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디자이너 김종래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지난해 두산 베어스는 선발 야구의 힘을 유감없이 펼쳤다. 프로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두산은 선발투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에서 20.12를 기록했다. 13.93으로 2위에 오른 KIA와 비교해도 차이가 컸다. 3위 NC 13.85, 4위 넥센 12.06, 5위 SK 10.78로 뒤를 이었다.

더스틴 니퍼트-마이클 보우덴-장원준-유희관으로 구성된 '판타스틱4'의 활약이 컸다. 네 선수는 경기당 평균 6이닝을 던지면서 선발투수로서 소임을 다했고, 모두 15승을 이루며 두산이 1995년 이후 21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부상 등을 이유로 3선발까지 꾸리기도 벅찼던 다른 팀과 비교하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성적이다.

올 시즌 판타스틱4에 맞설 팀으로 KIA와 LG가 꼽힌다. KIA는 헥터 노에시와 재계약하고, FA 양현종을 잡으면서 원투 펀치를 지켰다. 새로 영입한 팻 딘의 활약 여부가 전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LG는 헨리 소사, 데이비드 허프와 재계약을 마치고, FA 차우찬을 95억 원에 영입하면서 선발 마운드를 다졌다. 류제국까지 포함해 검증된 선발투수 4명을 갖춰 안정적이라는 평이다.

▲ 두산 베어스 '판타스틱4' 더스틴 니퍼트, 장원준, 마이클 보우덴, 유희관(왼쪽부터) ⓒ 곽혜미, 한희재 기자
◆ 두산 - '판타스틱4' 재가동, 안정감 무기

두산은 판타스틱4를 재가동한다. 니퍼트와 재계약이 남아 있지만, 최종 조율 단계다. 보우덴은 지난달 12일 연봉 110만 달러에 도장을 찍었다.

안정감이 무기다. 니퍼트는 올해로 KBO 리그에서 7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베테랑이다. 장원준은 7시즌 연속, 유희관은 4시즌 연속 10승을 이루며 꾸준히 활약했다. 2번째 시즌을 맞이한 보우덴만 잘 버티면 지난 시즌만큼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운용할 수 있다.

▲ KIA 새 외국인 투수 팻 딘
◆ KIA - 확실한 원투 펀치, 팻 딘만 버티면

KIA는 헥터와 양현종의 몫이 크다. 헥터는 지난해 리그에서 가장 긴 206⅔이닝을 던지며 15승 5패 평균자책점 3.40으로 호투했다. WAR는 6.64를 기록해 시즌 MVP이자 WAR 5.97로 투수 부문 2위에 오른 니퍼트에 앞섰다. 3위는 메릴 켈리(SK) WAR 5.95, 4위는 양현종 WAR 5.69였다. 원투 펀치 WAR만 보면 KIA가 두산에 앞섰던 셈이다. 

새로 영입한 외국인 투수 팻 딘이 빠르게 리그에 적응하는 게 관건이다. 팻 딘은 마이너리그에서 7시즌을 보내면서 154경기 51승 57패 평균자책점 4.12를 기록했다. 구속은 140km 초,중반대로 빠르진 않지만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고 제구력이 좋다는 평을 받았다. 

문제는 3선발 이후다. 윤석민은 지난달 오른쪽 어깨에 웃자란 뼈를 제거하기 위해 수술대에 올라 전반기에는 복귀하기 어렵다. 윤석민이 돌아오기 전까지 팻 딘이 버텨야 선발 로테이션을 구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류제국(왼쪽)과 차우찬 ⓒ 한희재 기자
◆ LG - 허프 잡고, 차우찬 가세…'어메이징 4'될까

LG는 소사, 허프와 일찍이 재계약을 마쳤다. 소사와 허프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소사 2경기 12⅓이닝 무실점, 허프 3경기 21이닝 평균자책점 2.14로 호투하며 재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FA 대어 차우찬을 영입하면서 선발 마운드를 높이기 위해 공을 들였다. 차우찬은 새 안방인 잠실에서 지난 2시즌 동안 5경기 3승 평균자책점 2.19로 호투했다. 류제국은 경기마다 큰 기복을 줄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 조상우 ⓒ 한희재 기자
◆ 넥센 - 조용한 강자, 조상우·한현희 복귀 관건

넥센은 화려하지 않지만 강했다.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교체한 가운데 선발 WAR 4위에 올랐다. 지난해 신인왕 신재영이 WAR 5.08로 기대 이상의 투구를 펼친 덕이 컸다. 일본 무대에 도전했다가 쓴맛을 보고 7월 말 넥센으로 돌아온 앤디 밴헤켄은 12경기에서 7승 3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하며 에이스의 가치를 증명했다.

올해는 밴헤켄과 신재영이 중심을 잡고, 새 외국인 투수 션 오설리반이 가세한다. 오설리반은 시속 150km 초반대 빠른 공과 싱커, 슬라이더를 주로 던진다. 부상 복귀를 앞둔 조상우와 한현희는 불펜이 아닌, 선발로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힘 있고 빠른 공을 던지는 두 선수까지 기량을 발휘한다면 넥센이 신흥 강팀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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