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베일을 벗은 '미씽나인'. 제공|SM C&C
[스포티비스타=김정연 인턴기자] MBC의 2017년 상반기 야심작 '미씽나인'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한국판 '로스트'다"고 지적받았던 것과 달리, '섬'이라는 소재를 제외하고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지난 18일 첫 방송된 MBC 새 수목드라마 '미씽나인'(극본 손황원, 연출 최병길)은 비행기 사고로 조난된 9명의 무인도 생존기를 담은 드라마로, 이 과정에서 인간의 이성과 본능 사이에서 갈등과 다양한 인간군상을 그리며 미스테리를 추적해간다.

'미씽나인'은 제작단계부터 미국 드라마 '로스트'와 비교됐다. '로스트'는 지난 2004년 시즌1부터 2010년 시즌6을 끝으로 종료된 인기 드라마다. 한국 배우인 김윤진이 출연해 화제를 모은 드라마이기도 하다. '로스트'는 정체불명의 섬에 비행기 사고로 추락한 48명의 승객들이 섬에서 탈출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 과정에서 섬에 살고 있는 괴생물체와의 대결 등 여러 사건이 주 내용을 이룬다.

▲ 흡인력 있는 스토리로 눈길을 끈 '미씽나인'.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본 '미씽나인'은 '로스트'와는 다른 전개로 흘러갔다. '미씽나인'은 섬 자체보다는 9명의 생존자 각각에 얽힌 사연에 집중했다. 이에 대해 최병길 PD는 지난 12일이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무인도는 극의 주요 무대지만 전부는 아니다. 단지 9명과 현실을 격리시키는 장치"라고 선을 그었다. 이를 입증하듯, 1회는 현재와 과거, 대과거의 시점변화를 통해 9명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흘러 비행기 추락까지 도달했다.

'로스트'는 비행기 추락이라는 현재 재난 상황에 대처하는 여러 사람들의 태도가 중심이 되는 반면 '미씽나인'은 이미 비행기 추락 사고가 과거시점에 일어난 일로 그려지고 있다. 1회는 현재 시점으로, 기억을 잃은 라봉희(백진희 분)가 '레전드 전용기 추락사고'의 유일한 생존자로 귀국하며 이야기가 시작됐다. 여기에서 과거를 회상하며 추락 당시 모습으로 시점변화가 일어났다. 이처럼 두 드라마는 시점에 있어서도 차이점이 있다.

또 '미씽나인'은 '로스트'와 같은 미스테리 스릴러 장르에 휴머니티와 유머도 녹여냈다. 아직 전부를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로스트'보다는 코믹적 요소가 가미돼 밝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여기에 향후 전개에서는 러브라인을 비롯한 각종 인간관계들이 얽히고설키며 다양한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여기에서 '로스트'와 소재적 동일성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세간의 우려와 달리 '미씽나인'은 안정된 전개 속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향후 전개가 더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여러 장르가 섞인 만큼, 자칫하면 극의 큰 줄기를 잃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 야심차게 극의 포문을 연 '미씽나인'이 용두사미가 되지 않고, 첫 의도대로 전하려는 메시지를 끝까지 가져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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