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금토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극본 김은숙, 연출 이응복, 이하 ‘도깨비’)는 김은숙 작가의 탄탄한 대본, 이응복 PD의 연출, 배우 공유 이동욱 김고은 유인나 등의 열연으로 안방극장을 완벽하게 장악했다. 이 가운데, 신스틸러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며,  ‘도깨비’ 열풍에 힘을 보탰다.

김민재와 김소현은 공유와 함께 ‘도깨비’의 화려한 포문을 열었다. 고려시대 왕과 여왕으로 등장한 두 사람은 안정적인 연기력을 바탕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고려시대 무사 김신(공유 분)이 도깨비가 되는 과정에서 김민재는 간신의 이간질에 넘어가 질투에 눈 먼 어린 왕 왕여의 감정을 잘 표현했다. 김소현 역시 왕과 오라버리 김신 사이에서 설 수밖에 없었던 김선의 감정을 애틋하고 단호한 눈빛으로 완성했다.

저승사자(이동욱 분)와 써니(유인나 분)의 전생이기도 한 두 사람은 후반부 또 한 번 등장했다. 김민재와 김소현은 서로에 대한 애틋함과 애정을 드러내는가하면, 오해로 멀어지게 되는 감정들을 화면 속에 완벽하게 그려내며 저승사자와 써니의 사랑이야기에 힘을 더했다.

도깨비 가신 유덕화 역으로 열연을 펼친 육성재의 존재감도 찬란했다. 육성재는 철없지만 사랑스럽고 해맑은 재벌 3세 유덕화를 능청스럽게 소화했다. 또한 공유 이동욱과 ‘공동재 케미’를 발산하며 웃음을 선사했다. 공유와 이동욱을 “삼촌”이라고 부르는가하면, 술에 취해 나무에 꽃을 피우는 공유를 혼내는 모습으로 깜찍한 매력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육성재는 ‘신’에 빙의된 유덕화 캐릭터를 완벽하게 그려내며 감탄을 자아냈다. 숨겨진 카리스마를 발산한 그는 “신은 질문하는 자이고, 운명은 내가 던지는 질문일 뿐. 답은 그대들이 찾아라”라는 명대사를 남기기도 했다.

삼신할매 이엘도 있다. 할머니 분장에서 젊은 여인의 모습까지. 다채로운 모습으로 존재감을 뽐냈다. 도깨비 신부 지은탁이 세상에 태어날 수 있도록 지은탁의 엄마 지연희(박희본 분)에게 “생사를 오가게 되면 간절히 빌어”라는 조언을 건네거나, 도깨비 김신에게는 “네가 무로 돌아가지 않으면 은탁이가 죽어”라는 사실을 일깨워줬다.

또한 왕비를 잃고 그리워하며 피폐해진 삶을 살아온 왕여에게 반지를 받아, 현생의 저승사자와 써니가 다시 만날 수 있도록 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이엘은 안정적인 연기력과 카리스마로 매력적인 삼신할매의 모습을 그려내며 제몫을 톡톡히 했다. 지은탁을 괴롭힌 교사에게 빨간 슈트를 입고 일침을 가하는 신도 훌륭했다. 

김병철과 조우진도 빼놓을 수 없다. 왕여를 부추겨 김신과 그의 가족을 역적으로 몰아 죽음을 맞게 한 간신 역의 김병철은 독특한 말투와 카리스마로 안방극장을 장악했다. 특히 김선과 대립신에서 보여준 무자비함과 900년 뒤 악귀로 나타나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김병철은 공유에 밀리지 않는 포스를 드러내며, 극의 몰입감을 높였다. 또한 후반부 도깨비 김신과 지은탁의 운명적인 사랑에 위기감을 고조시키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 비서 조우진도 맹활약했다. 그는 ‘도깨비’에서 도깨비 가신이자 유신우 회장의 손자 유덕화(육성재 분)를 보필하는 인물. 조우진은 철부지 유덕화가 좋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가하면, 도깨비 김신이 벌여놓은 자동차 사고 등의 뒤처리를 하며 매력적인 캐릭터를 완성했다. 또한 지은탁의 이모로부터 보험금을 되찾는데 도움을 주거나 도깨비 부하에게 “전생에 나라를 구하셔서요”라는 명대사를 남기며 극의 재미를 높였다.

이 밖에도 도깨비 신부 엄마 박희본, 도깨비의 질투를 부른 남자 정해인, 도깨비 가신 김성겸을 비롯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 귀신들까지. 역할을 떠나 제몫을 톡톡히 해낸 배우들덕에 ‘도깨비’ 마법이 제대로 완성될 수 있었다. 미친 존재감으로 웃고 울린 신스틸러들의 활약은 ‘도깨비’를 더욱 찬란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