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영상 송경택 PD·글 이교덕 기자] 지난달 16일 올해 첫 대회 UFC 파이트 나이트 103에서 믿을 수 없는 오심이 나왔다. 마르신 헬드가 경기를 주도하고도 1-2로 판정패한 것. 승자 조 로존도 "내가 진 경기다. 매치 메이커 션 셜비에게 헬드를 방출하지 말라고 말하겠다"고 인정할 정도였다.

판정 논란이 끊이지 않는 UFC,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전문가들은 복싱에서 그대로 가져온 라운드별 채점 방식과 몇몇 심판들의 떨어지는 자질 때문이라고 한다.

UFC 등 미국의 종합격투기 대회는 신기하게도 '복싱 위원회 연합(Association of Boxing Commissions)'이 정한 북미 통합 룰을 따른다. 투기 스포츠계에서 복싱 인사들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북미 통합 룰의 채점 방식은 이렇다. △심판(Judge) 3명 △심판 각자가 라운드마다 채점 △라운드를 앞선 선수에게 10점 △라운드를 뒤진 선수에게 9점 △라운드를 크게 뒤진 선수에게 8점 △경기 후 라운드별 점수 합산 △심판 2명 이상이 높은 점수 준 선수가 판정승

문제가 된 지난 12일 UFC 208 앤더슨 실바와 데릭 루이스의 경기를 예로 들어보자.

▲ 심판 3명은 앤더슨 실바의 승리로 채점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데릭 브런슨이 이긴 경기라고 본다.

▶ 심판 A
1라운드 앤더슨 실바 9 - 10 데릭 브런슨
2라운드 앤더슨 실바 10 - 9 데릭 브런슨
3라운드 앤더슨 실바 10 - 9 데릭 브런슨
합계 앤더슨 실바 29 - 28 데릭 브런슨

▶ 심판 B
1라운드 앤더슨 실바 10 - 9 데릭 브런슨
2라운드 앤더슨 실바 10 - 9 데릭 브런슨
3라운드 앤더슨 실바 10 - 9 데릭 브런슨
합계 앤더슨 실바 30 - 27 데릭 브런슨

▶ 심판 C
1라운드 앤더슨 실바 10 - 9 데릭 브런슨
2라운드 앤더슨 실바 9 - 10 데릭 브런슨
3라운드 앤더슨 실바 10 - 9 데릭 브런슨
합계 앤더슨 실바 29 - 28 데릭 브런슨

심판 A는 실바가 2, 3라운드를 앞섰다고 채점했다. 그래서 29-28. 심판 B는 실바가 1, 2, 3 세 라운드에서 모두 우세했다고 봤다. 30-27. 심판 C도 두 라운드를 실바에게 줬는데, 심판 A와 달리 1, 3라운드가 실바의 라운드였다고 판단했다.

최종 스코어는 29-28, 30-27, 29-28. 즉 실바의 3-0 판정승이었다. 대부분의 전문 기자들이 브런슨이 2개 이상의 라운드를 가져갔고, 29-28로 이겼다고 채점한 것과 크게 달랐다.

복싱 위원회 연합의 종합격투기 북미 통합 룰은 복싱 채점 방식과 같다. 복싱은 10라운드 이상 진행되는 경기가 많아 라운드별 채점이 합리적이지만, 3라운드와 5라운드 경기가 전부인 종합격투기에선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온다.

주체육위원회가 파견하는 심판들은 복싱 심판을 주로 봐 온 사람들이 꽤 많다. 그래플링을 이해하지 못하고 타격에만 점수를 줄 때가 있어 문제 될 때가 생긴다.

UFC는 제도적으로 북미 통합 룰을 따를 수밖에 없다. 전체적인 골격은 복싱 위원회 연합이 바꿔 줘야 한다. 그래서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항상 말한다. "승부를 심판들에게 맡기지 마라. 중간에 경기를 끝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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