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찬성은 다음 달 5일 데니스 버뮤데즈와 경기한다. 3년 6개월 만에 옥타곤 복귀전이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내 특기는 레슬링. 정면을 노린다. 힘이 빠지게 만들겠다. 포기하게 하겠다. 정찬성은 나와 경기에서 어려운 시간을 보낼 것이다."

데니스 버뮤데즈(28, 미국)가 다음 달 5일 만나는 '코리안 좀비' 정찬성(29, 코리안 좀비 체육관)에게 날린 경고장이다. 레슬링으로 괴롭히겠다고 위협했다.

버뮤데즈는 정통 레슬러 출신 파이터. 168cm 작은 키를 공격적인 레슬링에 활용한다. 고등학교 시절이던 2000년 레슬링에 입문해 112번 이기고 23번 졌다.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레슬링 디비전 1에선 22위까지 올랐다. 2009년 종합격투기로 전향해 21전 16승 5패를 기록했다. 20일 현재 UFC 페더급 랭킹 9위다.

정찬성은 2009년 일본 센고쿠에서 가네하라 마사노리의 레슬링에 고전했다가 0-3 판정으로 진 쓰린 기억이 있다. 게다가 3년 6개월 공백으로 떨어진 실전 감각과도 싸워야 한다. 2013년 조제 알도와 타이틀전 이후 1,281일 만에 출전인데 상대 버뮤데즈는 182일 만에 경기다.

이런 이유로 미국 도박사들은 정찬성의 열세를 점친다. 파이트오즈(fightodds.io)에 따르면 세계 도박 사이트 세 곳 모두 정찬성을 언더독으로 봤다. 20일 오전 현재 정찬성의 평균 배당률이 2.35배로 언더독, 버뮤데즈가 1.74배로 톱 독이다.

하지만 정찬성은 승리를 자신한다. 버뮤데즈의 레슬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대비책이 마련돼 있다. 오랜 기간 공백 염려도 없다.

최근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상대가 버뮤데즈라는 게 경기를 받아들인 가장 큰 이유다. 내가 지난 3년 동안 훈련해 온 내용들을 시험할 수 있는 상대"라며 "UFC에는 레슬러가 너무 많다. 레슬러라고 피하면 안 된다. 버뮤데즈 정도 선수를 피해서도 안된다. 어차피 선수 생활을 하다 보면 한 번쯤 만날 선수 아닌가"라고 말했다.

▲ 길영복(위)은 지난해 9월 TFC에서 윤태승(아래)을 끈덕진 레슬링으로 잡았다. 데니스 버뮤데즈와 경기 스타일과 체격 조건이 비슷해 정찬성에게 큰 도움이다. ⓒ곽혜미 기자

정찬성은 "(길)영복이 형의 레슬링이 큰 도움이다. 영복이 형이 버뮤데즈와 신체 조건이 비슷하다. 이번에 (미국으로) 같이 간다. 경기에서 내가 잘못하는 점이 있으면 지적해 줄 것이다. 많은 도움이 되리라 본다"고 밝혔다.

길영복은 정찬성과 같은 코리안 좀비 체육관 소속으로 TFC 페더급에서 활동한다. 지난해 9월 TFC 데뷔전에서 윤태승을 꺾고 6연승을 달렸다. 레슬러 출신으로 상대를 테이크다운 하고 톱 포지션에서 압박하는 능력이 강하다. 2005년 퍼시픽국제오픈레슬링대회에 자유형 66kg급 한국 대표로 출전해 우승했다. 정찬성의 말대로 키가 170cm라 버뮤데즈와 비슷하다.

길영복은 가상의 버뮤데즈로 낙점 받아 정찬성과 스파링에 한창이다. 미국에서도 함께한다. 21일 정찬성과 함께 출국한다. 현지에서 훈련을 돕고 경기에선 세컨드로 선다. 김두환(코리안 탑팀)도 세컨드 자격으로 동행한다. 지난 UFC 경기에서 서두원, 이재선 관장과 함께했던 정찬성이 홀로서기로 나서는 첫 경기이기 때문에 가장 믿을 수 있는 두 선수를 선택했다.

정찬성은 버뮤데즈와 경기에 승리가 절실하다. 버뮤데즈와 경기가 끝나면 UFC와 계약 한 경기가 남아 재계약 협상 테이블을 차린다.

UFC는 정찬성의 흥행력을 인정하면서도, 긴 공백으로 기량이 떨어진 게 아닌지 내심 우려한다. 버뮤데즈와 경기를 주시하겠다는 자세다.

정찬성은 경기 감각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알도와 타이틀전이 좋은 이유가 그때 운동량을 기억하기 때문에 지금 그 정도를 하지 않으면 스스로 만족을 못한다. 3년 동안 하루하루를 지옥처럼 훈련했다. 실전 공백은 걱정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무조건 승리를 원한다. 우스갯소리로 물어뜯어서라도 이길 생각이다. KO가 나올지, 서브미션 승리가 나올지 모른다. 하늘에 달렸다. 하지만 목표는 같다. 무조건 이긴다"고 다짐했다.

UFC 파이트 104는 다음 달 5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토요타 센터에서 열린다. 정찬성의 복귀전에 앞서 코메인이벤트에선 멕시코 미녀 파이터 알렉사 그라소가 펠릭스 헤릭을 상대로 옥타곤 2연승과 10전 전승에 도전한다.

UFC 파이트 나이트 104는 SPOTV가 다음 달 5일 오후 12시부터 생중계한다.

UFC 파이트 나이트 104 대진

[페더급] 데니스 버뮤데즈 vs 정찬성
[여성 스트로급] 알렉사 그라소 vs 펠리스 헤릭
[라이트헤비급] 오빈스 생프루 vs 얀 블라코비츠
[라이트급] 에반 던햄 vs 에이블 트루히요
[헤비급] 저스틴 레뎃 vs 디미트리 소스노브스키
[헤비급] 아담 밀드테드 vs 커티스 블레이더스
[페더급] 채스 스켈리 vs 크리스 그루에제메커
[라이트급] 제임스 빅 vs 조니 케이스
[라이트헤비급] 카일리 라운트리 vs 다니엘 졸리
[웰터급] 셸던 웨스콧 vs 알렉스 모로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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