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래 디자이너

[스포티비뉴스=조형애 기자] 2017년 K리그 클래식이 다음 달 4일과 5일 열리는 1라운드 6경기를 시작으로 8개월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클래식 12개팀은 팀당 38경기씩 모두 228경기를 치른다. 33라운드가 종료되면 스플릿 라운드 일정이 열려 우승팀과 승강팀을 가린다.

이번 시즌 K리그의 가장 큰 변화는 비디오 부심(Video Assistant Referees) 시스템 도입이다. 정확한 판정을 위해 그라운드 밖 '제4의 부심'이 주심과 협의해 골, 페널티킥, 퇴장, 제재 선수 확인 등 결정적 상황의 판정을 돕는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IFAB(국제축구평의회)의 승인 및 테스트 기간을 거쳐 올 하반기에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스포티비뉴스는 K리그 클래식 개막을 앞두고 12개 팀의 전력을 미리 살펴본다. 네번째 팀은 부활 또는 추락, 갈림길에 선 'K리그 명가' 포항 스틸러스다.


'명가'는 어디로…성적표 초라했던 2016 시즌

K리그 클래식 9위·FA컵 32강 탈락·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탈락. 성적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냉정하게 들릴지 몰라도 이게 현실이다. 2016년 시즌 자타가 인정하는 '명가'는 날개를 잃고 추락했다.

뜯어보면 더 처참하다. 리그에서는 구단 사상 처음으로 상위 스플릿 진출에 실패했고, 최종전이 돼서야 잔류를 확정지었다. FA컵에서는 안방에서 챌린지(2부리그) 부천 FC를 만나 0-2로 맥없이 졌다. 32강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클래식 네 구단 가운데 2골 차 패배를 당한 건 포항이 유일하다. ACL에서도 최다 우승(3회) 위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조별리그 1승2무3패, 최하위로 짐을 쌌다.


개편 '큰 그림' 속…또 선수들이 떠났다

수 년에 걸쳐 서포터스의 사랑을 받았던 굵직굵직한 선수들이 서서히 빠져나갔고, 이번 겨울에도 그 흐름은 이어졌다. '원 클럽 맨' 신화용은 수원삼성에 새 둥지를 틀었고, 문창진, 박선주는 강원FC 유니폼을 입었다. 신광훈은 FC서울과 계약했다.

현실적인 선택이라 게 포항 설명이다. 포항 관계자는 "(인건비) 총 금액은 유지되지만, 지속적으로 우승하면서 인건비가 계속 올랐다. 팬들이 만족할 만한 큰 영입이 무리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일반적인 선수 유출이나 예산 절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부 틀어진 면도 있지만, 대체로 포항과 최순호 감독이 그리는 '큰 그림' 속에 진행되고 있는 선수단 구성이다. 부족한 포지션은 보강을 마쳤다. 미드필더 이승희가 J리그 생활을 접고 포항에 안겼고, 신광훈이 떠난 자리를 메울 권완규가 합류했다. 양동현을 도울 장신 공격수 김동기도 영입했다. 여기에 센터백 한 자리를 꿰찰 외국인 선수 마쿠스도 새 시즌을 함께한다.

▲ ⓒ포항 스틸러스


알짜 영입·화수분 축구·명가 DNA…상위 스플릿 진출부터

최순호 감독이 세운 1차 목표는 "상위 스플릿 진출"이다. 리그와 FA컵만 나서기 때문에, 30명 내외 스쿼드로도 충분하다는 게 최 감독 생각이다. 본격적인 시즌을 준비하기 전 "전력이 떨어지지 않게 하겠다"고 했던 포항은 전지훈련에서 시즌을 맞을 베스트11 틀을 짜고 있다.

공격진에는 13골로 지난해 팀 내 최다골을 기록한 양동현을 비롯해 심동운, 이광혁, 강상우, 서보민까지 카드가 즐비하다. 여기에 '포항 유스' 이상기가 연습경기에서 눈도장을 찍었다. 포항 관계자는 "체격이 단단하고 공격력이 좋다. 구단 내부적으로도 코칭스태프의 평가가 좋다. 기대가 큰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허리도 걱정이 없다. 손준호, 이승희, 황지수, 무랄랴까지 주전급들이 갖춰진데다, 지난 시즌 부진했던 룰리냐까지 전에 없던 의욕을 보이고 있다. 센터백 김광석-마쿠스에 풀백 알리-권완규까지 포백 수비진도 틀을 갖췄다. '신예' 장철용이 빠른 전술 이해와 롱 스로인 능력을 바탕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는 것도 포항에는 호재다.

이적생들과 신인급 선수들의 순조로운 K리그 적응을 장담할 수는 없다. 그래서 더 진실성이 엿보이는 '명가'의 이유있는 소박한 꿈, 6강. '명가 DNA'로 부활의 신호탄을 쏠지, 추락의 연장선을 걸을지 모든 것은 2017년 시즌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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