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찬성은 지난 5일 데니스 버뮤데즈를 꺾어 UFC 페더급 9위로 랭킹에 들어왔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두 명의 한국인 파이터가 UFC의 같은 체급 랭킹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9일(이하 한국 시간) '코리안 좀비' 정찬성(29, 코리안 좀비 MMA/㈜로러스 엔터프라이즈)과 '코리안 슈퍼 보이' 최두호(25, 부산 팀 매드/사랑모아 통증의학과)가 챔피언과 톱 15로 구성된 16명의 페더급 랭킹에 들었다. 처음으로 '한 체급, 두 한국 파이터 시대'가 열렸다.

지난 5일 3년 6개월의 공백을 깨고 UFC 파이트 나이트 104 메인이벤트에서 데니스 버뮤데즈를 1라운드 어퍼컷으로 쓰러뜨린 정찬성은 9위로 랭킹에 진입했다. 원래 9위였던 버뮤데즈를 11위로 끌어내렸고, 버뮤데즈의 자리를 빼앗았다. 정찬성이 랭킹에 들어와 최두호는 11위에서 12위로 한 계단 내려갔다.

UFC 페더급 랭킹

챔피언 조제 알도
잠정 챔피언 맥스 할로웨이
2위 프랭키 에드가
3위 히카르도 라마스
4위 컵 스완슨
5위 제레미 스티븐스
6위 앤서니 페티스
7위 찰스 올리베이라
8위 야이르 로드리게스
9위 정찬성 * 새로 진입
10위 브라이언 오르테가
11위 데니스 버뮤데즈 ▼2
12위 최두호 ▼1
13위 머사드 벡틱
14위 대런 엘킨스 ▼1
15위 헤난 바라오 ▼1

본격적인 선의의 경쟁이 시작된다. 정찬성은 다음 경기에서 상위 랭커를 이기고 바로 타이틀 도전권을 받겠다는 청사진을 그린다. 최두호는 3연승 뒤 1패의 충격에서 빠져나와 부족하다고 느꼈던 기술과 체력을 보완하고 다시 정상으로 향한다.

정찬성은 지난 8일 UFC 한국 홈페이지와 인터뷰에서 "귀국 후 최두호와 연락을 주고받았다"며 "같이 잘하자고 얘기했다. 그래야 하는 위치고 우리 둘은 그런 관계"라고 말했다.

▲ 최두호는 2015년 11월 UFC 서울 대회에서 샘 시실리아에게 펀치 TKO승을 거뒀다.

정찬성과 최두호는 재미를 보장하는 파이터들이다. UFC 맏형 '스턴건' 김동현도 "사실 나 역시 정찬성, 최두호처럼 투혼 넘치게 싸우는 경기를 좋아한다. 한국 격투기에 꼭 필요한 선수들"이라고 평가한다.

정찬성은 UFC에서 4승 1패 전적을 쌓았다. KO승 두 번, 서브미션 승 두 번이다. 5경기에서 5번의 보너스를 받았다. 최두호의 옥타곤 전적은 3승 1패. 3승을 모두 1라운드 펀치 TKO로 따냈다. 4경기에서 3번의 보너스를 받았다. 판정패한 컵 스완슨과 경기는 UFC 2016년 올해의 경기로 뽑혔다. 좀비와 슈퍼 보이 모두 나왔다 하면 명승부를 펼치고, 명장면을 연출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는 둘을 아낀다. 지난해 12월 UFC 206에서 최두호를 따로 불러 "너를 주목하고 있다. 널 위한 프로모션을 미국 로스앤젤레스부터 점점 확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지난 5일엔 승리한 정찬성을 포옹하면서 "오랜 공백에도 대단하다. 곧 한국으로 가겠다"고 약속했다.

UFC는 지난해 아시아에서 대회를 한 번도 열지 못했다. MMA 파이팅 아리엘 헬와니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는 3번의 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싱가포르, 일본, 한국 등이 개최지 후보다. 오는 6월 싱가포르에서 올해 첫 아시아 대회가 열릴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아시아는 UFC가 개척해야 할 곳이다. 아시아를 대표할 만한 스타 파이터들이 필요한데, 정찬성과 최두호는 UFC의 재미를 알리는데 제격인 파이터들이다.

정찬성의 복귀와 최두호의 성장으로 UFC 페더급이 활기를 띤다. 코너 맥그리거가 1년 동안 타이틀 방어전을 치르지 않아 정체돼 있던 타이틀 전선에 자극을 주고 있다. 특히 타이틀에 한 차례 도전했던 정찬성의 등장으로 1~8위들과 다양한 매치업을 짤 수 있어 매치 메이커 션 셜비는 행복하다.

정찬성과 최두호이 바라는 다음 출전 시기는 비슷하다. 정찬성은 "한두 달 잔 부상을 치료하고 다음 출전 요청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오는 12일 결혼하는 최두호는 "오는 7월 출전을 계획한다"고 밝혔다.

어쩔 수 없이 경쟁해야 하지만, 정찬성과 최두호는 서로를 칭찬하고 격려하는 돈독한 선후배 사이다. 정찬성은 해외 매체와 인터뷰에서도 "언젠가 최두호가 슈퍼스타가 될 줄 알았다"고 했고, 최두호는 정찬성이 이기자 "대박! 나도 맞아본 어퍼컷 카운터"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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