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록 레스너는 지난해 7월 UFC에 복귀해 마크 헌트에게 판정승했지만 약물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브록 레스너(39, 미국)가 종합격투기 은퇴를 선언했다. UFC에 더 이상 경기하지 않겠다고 알렸고, UFC는 레스너의 이름을 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 레스너는 이제 WWE 프로 레슬링에만 집중한다.

레스너는 키 190cm에 몸무게가 헤비급 한계 체중 120kg를 훌쩍 뛰어넘는 거구지만 날렵하게 움직일 수 있는 타고난 운동선수다.

2000년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레슬링 디비전 1 챔피언에 올랐다. 2002년 프로 레슬링 WWE에 진출해 만 25세에 헤비급 세계 챔피언이 됐다. 2007년에는 종합격투기 UFC 헤비급 챔피언벨트까지 거머쥐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미국반도핑기구(USADA)의 약물검사에서 클로미펜(clomiphene) 양성반응을 보여 프로 레슬링과 종합격투기를 오가며 세계 정상에 선 위대한 업적이 빛을 바랬다. 여태까지 약을 써 오며 활동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일종의 '불명예 은퇴'다.

2015년 7월부터 UFC는 미국반도핑기구에 선수들의 철저한 약물검사를 의뢰하고 있다. 미국반도핑기구는 '경기 기간 외 약물검사(불시 약물 검사)'와 '경기 기간 중 약물 검사'를 실시해 금지 약물을 쓴 선수들을 잡아 내고 있다.

UFC가 미국반도핑기구와 손을 잡게 된 건 앤더슨 실바(41, 브라질)의 약물 적발이 결정적이었다. 실바는 옥타곤에서 16연승, 미들급 타이틀 10차 방어까지 성공한 전설의 파이터다. 그러나 2005년 2월 네바다주 체육위원회의 약물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왔고, 종합격투기계가 발칵 뒤집혔다.

실바는 성 기능 강화제를 먹었다고 해명했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일부 팬들은 실바를 '약쟁이'로 분류한다.

미국반도핑기구의 검사가 시작되고 도마 위에 오른 레전드 파이터는 꽤 많다. 미르코 크로캅(42, 크로아티아)은 2015년 11월 UFC 서울 대회 출전을 앞두고 불시 약물검사에서 성장 호르몬을 치료용으로 썼다고 자백했다.

전 UFC 헤비급 챔피언 프랭크 미어, 전 U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료토 마치다, 전 U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존 존스도 약물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들 모두 출전 정지 징계를 받고 현재 자숙하고 있다.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의 파이터가 되기 위해선 팬들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경기를 펼치고 착실한 자세로 모범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그리고 약물의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 금지 약물 규정을 잘 살펴 실수로라도 금지 약물이 몸에 들어오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그래야 시간이 흘러도 위대한 업적이 계속 빛날 수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