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영상 장아라 기자·글 김건일 기자]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는 '코리안 좀비' 정찬성(29, 코리안 좀비 MMA/㈜로러스 엔터프라이즈)의 열렬한 팬이다.

옥타곤 데뷔 후 3경기에서 보너스를 쓸어 담은 정찬성의 화끈한 경기력을 좋아한다. 2010년 UFC 113 계체에선 정찬성을 상징하는 '코리안 좀비' 티셔츠를 입었다. 정찬성이 복귀전를 앞두고 등장 곡을 크랜베리즈가 부른 좀비(Zombie)에서 다른 노래로 바꾸려 하자 이를 막았다. '특별 관리 대상자'인 셈이다.

화이트 대표는 5일(이하 한국 시간) 정찬성의 복귀전 승리에 잔뜩 들떴다. 정찬성이 미국 휴스턴 토요타 센터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04 메인이벤트에서 데니스 버뮤데즈(30, 미국)를 1라운드 2분 49초 만에 KO로 잡자 트위터에 "코리안 좀비가 돌아왔다!!!"라고 적었다.

▲ 정찬성은 3년 6개월 만에 복귀전을 1라운드 2분 49초 만에 어퍼컷 KO 승리로 장식했다.

화이트 대표는 대회가 끝나고 정찬성을 만나 "널 다시 보게 돼 기쁘다"고 힘차게 포옹했다.

화이트 대표는 정찬성이 3년 6개월 만에 경기에서 링 러스트(긴 공백기로 잃어버린 실전 감각과 저하된 실력)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을 크게 놀라워했다.

정찬성에게 "무하마드 알리를 알고 있나"라고 물어보면서 "3년 넘게 쉬고 돌아와서 너처럼 싸웠다. 거친 상대 버뮤데즈를 만나 쉽지 않은 경기였는데 훌륭했다"고 칭찬했다.

알리는 병역 거부로 3년 동안 링에 서지 못했다가 1974년 복귀해 조지 포먼을 8라운드에 KO로 잡는 이변을 일으켰다. 당시 알리가 32세로 노장이었다는 점과 포먼이 40연승 KO 36회로 상승세였다는 점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승리였다. 당시 도박사들의 배당은 1-9로 알리의 절대적인 열세였다.

정찬성은 2013년 8월 조제 알도와 타이틀전 패배를 끝으로 병역을 해결하기 위해 옥타곤을 떠났다. 서초구청에서 사회 복무 요원으로 근무하는 동안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양쪽 어깨를 수술하고 긴 시간을 체육관에서 보냈다. 약점이었던 레슬링과 스텝을 보완하기 위해 특히 노력했다.

▲ 고 무하마드 알리는 3년의 공백을 뚫고 1974년 복귀해 조지 포먼에게 이겼다.

복귀를 앞두고 경기 감각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알도와 타이틀전이 좋은 이유가 그때 운동량을 기억하기 때문에 지금 그 정도를 하지 않으면 스스로 만족을 못한다. 3년 동안 하루하루를 지옥처럼 훈련했다. 실전 공백은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찬성은 5일 복귀전에서 페더급 최다 테이크다운 성공 기록 보유자인 버뮤데즈의 테이크다운에 한 차례도 걸리지 않았다. 통산 13승 가운데 11번을 피니시로 만든 저격수답게 카운터펀치 타이밍을 포착하는 능력이 살아 있었다.

미국 방송 폭스스포츠에서 경기를 중계한 브라이언 스탠 해설 위원은 "믿기지 않는 승리다. 그렇게 오래 떠나 있었는데 믿어지지 않는다. 테이크다운 방어에 물이 올랐다. 카운터도 마찬가지"라고 혀를 내둘렀다.

화이트 대표는 잔뜩 격양된 자세로 정찬성에게 "대단했다. 한국에 다시 가겠다"고 말했다. 정찬성은 영어로 "고맙다(Thank you)"고 화답했다.

정찬성은 백스테이지 인터뷰에서 "정말 좋게 끝나서 다행이다. 원래 넘어지지 않고 5라운드 판정만 보고 있었다. 옥타곤 복귀만 기다리고 있었다. 레슬링, 스텝을 중점적으로 연습했다"며 "붙여 주는 대로 누구든 싸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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