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BC 공인구
[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신원철 기자]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앞두고 대표 팀 투수들에게 주어진 숙제 가운데 하나는 공인구 적응이었다.

스카이라인 스포츠가 만드는 KBO 리그 단일구와 달리 롤링스사가 만드는 WBC 공인구는 표면이 미끄럽고 실밥이 덜 나와 있어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 일본이 지난해 11월 네덜란드, 멕시코와 평가전에서부터 WBC 공인구를 사용한 것과 달리 한국은 지난달 투수들에게 공을 전달했다.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뛰었던 이대은처럼 "미국에서 계속 만졌던 공이라 문제없다. 다른 선수들에게 요령을 전파하겠다"며, 큰 문제가 없다는 선수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캠프를 마치는 시점에서 공인구 적응이 더 필요하다고 얘기했다.

양현종은 캠프를 시작할 때 "공보다 로진에 민감한 편인데, 다행히 평소에 쓰던 제품을 본선에서도 쓸 수 있다고 한다"고 했다. 22일 DeNA전에서 2이닝 4피안타 1실점하며 31구를 던진 그는 "공인구에 익숙하지 않아 불안한 마음으로 던졌다"고 털어놨다.

"미끄러진다. 실밥 안 잡고 던지는 공이 있어서 그게 조금 불편하다"고 했던 우규민은 "공이 빠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믿음이 없는 채로 던졌다. 투수들은 계속 공을 던지니까 집중하면 괜찮겠지만 야수들은 갑자기 공을 잡아 던져야 하니 더 어려울 수 있겠다"고 말했다.

차우찬은 19일 "슬라이더랑 커브는 괜찮았는데 스플리터가 잘 안 들었다. 국제 대회에서 계속 그랬다. 실밥을 안 잡고 던지는 편이라 그런지 더 미끄러진다(표면 문제). 떨어지는 폭도 줄었다. 신중하게 던져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변화구에 대한 감은 선수마다 달랐다. 장시환은 "19일 요미우리전에서 커브 2개, 슬라이더 2개 던졌다. 커브는 회전이 더 걸리는 느낌인데 미끄러워서 빠지는 느낌은 있다. 슬라이더는 아직 만족스럽지 않다"고 했다. 심창민은 "슬라이더가 퍼져서 나가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투심 패스트볼이 주 무기인 박희수는 "아래로 안 떨어지고 옆으로만 휜다. 스윙을 유도하는 공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대표 팀 투수 가운데 가장 좋은 결과, 19일 요미우리전에서 3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장원준은 반대로 실전이 더 편하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훈련 과정에서 "커브랑 체인지업은 괜찮은데 감이 없어서 그런지 슬라이더를 던지면 밀리는 감이 있다. 공을 확실히 눌러 줘야 하는데 빠져나가는 기분이 있다"고 했는데, 경기 후에는 "불펜에서는 미끄럽다고 생각했는데 경기에서는 생각보다 그렇지 않았다. 경기 공이 새 거라서 그런지 더 좋은 느낌이다. 변화구 움직임도 이 공이 더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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