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전 UFC 라이트급 웰터급 챔피언이자 2015년 UFC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천재' BJ 펜(38, 미국)은 페더급 챔피언을 자신했다. UFC 최초로 세 체급 챔피언이 되겠다며 2년 반 만에 옥타곤에 섰다.

하지만 처참하게 무너졌다. 지난 16일(이하 한국 시간) 14살 어린 야이르 로드리게스(24, 멕시코)에게 흠씬 두들겨 맞았다. 2라운드 24초에 TKO패했다. 역사를 쓰려 하다가 되레 은퇴를 고민해야 할 처지에 빠졌다.

펜이 떠난 사이 UFC 페더급은 급변했다. 젊어지고 강해졌다.

랭킹 10위 로드리게스뿐만이 아니다. 새 얼굴이 줄줄이 등장했다. 챔피언 조제 알도를 필두로 2위 프랭키 에드가, 3위 리카르도 라마스, 4위 컵 스완슨이 건재한 가운데 중, 하위 랭커는 대부분 20대 중반 신성이다. 11위 최두호도 이 가운데 한 명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옥타곤에서 승리를 쌓아 가며 주가를 높이고 있다.

3년 6개월 만에 돌아온 정찬성은 "페더급이 어려졌다. 그런데 선수들의 수준이 전체적으로 올랐다.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매 경기를 바짝 준비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 맥스 할로웨이는 현재 UFC 페더급 잠정 챔피언이다.

맥스 할로웨이(25, 미국) : 20전 17승 3패

할로웨이는 하와이 오아오섬에 있는 와이아나에 마을 출신. 마을에 노숙자, 불량배가 많아 치안이 좋지 않은 환경에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종합격투기를 시작했다. 어머니가 약물에 빠져 있는 등 불우한 가정 환경도 의욕을 고취했다. "내가 부잣집 아이였으면 싸울 일도 없었고, 종합격투기 선수가 되지도 않았다"고 돌아봤다. 후회하지는 않는다. "와이아나에 마을에서 살지 않았다면 지금의 맥스 할로웨이가 없다"고 말한다.

킥복싱과 무에타이를 수련해 빠르고 묵직한 타격이 주 무기. 페더급에선 장신인 180cm 키가 위력을 더한다. 몸놀림이 유연해 레슬링도 제법 잘한다. 18살에 프로에 입문하자마자 4연승하면서 유망주로 각광 받았다. 날래고 유연한 몸놀림으로 발차기, 무릎, 팔꿈치, 주먹을 자유자재로 휘두르는 타격을 펼쳐 당시 타격 스페셜리스트로 이름을 날리던 앤서니 페티스와 곧잘 비교됐다.

할로웨이는 2013년 코너 맥그리거에게 진 뒤 절치부심했다. 한 단계 농익은 경기력으로 10연승을 달렸다. TKO 5회, 서브미션 승리가 2회다. 지난해 11월 자신과 비교됐던 페티스를 잡고 페더급 잠정 챔피언에 올랐다. 챔피언벨트를 갖고 와이아나에 마을로 금의환향했다.

할로웨이는 코너 맥그리거를 목표로 한다. 페더급 챔피언 조제 알도와 통합 타이틀전을 치르고 라이트급으로 체급을 올려 코너 맥그리거와 경기하겠다고 선언했다. 맥그리거가 위 체급으로 올라간다면 헤비급으로 따라간다고 강경 자세다.

▲ 찰스 올리베이라는 라이트급에서 페더급으로 내린 뒤 감량고를 겪고 있다. 계체 실패가 네 차례다.

찰스 올리베이라(28, 브라질) : 29전 21승 7패 1무효

올리베이라는 주짓수 검은 띠로 UFC 최고 그래플러 가운데 한 명이다. 데미안 마이아처럼 정석적이지 않지만 기술을 응용해서 상황에 따라 변칙적으로 사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UFC에서 8승을 서브미션으로 장식했다. 길로틴 초크, 아나콘다 초크, 카프 슬라이스 등 다양한 기술로 승리를 일궜다. 보너스만 9차례. UFC에서 7번째로 많다.

하지만 상위 랭커들의 벽에 막혀 있다. 2012년 에릭 와이슬리, 조나단 브루킨스를 꺾고 2연승하다가 컵 스완슨, 프랭키 에드가에게 2연패했다. 제레미 스테판스를 잡는 등 4연승으로 반등하다가 할로웨이에게 쓴잔을 마셔 연승이 끊겼다. 최근에는 앤서니 페티스, 리카르도 라마스에게 연달아 졌다. 직전 4경기 1승 3패로 내림세다.

