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버쿠젠vsAT마드리드 선발 라인업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같은 옷을 입으면 몸매 차이가 더 확실히 드러나는 법이다. 포메이션 상으론 약간의 차이가 있었지만, '전방 압박'과 '역습' 전술을 펼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레버쿠젠의 경기력은 차이가 컸다.

AT 마드리드는 22일(한국 시간) 독일 레버쿠젠 바이 아레나에서 열린 2016-1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레버쿠젠을 4-2로 꺾었다. 원정에서 4골이나 득점하며 2골 차 승리를 거둔 AT 마드리드는 8강행에 절대적으로 유리해졌다.

두 팀은 2014-15시즌 UCL 16강전에서 맞붙은 바 있다. 당시에 각각 홈에서 1-0 승리를 거둔 뒤 AT 마드리드가 승부차기에서 4-2로 레버쿠젠을 물리치고 8강에 올랐다. AT 마드리드의 우세가 예상됐지만 레버쿠젠의 거친 압박에 AT 마드리드가 고전했다.

그러나 이번 맞대결에선 AT 마드리드가 비교적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AT 마드리드의 전술적 준비 상태, 개인 능력이 레버쿠젠을 압도했다. 역습으로만 3골을 터뜨리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고 후반전엔 수비 라인을 내리고 체력 관리까지 했다. 후반 41분엔 페르난도 토레스가 쐐기 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자축했다.

▲ AT마드리드 공격 이끄는 그리즈만, 코케, 가메이로 그리고 가비(왼쪽부터).

▷공간 싸움, 더 직선적이었던 AT마드리드

레버쿠젠은 장기인 전방 압박을 펼치며 AT 마드리드를 압박했다. AT 마드리드도 라인을 깊이 내리는 대신 중앙선 정도에 미드필더 라인을 구축하고 역습을 노렸다. 공을 빼앗으면 '점유'보다 '공격'에 힘을 쏟았다.

압박과 역습을 전술적 핵심으로 삼은 두 팀은 모두 최종 수비 라인 뒤엔 넓은 공간이 생겼다. 이 공간을 더 공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팀이 경기를 쉽게 풀 수 있었다. AT 마드리드가 훨씬 직선적이고 도전적이었다. 공을 빼앗은 뒤 한 번, 두 번의 터치로 전진 패스를 연결했고, 전방의 투톱인 앙투안 그리즈만과 케빈 가메이로가 주력과 기술을 앞세워 레버쿠젠 수비를 압도했다.

전반 17분 사울 니게스와 전반 25분 앙투안 그리즈만의 득점, 후반 14분 케빈 가메이로가 페널티킥을 얻는 장면까지 모두 빠르고 단순한 역습에서 시작됐다. AT 마드리드는 공간을 노린 적극적인 전진 패스를 과감하게 시도했다.

축구는 야구처럼 공격권이 명확한 종목이 아니다. 공의 소유권을 빼앗기면 공격에서 바로 수비로 전환해야 한다. AT 마드리드는 2년 전 맞대결에서 전방 압박에 공의 소유를 지키지 못해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AT 마드리드는 차라리 공격을 과감하게 펼치는 것을 선택했다. 공격수가 공을 빼앗기는 것이 수비하기엔 훨씬 수월했다.

▷통계의 역설

축구가 골로 말하는 스포츠이긴 하지만 통계를 살피면 경기 양상을 읽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좋지 않다'고 여겨지는 통계 지표와 수치가 이번 경기에서 AT 마드리드가 단순하지만 뛰어난 경기를 펼쳤다는 걸 뒷받침한다.

먼저 슈팅 수는 레버쿠젠이 14개, AT 마드리드가 10개 기록했다. 그러나 레버쿠젠의 유효 슈팅은 3개에 불과했고 8개가 수비에 걸렸다. 반대로 AT 마드리드는 7개가 유효 슈팅이었다. 빠른 역습으로 수비를 떨친 뒤 슛을 시도한 AT 마드리드가 '질이 높은' 찬스를 만들었다.

점유율, 패스 성공률도 레버쿠젠이 수치상으로 높았다. 레버쿠젠은 59%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80%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AT 마드리드는 41%의 점유율과 70%의 패스 성공률을 보였다. AT 마드리드의 패스가 부정확했던 것은 더 도전적인 패스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레버쿠젠은 빠른 공격에 실패해 AT 마드리드의 수비 외곽을 맴도느라 패스 숫자와 정확도가 높았다. AT 마드리드의 골문을 위협한 패스는 오히려 적었다.


[UCL]Goal's- 독일을 뒤흔든 난타전 레버쿠젠 VS AT마드리드 골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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