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2017 시즌 4대륙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네이선 첸(왼쪽)과 하뉴 유즈루 ⓒ GettyImages

[스포티비뉴스=강릉, 조영준 기자] 미리 보는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이 19일 진행된다. '점프 괴물' 네이선 첸(17, 미국)과 '피겨스케이팅 프린스' 하뉴 유즈루(22, 일본)가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4대륙선수권대회 우승을 놓고 맞붙는다.

2016~2017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4대륙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이 19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다. 17일 열린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는 첸이 먼저 웃었다. 첸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59.58점 예술점수(PCS) 43.54점을 더한 103.12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에서 100점을 넘어선 첸은 종전 ISU가 인정한 쇼트프로그램 개인 최고 점수인 92.85점(2016년 그랑프리 시리즈 프랑스 트로피)을 훌쩍 넘었다.

첸은 지난달 미국 켄자스시티에서 열린 2017년 전미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 쿼드 러플(4회전) 점프를 7번이나 성공하며 우승했다. 국제 대회에서 4회전 점프를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7번이나 성공한 것은 첸이 처음이다.

첸은 4대륙선수권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모든 요소를 깨끗하게 하며 선두에 나섰다. 첸은 첫 점프 과제인 쿼드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깨끗하게 뛰었다. 이어진 쿼드러플 플립도 흔들리지 않았다. 마지막 점프인 트리플 악셀을 비롯한 모든 요소를 실수 없이 해낸 그는 100점 돌파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하뉴는 쿼드러플 살코+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실수했다. 첫 점프를 더블로 처리했다. 좀처럼 실수하지 않는 그는 많은 일본 관중들 앞에서 흔들렸다. 97.04점을 받은 하뉴는 쇼트프로그램 3위에 그쳤다. 선두 첸과 점수 차는 6.08점이다. 현란한 기술이 이뤄지는 남자 싱글을 생각할 때 이 점수 차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충분히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

하뉴는 현역 남자 싱글 선수들 가운데 최강으로 꼽힌다.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그는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110.95) 프리스케이팅(219.48) 총점(330.43) 최고 점수를 보유하고 있다.

▲ 2016~2017 4대륙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는 하뉴 유즈루 ⓒ GettyImages

하뉴는 평창에서 올림픽 2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에서 올림픽 연속 우승에 성공한 이는 길리스 그래프스트롬(1920년, 1924년, 1928년)과 칼 쉐퍼(오스트리아, 1932년, 1936년) 딕 버튼(미국, 1948년, 1952년) 등 3명밖에 없다.

이들은 모두 지금보다 피겨스케이팅 선수층이 두껍지 못했던 초창기에 올림픽에서 연속 우승했다. 하뉴는 66년 만에 남자 싱글 올림픽 2연패라는 업적에 도전한다.

하뉴는 이번이 4대륙선수권대회 3번째 출전이다. 주로 4대륙선수권대회를 건너뛰고 세계선수권대회에 집중했던 그는 2013년 이후 4년 만에 이 대회를 찾았다. 하뉴는 2011년과 2014년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모두 2위에 올랐다.

강릉에서 4대륙선수권대회 첫 우승에 도전하는 그는 강력한 경쟁자를 만났다. 올 시즌 급성장한 첸은 지난해 12월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린 2016~2017 시즌 ISU 그랑프리 파이널 남자 싱글에서 282.85점을 받으며 하뉴(293.9)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그는 토 계열 점프 가운데 가장 어려운 러츠를 4회전으로 뛴다. 첸의 최대 무기는 쿼드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첸은 이 기술로 기초점수(17.9점)는 물론 1.71점의 가산점(GOE)도 챙겼다. 이 기술로만 그는 19.61점을 받았다.

쿼드러플 플립과 쿼드러플 토루프+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쿼드러플 토루프 점프를 몰아서 뛴다. 인간의 한계를 넘는 엄청난 점프 구성이다.

▲ 2016~2017 시즌 4대륙선수권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는 네이선 첸 ⓒ GettyImages

기술 구성과 4회전 점프에서는 첸이 하뉴를 넘어섰다. 하뉴의 장점은 4회전 점프를 비롯한 기술과 프로그램 수행 능력 그리고 표현력과 스케이팅 등 모든 면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기술 구성에서는 첸이 기초 점수가 높지만 두 선수 똑같이 프로그램 클린에 성공했을 경우 하뉴가 앞설 가능성이 크다.

하뉴는 그동안 수많은 국제 대회를 치르며 역전 우승을 많이 이뤘다. 경험마저 갖춘 하뉴가 프리스케이팅에서 클린에 성공할지가 관건이다. 첸은 전미선수권대회에 이어 이번 4대륙선수권대회에서도 4회전 점프에 모두 성공할지가 주목된다.

하뉴는 17일 열린 쇼트프로그램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컨디션은 좋은 편이다. 19일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서는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첸은 "그랑프리 파이널 이후 나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성장했다. 큰 대회에서 부담을 이겨 내야 할지를 알아 냈다"고 말했다. 그는 "파이널이 끝난 뒤 미시건주에서 안무를 보완했고 캘리포니아주에서 라파엘 아르투니안 코치와 기술을 완성했다. 이곳에 온 뒤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뉴와 첸 그리고 2위에 오른 우노 쇼마(20, 일본)는 쇼트프로그램에서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진수를 보여 줬다. 평창 동계 올림픽 모의고사인 이번 대회에서 이들의 치열한 승부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순위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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