올리베이라는 계체를 상습적으로 실패하는 버릇도 있다. 2012년 1월 라이트급에서 페더급으로 체급을 내린 뒤, 계체를 네 번이나 실패했다. 2012년 9월 UFC 152 컵 스완슨 전(146.2파운드), 2014년 12월 TUF 20 피날레 제레미 스티븐슨 전(146.5파운드), 지난해 12월 마일스 쥬리 전(150.5파운드)에서 146파운드를 넘겼다. 지난해 11월 라마스 전을 앞두고선 무려 155파운드를 찍었다. 라이트급 체중이다.

▲ 브라이언 오르테가는 올해 여름께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브라이언 오르테가(25, 미국) : 12전 11승 1무효

멕시코계 미국인으로 탄탄한 그래플링 실력이 장점이다. 그레이시 주짓수 아카데미에서 주짓수의 창시자인 엘리오 그레이시의 손자, 헤너 그레이시에게 수련 받아 검은 띠까지 땄다. 상대의 체력을 야금야금 갉아 먹는 방법으로 영리하게 경기한다. 12번 싸워 전부 이겼는데 이 가운데 8경기를 마지막 라운드 또는 판정으로 끝냈다. 1경기는 금지 약물 양성반응으로 승리에서 무효로 바뀌었다.

오르테가는 최두호에 한 발 앞서 UFC 페더급 신성으로 불렸다. 미국 중소 단체 Respect In The Cage(RTC)와 RFA에서 페더급 챔피언을 지냈다. UFC에 입성해서도 4연승. 지난해 2월 디에고 브랜다오를 3라운드에 트라이앵글 초크로 꺾으면서 인기 대열에 진입했다. 5개월 뒤 클레이 구이다를 KO로 이기고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꽃길'을 걸어가던 오르테가는 불의의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지난해 10월 하크란 디아스와 경기를 앞두고 어깨 관절와순 파열로 수술대에 올랐다. "한 팔로 싸워서 이길 수 있다"며 출전을 강행하려는 의지를 보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장 12개월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아 옥타곤을 떠나 있다.

▲ 야이르 로드리게스(왼쪽)는 지난 16일 BJ 펜을 전방위로 압도했다.

야이르 로드리게스(24, 멕시코) : 11전 10승 1패 (UFC 6전 6승)

로드리게스는 천부적인 타격가다. 5살 때부터 태권도를 수련해 발차기를 잘 쓴다. 태권도 검은 띠. UFC는 로드리게스를 두고 "존 존스와 앤서니 페티스를 합친 선수"라고 크게 칭찬했다. 로드리게스의 특별한 타격 능력은 "선천적인 재능이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레슬링과 그래플링 훈련에 한창이다.

로드리게스는 TUF 라틴 아메리카 1 페더급 우승을 시작으로 UFC에서 성공기를 써 내려가고 있다. 화려한 발차기로 옥타곤에서 큰 주목을 받는다. 6번 싸워 전부 이겼다. 화려한 퍼포먼스로 더 빛난다. 6경기 가운데 네 차례 보너스를 받았다. 지난해 8월 안드레 필리를 플라잉 헤드 킥으로 눕혔다. 지난 16일 BJ 펜과 경기에선 앞차기와 주먹으로 경기를 끝냈다.

로드리게스는 펜과 대결에 앞서, 두 차례 경기하면 타이틀 도전권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MMA 정키는 로드리게스의 다음 상대로 페더급 6위 제레미 스테판스를 예상했다.

▲ 머사드 벡틱(아래)은 지난해 10월 UFC 199에서 러셀 돈을 리어 네이키드 초크로 눌렀다.

머사드 벡틱(25, 보스니아) : 11전 11승

벡틱은 시련을 거치면서 성장했다. 1991년 보스니아에서 태어나 3살 때 보스니아 내전이 일어나 어머니와 함께 이탈리아로 이주했다. 5살 때 독일로 갔다가 9살 때 미국으로 다시 이주했다. 2008년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가라테를 배워 종합격투기 선수로 꿈을 꿨다. UFC 선수 출신으로 아메리칸 탑 팀에서 벡틱과 함께 훈련한 리치 안토니토 코치는 "벡틱은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시련은 더 강한 사람을 만든다"고 말했다.

벡틱은 강한 힘을 앞세워 저돌적으로 상대를 몰아세우는 스타일이다. 미국 매체 블러디 엘보가 2014년 작성한 스카우팅 리포트에 따르면, 벡틱의 힘은 모든 체급을 통틀어서 상위권이다. 아메리칸 탑 팀에서 훈련해 레슬링 실력을 향상시켰다. 2011년 미국 중소 단체 VFC에서 데뷔해 타이탄 FC, RFA 등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7연승하고 2014년 UFC와 계약했다.

UFC에서도 4연승으로 승승장구. 무릎 부상으로 지난해 10월 1년 5개월 만에 러셀 돈과 경기해 1라운드 만에 리어 네이키드 초크로 탭을 받아 4연승을 이어 갔다. 11전 전승. 오는 3월 UFC 209에서 랭킹 12위 대런 엘킨스와 경기로 랭킹 상승을 노린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