타율 1위에 올라 타격 3관왕을 차지했다. 그는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 7.96으로 이 부문에서도 1위에 올랐다. 다소 낮은 수비 공헌도를 기록했지만 공격에서 해결사로서 최고의 평점을 받았다.
KIA는 입대 전까지 공수 핵심이었던 안치홍과 김선빈이 지난 시즌 후반에 돌아왔다. FA 자격을 얻었던 나지완이 4년 40억 원에 잔류했고, 중심 타자 이범호와 김주찬이 건재하다. 두산의 마운드를 위협할 팀으로 평가 받고 있다.
▲ '테임즈' 없는 NC, 공격력 1~2위 다투는 넥센
2014년 시즌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고 KBO 리그에서 가장 위협적인 외국인 타자 가운데 한 명이었던 에릭 테임즈가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새 외국인 타자로 재비어 스크럭스롤 영입했지만, 아직 KBO 리그에서 검증되지 않았다. 지난 시즌 팀 타율 0.291(5위), 팀 홈런 169개(4위), 득점권 타율 0.302(3위)를 기록했던 NC는 박민우와 나성범, 이호준, 박석민의 활약이 더 중요해졌다. 테임즈의 공백을 없애야 한다.
넥센은 지난 시즌 팀 타율 0.293로 이 부문에서 두산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팀 홈런은 134개로 10개 팀 가운데 7위였지만, 득점권 타율 0.306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점수를 뽑을 수 있는 찬스를 여간해서는 놓치지 않았다. 넥센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 시장에서 전력 보강이 없었지만, 손실도 없었다. 그러나 숙제는 있다. 넥센에는 지난해 2루수 부문 '황금 장갑'의 주인공 서건창을 비롯해 김하성 등 젊은 선수들이 있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쳐 줄 확실한 4번 타자를 찾아야 한다.
▲ SK, '장점 극대화' 계획…삼성, 최형우 공백 메우기
SK는 지난 시즌 팀 타율 0.291로 이 부문 4위, 팀 홈런은 182개로 2위에 올랐다. 두 부문만 놓고보면 팀 공격력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홈런에 의존한 공격 루트가 시즌 내내 지적을 받았다. 홈런이 아니면 점수를 제대로 뽑지 못했다. 득점권 타율은 0.276로 10위에 그쳤다. 김용희 전 감독이 떠나고 트레이 힐만 감독이 SK를 이끌게 됐다. 힐만 감독은 "SK는 파워가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20홈런은 물론 40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가 있다"면서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힐만 감독이 SK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그간 세밀한 야구 등 지적된 약점을 어떻게 바꿀지 관심사다.
삼성의 큰 고민은 중심 타선이다. 2015년 시즌 이후 중심 타선에서 활약하던 박석민이 NC 유니폼을 입었고 외국인 타자 야마이코 나바로가 일본 무대로 떠났다. 지난 시즌 이후에는 최형우마저 KIA로 떠났다. '국민 타자' 이승엽이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였지만, 2017년 시즌 이후 은퇴한다. 박해민과 김상수, 구자욱, 배영섭 등 발이 빠르고 콘택트 능력이 좋은 타자들을 앞세워 뛰는 야구를 할 수도 있지만, 장타력이 있는 타자는 필요하다.
▲ LG, '해결사'를 찾아라…한화, 믿고 쓰는 '베테랑 타자'
LG의 숙제는 찬스를 살려 줄 '해결사' 찾기다. 팀 타율 0.290으로 이 부문 6위, 득점권 타율은 0.286로 7위를 기록했다. 팀 홈런은 118개로 9위에 그쳤다. 타율 0.308 26홈런 102타점 활약을 벌인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가 주로 4번에 나섰고, 타율 0.346 11홈런 90타점을 기록한 박용택과 타율 0.313 9홈런 81타점을 기록한 채은성 등 장타력을 갖춘 타자들이 있다. LG는 2017년 시즌에도 '리빌딩'이 계속된다. 양상문 감독은 "내가 생각하는 우리 팀의 리빌딩은 계속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화의 2017년 시즌 무기는 타선이다. WBC 국가 대표인 이용규, 정근우, 김태균이 건재하다. 지난 시즌 타율 0.321 33홈런 120타점으로 맹활약했던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와 재계약에 성공했다. 이용규와 정근우는 올해가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다. 동기부여도 있다. 지난 시즌 활약했던 하주석, 양성우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도 관심사다. 마운드가 불안 요소지만 타선은 어느 팀과 견줘도 밀리지 않는다.
▲ '빅리그'로 눈돌린 황재균…고민 빠진 롯데-kt
롯데 자이언츠는 황재균의 공백을 고민하게 됐다. 아직 황재균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확정된 건 아니다. 그러나 대비해야 한다. 황재균의 메이저리그 도전 의지는 강하다. 지난 시즌 타율 0.335 27홈런 113타점 활약을 펼친 '핫코너' 주인 황재균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가 2017년 시즌을 앞두고 롯데의 숙제다. 새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가 3루수로 나설 수 있지만 공격력은 아직 물음표다.
kt 위즈는 지난 시즌 팀 타율 0.276로 10위, 팀 홈런 116개로 10위, 득점궈 타율은 0.278로 9위에 그쳤다. OPS는 0.739로 10위였다. 주요 공격 지표에서 하위권에 머물렀다. 베테랑 유한준, 이대형, 박경수, 이진영이 수준급 활약을 펼쳤지만 역부족이었다. 아직까지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에 더 기대야하는 처지. 이 가운데 '핫코너'를 지키던 외국인 타자 앤디 마르테와 결별을 택하고 새 외국인 타자로 조니 모넬을 영입했다. 모넬은 포수. 공격력은 검증되지 않았다. 공수 능력을 갖춘 황재균 영입을 노렸지만, 황재균은 '빅리그'로 눈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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