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한테 줄까." 세터 한선수(왼쪽)가 토스하고 있다. ⓒKOVO
[스포티비뉴스=인천, 유현태 기자] 대한항공의 다양한 공격 경로가 승리를 이끌었다.

대한항공은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4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22, 25-16, 22-25, 25-20)로 이겼다.

대한항공엔 홀로 팀을 구할 영웅이 필요 없었다. 가스파리니과 김학민이 각각 26점과 24점을 내면서 동시에 빛났다. 가스파리니의 공격력이 떨어진 뒤엔 다른 선수들이 공격을 나눠 맡았다. 곽승석은 기회가 올 때마다 공격과 강력한 서브로 대한항공의 공격 루트를 다양하게 만들었다. 센터 진상헌과 진성태도 중앙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했다.

'원맨 팀'은 무너지기 쉽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더라도 집중 마크를 받으면 경기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칠 때 마크를 분산할 수 있고, 선수 모두를 살릴 수 있다. 에이스도 기량을 뽐내기 좋다.

3세트를 현대캐피탈에 내주면서 대한항공은 위기를 맞았다. 4세트 들어 대한항공은 가스파리니의 공격을 줄이고 센터 진상헌을 비롯해 다른 선수의 공격 비중을 늘렸다. 13-12로 역전시킨 뒤 리드를 허용하지 않고 승리를 굳혔다. 에이스 가스파리니에게 의존하지 않고도 대한항공은 공격을 풀 수 있었다. 가스파리니는 4세트 후반 승리를 확정 지어야 할 때 다시 힘을 냈다.

현대캐피탈의 공격은 확실히 분산되지 못했다. 최태웅 감독은 경기 전 "톤의 리시브 부담을 줄이고 공격을 살려보겠다"고 말했지만, 톤은 최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톤은 2세트부터 코트에 등장하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의 공격은 문성민에게 집중됐다. 신영석과 최민호가 중앙에서 힘을 보탰지만, 한쪽 날개를 잃은 현대캐피탈은 뒷심이 부족했다.

최 감독은 "톤을 대체해 다른 선수를 영입하더라도 전력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고 분위기 반전 정도를 노릴 수 있을 것"이라며 일단 톤과 함께 시즌을 치르겠다고 말했다. 문성민은 혼자 22점을 내면서 분전했지만 부족했다. 문성민은 4세트 후반 체력이 떨어진 듯 연이어 범실을 저질렀다. 톤이 부활하지 않는다면 문성민의 맹활약에도 힘이 실리지 않을 수밖에 없다. 

시즌 개막부터 두꺼운 선수층 때문에 우승 후보로 꼽혔던 대한항공이 시즌이 후반으로 흐를수록 예상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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