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취재 김민경 기자, 영상 정찬 기자] "더 잘할 수 있는 선수가 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세터 김광국(30, 우리카드)은 지난 2시즌 동안 팀이 최하위에 머물 때 가장 많은 비난을 받았다. 경기력을 평가할 때 그의 이름이 가장 많이 불렸고, 스스로도 답답했지만 돌파구를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

김광국은 "배구 실력이 정체, 아니 오히려 더 떨어진 거 같았다. 그때도 열심히는 했다. 팀 훈련이나 개인 훈련을 많이 했는데도 마음같이 잘 안됐다. 너무 못하니까 욕도 많이 들었다. 주변 사람들, 가족들에게 미안했다. 아버지께도 죄송하고 그만하고 싶다는 마음이 지난해 가장 많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에 은퇴를 고민했지만, 가족은 김광국이 다시 배구공을 잡을 수 있도록 힘을 줬다. 봄 배구를 해보고 선수 생활을 마치고 싶은 마음도 컸다.

"봄 배구를 계속 꿈꿔 왔다.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장 큰 목표다. 은퇴하기 전에 한번은 좋은 성적을 내고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제가 프로 8년째인데 아직 봄 배구를 한번도 못했다. 저희 팀 창단했을 때부터 계속 응원해 주신 분들이 많다. 그분들께 죄송했다."

▲ 김광국 ⓒ 한희재 기자
해답은 훈련이었다. '빠른 배구'를 목표로 토스 올리는 동작부터 다 바꿨다.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우리 팀 훈련의 중심은 김광국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공들여서 훈련을 시켰다. 외부에서 유능한 세터 출신 코치까지 영입해서 훈련했다"며 지난 시즌과 다를 거라고 예고했다.

훈련 효과를 톡톡히 봤다. 김광국은 28일 현재 세트당 세트 11.276개로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세터가 중심을 잡으면서 우리카드도 상승세를 탔다. 우리카드는 14승 11패 승점 44점으로 3위에 올라 있다. 

비 시즌 동안 고생한 보람이 있는지 물었다. 김광국은 "훈련량이 제가 가장 많았다. 그때 힘들다는 생각은 안 했고, 잘하고 싶었다. 많이 해서 잘할 수 있다면 더 많이 하고 싶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다. 지금 저희 팀 성적이 잘 나오고 있어서 보상받는 기분이다. 조금 더 열심히 했으면 더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 아쉬움은 늘 남는다"고 했다.

실력이 늘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김광국은 "저나 다른 선수들이나 배구를 10년에서 15년 넘게 했다. 몇 개월, 1년 만에 크게 바뀌거나 실력이 향상된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 최홍석과 김광국(오른쪽) ⓒ 한희재 기자
김상우 감독의 믿음이 큰 힘이 됐다. 김광국은 "지난해 가장 성적이 안 좋았다. 그런데도 감독님께서 믿고 저를 더 많이 훈련 시키고 경기에 뛰게 하려고 믿어 주셨다. 그 믿음에 많이 보답하고 싶었고, 조금 더 잘해서 감독님을 조금 더 기쁘게 해 드리고 싶다"고 고백했다.

코트 안에서 내리는 결정은 온전히 김광국의 몫이다. 그는 "감독님께서 경기 때 저한테 많이 맡기신다. 연습 과정에서는 감독님께서 주문한 걸 경기에서 제 생각대로 풀 수 있도록 맡기신다. 연습한 걸 생각하면서 응용하고 플레이하려 한다"고 말했다.

공격수를 고르게 활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김광국은 "감독님께서 구질이나 토스는 말씀 안 하신다. 볼 배분은 너무 한 쪽에 몰리지 않게 골고루 나누는 걸 선호하신다"며 볼 배분을 신경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충의 봄'을 맞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김광국은 "한 경기로 순위가 바뀔 수 있어서 한 경기 한 경기 결승이라 생각하고 뛰어야 할 거 같다. 순위 싸움이 너무 치열해서 힘들지만, 저희가 끝까지 무너지지 않고 지금처럼 끈질기게 한다면 좋은 일이 있을 거 같다. 최선 다해서 좋은 성적으로 팬들 앞에 당당하게 서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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