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형근 기자] 2017년 K리그 클래식이 다음 달 4일과 5일 열리는 1라운드 6경기를 시작으로 8개월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클래식 12개 팀은 팀당 38경기씩 모두 228경기를 치른다. 33라운드가 종료되면 스플릿 라운드 일정이 열려 우승 팀과 승강 팀을 가린다.  

이번 시즌 K리그의 가장 큰 변화는 비디오 부심(Video Assistant Referees) 시스템 도입이다. 정확한 판정을 위해 그라운드 밖 ‘제4의 부심’이 주심과 협의해 골, 페널티킥, 퇴장, 제재 선수 확인 등 결정적 상황의 판정을 돕는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IFAB(국제축구평의회)의 승인 및 테스트 기간을 거쳐 올 하반기에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스포티비뉴스는 K리그 클래식 개막을 앞두고 12개 팀의 전력을 미리 살펴본다. 첫 번째 팀은 지난해 승강 플레이오프를 거쳐 1부 리그 무대를 밟은 강원 FC다. 

지난 시즌 K리그 챌린지에서 강원 FC의 돌풍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강원의 변화는 조태룡 대표이사의 부임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3월 부임한 조태룡 강원 대표는 곧바로 경영 정상화에 나섰다. 조태룡 대표는 위기에 빠진 구단의 재정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내부 조사에 착수했다. 사실관계를 파악한 강원은 “회계 장부를 조사한 결과 지출의 증빙 서류가 명확하지 않은 자료를 발견했다. 담당 직원이 연루된 가능성이 있다”며 스스로 검찰에 자료를 넘기고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더해 절차를 무시한 외국인 선수 영입과 신인 선수 선발 등 부정한 관행을 모두 공개하며 ‘투명 경영’을 하겠다고 밝혔다.

구단의 경영이 안정되자 선수단의 경기력은 탄력을 받았다. 강원은 전반기가 끝난 시점에서 챌린지 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선수층이 두껍지 않은 강원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조태룡 대표는 클래식 승격을 위해 외국인 선수 영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강원은 전북에서 활약한 루이스와 세르징요, 마라냥을 영입했고 세 선수는 공수에서 팀의 중심을 잡았다. 챌린지 준플레이오프에 오른 강원은 상대 전적에서 열세인 부산과 부천을 차례로 격파했고 성남과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2무를 기록했지만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승격했다. 

강원은 기쁨에 취할 틈이 없었다. 이근호의 깜짝 영입을 시작으로 오범석, 김경중, 김승용, 박선주, 강지용, 문창진, 이범용, 황진성과 K리그 MVP 정조국을 품에 안았다. 외국인 선수는 브라질 U-20 대표 팀 출신 공격수 디에고와 키프로스 국가 대표 수비수 발렌티노스, 베트남 스타 르언 쑤언 쯔엉을 영입하며 스쿼드를 탄탄하게 구축했다. 기존 선수단과 재계약으로 내실도 다졌다. 강원은 최윤겸 감독과 주장 백종환, 정승용, 송유걸 등과 재계약을 완료했다.

기존 선수는 7명만 남았고 새로 영입한 선수만 14명으로 ‘새 판’을 짠 강원은 조직력 극대화라는 과제가 생겼다. 그러나 강원 선수단은 전지훈련장에서 주위의 우려를 불식했다. 최윤겸 감독은 “선수들 가운데는 친밀도가 있는 친구들끼리 연결 고리가 잘 이뤄져 있다. 우려와 달리 선수들이 화합하고 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주장 백종환과 정조국, 이근호 등도 한목소리로 조직력에는 문제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강원은 일본 2차 전지훈련이 이틀 만에 취소되는 해프닝이 생기기도 했지만 빠른 대처로 부산 전지훈련을 실시했다. 강원은 부산에서 연달아 연습 경기를 치르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강원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 그러나 최윤겸 감독은 단순히 성적만을 강조하지 않았다.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책임감과 의무를 강조했다. 강원이 잘해야 축구 시장이 활성화된다. 강원은 언론의 관심이 쏠리고 많은 연봉을 받는 팀이 됐다. 강원이 성공 케이스, 모범 사례가 된다면 도‧시민 구단도 투자를 많이 하게 된다. 축구계에는 더 많은 투자와 인프라가 필요하다. 강원 FC가 책임감을 갖고 전진하겠다”며 축구판 전체를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강원 FC는 이번 시즌 성적을 떠나 K리그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는 팀이 됐다. 강원이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기록한다면 K리그 흥행에도 청신호가 켜질 수 있다. K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고 있는 강원은 이번 시즌 모든 홈경기를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핑 타워 축구장에서 연다. 또한 축구를 중심으로 미술과 음악, 디자인 등 다양한 문화 융‧복합을 경기장에서 추진할 계획이다. 강원의 행보는 K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으며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눈앞에 놓인 성적이 아닌, 축구판 전체를 바라보고 있는 강원의 행보를 더욱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