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이스 판 할 전 맨유 감독(왼쪽)과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

[스포티비뉴스=조형애 기자] '위르겐 클롭은 리버풀의 명가 재건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고, 루이스 판 할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답지 않은 성적을 보이다가 FA컵 우승으로 그나마 남은 자존심을 지키고 물러났다.' 리버풀의 클롭과 맨유의 판 할에 대한 축구 팬들과 전문가들의 평은 대체로 이렇다.

'성공적' 클롭과 '실패작' 판 할. 극명하게 평가가 엇갈리는 두 감독이지만 기록상으로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25일(이하 한국 시간) 영국 매체 미러는 '현재 클롭과 판 할의 기록은 완벽하게 같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그렇다. 브랜든 로저스 감독 후임으로 2015년 10월 초 리버풀 감독에 오른 클롭은 81경기를 마친 현재 승률 50.6%를 기록하고 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이후 맨유 감독에 부임한 판 할 역시 81경기까지 승률이 50.6%다. 다른 것이 있다면 판 할이 진 2경기를 클롭은 무승부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81경기째 승률 비교>

클롭의 리버풀 - 50.6% (41승 24무 16패)

판 할의 맨유 - 50.6% (41승 22무 18패)

클롭은 2015-16 시즌 9라운드 토트넘 핫스퍼전부터 지휘봉을 잡았다. 리그 10위(3승 3무 2패, 승점 12점)에서 시작한 클롭의 리버풀은 시즌을 8위(16승 12무 10패, 승점 60점)로 마쳤다. 클롭 부임 이후 기록만 보면 13승 9무 8패다. 2016-17 시즌 들어서는 초반부터 선두 경쟁에 뛰어들며, 22라운드를 마친 현재 4위(13승 6무 3패, 승점 45점)에 올라 있다. FA컵과 EFL컵(풋볼리그 컵) 우승 희망도 살아 있다.

2014-15 시즌부터 두 시즌 동안 맨유를 지휘한 판 할은 부임 첫해 4위(20승 10무 8패, 승점 70점)를 기록했다. 2015-16 시즌은 중반 이후 내내 4~6위권을 머물다  5위(19승 9무 10패, 승점 66점)를 차지했다.


차이는…'색깔' 보여 준 클롭과 '무채색' 판 할

미러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클롭이 잘한 게 아니라고 생각지는 않는가, 판 할이 세계가 추정하는 것처럼 최악은 아니라는 것을 나타내지는 않나'라는 질문을 던졌다.

클롭의 리버풀은 사실 지난 시즌 들쑥날쑥했다. 3연승을 넘는 연승 행진을 하지 못했고, 20라운드부터 24라운드까지는 '퐁당퐁당'으로 졌다. 결과적으로도 아주 우수한 성적은 아니다. 늘 약점으로 꼽히는 수비력은 여전히 문제로 남았다. 때문에 예상치 않은 시점에 승점을 까먹기도 했다. 하지만 판 할의 맨유와 차이가 있다. 클롭이 리버풀에 빠르게 입힌 색깔과 경기력이다. 클롭의 리버풀에 호평이 많은 건 그라운드에서 펼친 경기력일 가능성이 크다.

클롭은 리버풀 부임 후 첫 승리를 세 번째 경기 만에 따냈다. 원정에서 3-1로 첼시를 꺾었다. 주제 무리뉴 당시 첼시 감독을 벼랑 끝으로 몬 뒤 클롭은 맨체스터 시티마저 4-1로 잡았다. 끝없이 펼쳐지는 압박과 빠른 스피드는 클롭의 축구 방식을 그대로 반영했다. 약 팀에 덜미를 잡히는 일이 꽤 있었지만, '빅4'를 상대해 밀리지 않는다는 믿음과 기대가 생겼다. 그리고 올 시즌 그 기대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사실 '명장' 알렉스 퍼거슨 감독 이후 맨유 지휘봉을 잡는다는 것은 '독이 든 성배'를 드는 것과 같다. 성적도 경기력도 과거의 명성에 걸맞아야 하는 부담이 있다. 판 할은 충분한 투자를 받았다. 하지만 경기력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무채색' 판 할은 결국 2015-16 시즌 내내 경질설에 시달리다 쓸쓸히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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