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배구 여제' 김연경(29, 페네르바체)이 타티아나 코셀레바(29, 러시아, 엑자시바시)와 자존심 대결에서 웃었다.

페네르바체는 17일(이하 한국 시간) 터키 앙카라 바스켄트 스포츠홀에서 열린 2016~2017 시즌 터키 여자 프로 배구 터키 컵 준결승전에서 엑자시바시에 세트스코어 3-1(23-25 25-22 25-21 25-23)로 역전승했다.

이 경기에서 김연경은 두 팀 최다인 25점을 올렸다. 코셀레바도 세계 정상급 공격수답게 엑자시바시의 결정타를 때리며 20득점을 기록했다. 세트 20점이 넘으면 두 팀의 세터들은 모두 김연경과 코셀레바에게 볼을 올렸다. 두 선수는 치열하게 점수를 올리며 해결사 경쟁을 펼쳤다.

▲ 김연경 ⓒ 페네르바체 홈페이지

김연경과 코셀레바의 차이는 수비와 리시브에서 나왔다. 두 선수의 포지션은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다. 레프트에서 주로 볼을 때리는 이 포지션은 공격은 물론 수비와 리시브도 해야 한다. 수비와 리시브 부담을 덜고 공격에 집중하는 아포짓(라이트)과는 다르다.

김연경은 어린 시절부터 기본기를 철저하게 익혔다. 중학교 시절 유독 키가 작았던 그는 공격보다 수비와 서브 리시브 연습을 많이 했다. 키가 훌쩍 자라며 공격수로 뛰었지만 어린 시절 익힌 기본기는 김연경을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만들었다.

여자 배구 최고 리그인 터키 무대에서도 김연경의 장점은 빛을 발휘했다. 김연경은 경기마다 공격과 수비 그리고 서브 리시브를 책임진다. 엑자시바시와 준결승에서도 김연경은 후위로 빠지면 수비와 리시브에 집중했다. 전위로 들어오면 해결사로 나섰다.

코셀레바는 페네르바체의 서브 표적이 됐다. 에다 에르뎀과 폴렌 우슬레팔라반(이상 터키)은 코셀레바를 향해 집중적으로 서브를 넣었다. 코셀레바는 리시브에서 흔들렸고 중요한 상황에서 서브 득점을 허용했다.

▲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한국 을 상대로 스파이크하는 타티아나 코셀레바 ⓒ GettyImages

수비에서도 코셀레바는 불안했다. 엑자시바시는 공격은 무서웠지만 수비 싸움에서 페네르바체에 졌다. 페네르바체는 김연경 외에 시즌 도중 들어온 마렛 발켄스타인(네덜란드)이 수비에 힘을 보탰다.

경기를 마친 김연경은 스포티비뉴스와 서면 인터뷰에 "코셀레바 선수는 정말 훌륭한 선수 가운데 한 명이다"며 "이번 경기에서는 코셀레바가 다른 때보다 더 컨디션이 좋았다. 그래서 우리 팀이 조금 고전했다. 그러나 결국 승자는 우리 팀이라 매우 기쁘다"고 덧붙였다.

김연경은 4세트 막판 팀의 득점을 책임지며 승리를 이끌었다. 무엇보다 김연경이 리시브에서 끝까지 버텨 낸 점도 페네르바체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김연경과 코셀레바의 승부는 수비와 리시브에서 결정됐다.

[영상] 터키 컵 준결승전에서 리시브와 디그, 공격까지 모두 해내는 김연경 ⓒ SPOTV 미디어서비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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