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취재 김민경 기자, 영상 정찬 기자] "제가 봐도 선수들이 코트에서 재미있게 배구를 한다." 

최하위에 머물며 경기에서 이겨도 마음껏 웃지 못했던 지난 시즌과 다르다. 올 시즌 봄 배구를 목표로 똘똘 뭉친 우리카드 선수들의 표정은 몰라보게 밝아졌다. 우리카드는 14승 11패 승점 44점으로 3위에 올라 있다. 주장 최홍석(29, 레프트)을 중심으로 '변화'를 위해 노력한 결과다.

주장과 에이스로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최홍석은 28일 현재 공격 성공률 55.47%를 기록하며 공격 종합 2위에 올라 있다. 고질적인 무릎 통증을 안고 있어 지난 시즌까지 기복이 심했지만, 올 시즌은 크리스티안 파다르(21)와 함께 꾸준히 공격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홍석은 "다른 시즌보다 올 시즌 몸 상태가 괜찮다. 시즌 들어오기 전에 선수들끼리 정말 연습 많이 했다. 저는 물론이고 다른 선수들도 연습을 토대로 자신감도 얻고 몸 상태도 많이 좋아진 거 같다"고 설명했다.

▲ 최홍석 ⓒ 한희재 기자
'나'보다 '우리'의 변화를 강조했다. 최홍석은 "봄 배구를 올해는 꼭 해보자고 다 같이 목표를 두고 하고 있어서 잘되는 거 같다. (예전에는) 한 경기 이기는 게 힘들었는데, 이기는 경기를 많이 하다 보니까 선수들이 자신감 있게 더 좋은 경기를 하는 거 같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는 승부처에서 미흡했다. 저희 스스로 무너지는 경기를 정말 많이 했는데, 올해도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많이 좋아졌다. 힘들고 어려울 때, 팽팽할 때 차고 나가는 힘이 확실히 좋아졌다. 지고 있더라도 조금만 더 하면 이길 수 있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주장을 맡은 이후로 코트에서 더 책임감 있게 공을 때리고 있다. 최홍석은 "코트에서 버텨야겠다는 생각을 혼자 하곤 하는데, 제가 안 무너지려고 한다. 코트에서 버티면 그만큼 선수들이 잘하니까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터 김광국(30)은 "(최)홍석이가 주장을 맡아서 저희가 잘하고 있는 거 같다. 저보다 한 살 어리지만, 홍석이가 원하는 대로 다 들어주려고 하고 있고, 따라가려고 한다. 은퇴할 때까지 쭉 주장을 했으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 최홍석 ⓒ 한희재 기자
김광국의 말을 전해 들은 최홍석은 "주장이 궂은일이 조금 있다. 선수들 앞에 서야 하고, 감독님 코치님들과 대화도 많이 해야 한다. 그래서 (김)광국이 형이 저한테 떠넘긴 거 같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광국이 형이 주장을 한번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답하며 웃었다.

주장의 무게를 덜어 주는 동료가 누군지 물었다. 최홍석은 "형들이 많이 도와준다. (김)광국이 형, (박)상하 형, (안)준찬이 형까지 분위기가 안 좋다 싶으면 형들이 많아 나서 줘서 편하게 하고 있다"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이어 "(신)으뜸이 형은 장난기가 심하다"며 분위기 메이커로 꼽았다.

설 연휴인 29일 우리카드는 구미에서 KB손해보험과 5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결혼하고 맞이하는 첫 설에 가족과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느낄 법했다. 최홍석은 "경기가 있어서 가족과 보내기 힘들지만, 마음으로나마 함께하고 싶다. 아내는 친정에서 보낼 거 같다. (아내가) 혼자 잘 이겨내 주고 있는데 힘든 내색 안 해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

가족과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봄 배구를 향한 각오를 다졌다. 최홍석은 "어떻게든 끝까지 배구를 오래오래 하는 게 좋은 거니까. 제가 6시즌째 뛰는데 봄 배구 하는 팀을 보면 늘 '우리도 저런 큰 무대에서 마지막까지 경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올해는 꼭 장충에서 봄을 맞이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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