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 글 조영준 기자, 영상 촬영, 편집 송경택 PD] 경해여자중학교 시절부터 한국 여자 배구의 미래로 평가 받은 소녀가 있다. 선명여고 시절, 쌍둥이 여동생 이다영(21, 현대건설)과 국가 대표로 선발된 그는 프로 3년째 만에 V리그 여자부 최고 인기 선수로 떠올랐다.

이재영(21, 흥국생명)은 2016~2017 시즌 NH농협 프로 배구 V리그 여자부 올스타전 인기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의 소속 팀인 흥국생명은 22일  현재 18승 7패 승점 52점으로 여자부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재영은 득점 7위(394점) 공격 종합 9위(36.74%) 시간차공격 2위(47.62%)를 달리고 있다. 이재영은 팀에서 해결사 소임은 물론 수비와 리시브에서도 몸을 아끼지 않는다.

이재영은 리시브 1위, 수비 2위, 디그 8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공격과 수비에서 맹활약하는 그는 어느덧 흥국생명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다. 이재영의 선전에 흥국생명은 올 시즌 1위를 달리고 있다. 스타성까지 지닌 그는 여자 배구 흥행에 큰 힘을 보탰다.

▲ 이재영 ⓒ 기흥 흥국생명 연수원 체육관, 곽혜미 기자

이재영과 이다영의 어머니는 1988년 서울 올림픽 여자 배구 국가 대표 팀에서 세터로 활약한 김경희 씨다. 어린 시절부터 운동 신경이 좋았던 쌍둥이 자매는 어머니의 영향으로 배구 선수의 길을 걸었다. 힘과 점프력이 뛰어난 이재영은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다. 2014년 V리그 여자 배구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은 그는 어느덧 팀의 기둥이 됐다.

올 시즌 이재영은 인상적인 활약으로 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한편으로는 부상으로 시즌 내내 고생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1일 도로공사와 경기에서 발목 부상으로 경기 도중 교체됐다. 일주일 동안 치료를 받고 코트에 돌아온 그는 지난달 28일 열린 KGC인삼공사와 경기에서 21점을 올리며 선전했다.

스포티비뉴스는 팬들에게 질문을 받아 선수에게 물어보는 '내 질문을 부탁해'의 주인공으로 이재영을 선정했다. 포털사이트 게시물과 SNS에서 이재영에게 묻는 질문이 쏟아졌고 댓글은 4천 여개가 넘었다.

▲ 이재영 ⓒ 기흥 흥국생명 연수원 체육관, 곽혜미 기자

은퇴하기 전까지 5번 우승하는 것이 꿈…10cm만 더 컸으면

지난 시즌 흥국생명은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실패했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은 시즌을 보낸 이재영은 올 시즌은 "꼭 우승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 시즌 여자 배구 6개 구단의 전력은 큰 차이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 팀이 독주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꼭 이루고 싶은 기록에 대해 이재영은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기록보다 은퇴하기 전까지 5번 우승하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178cm인 이재영은 여자 배구 공격수로 키가 크지 않은 편이다. 국제 대회에서는 날개 공격수들의 신장이 190cm를 넘는 것인 여자 배구의 현주소다. 몇몇 전문가들은 "이재영의 키가 10cm 이상 컸으면 한국 여자 배구의 미래가 더 밝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재영은 "스무 살이 넘었지만 아직도 키가 크고 싶다. 어느 순간 10cm가 확 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재영은 높이에서 오는 열세는 탄력 넘치는 점프력으로 극복하고 있다.

▲ 이재영 ⓒ 기흥 흥국생명 연수원 체육관, 곽혜미 기자

부상 때문에 힘들고 고달프지만 팬들이 있기에 행복

인터뷰 약속이 잡힌 날, 이재영은 병원에 다녀왔다. 늘 부상을 달고 사는 배구 선수에게 병원을 오가는 일은 흔한 일상이다. 지난달 다쳤던 발목은 회복됐지만 아직 완전하지 않다. 지난해 이재영은 국내 리그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뛰며 쉬는 날이 별로 없었다.

이재영은 "프로 3년째인데 몸이 많이 안 좋다. 아픈 곳이 많아 계속 관리하고 있다"며 "앞으로 부상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제 겨우 21살인 이재영의 미래는 무궁무진하다. 몸 관리만 잘하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

해외 리그 진출은 배구 선수 대부분의 꿈이다. 이재영은 "우선은 일본 리그에서 뛰어 보고 싶다. 중간에 기회가 있었지만 접었는데 다시 그 꿈을 꾸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 여자 배구 선수들은 키는 작지만 빠른 움직임과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고 있다.

▲ 이재영 ⓒ 기흥 흥국생명 연수원 체육관, 곽혜미 기자

일본에서 여자 배구의 인기는 매우 뜨겁다. 이재영은 "올림픽 예선전과 월드컵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했는데 깜짝 놀랐다. 여자 배구의 인기가 정말 많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올 시즌 한국에서도 여자 배구의 인기가 많이 올라갔다. 앞으로 더 배구의 인기가 높아졌으면 좋겠다"는 말도 남겼다.

이재영은 자신에게 쏟아진 팬들의 질문을 보며 감사의 말을 남겼다. 그는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가장 좋은 선물은 최고의 경기를 보여 드리는 것이다"며 "선수로서는 이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앞으로 경기장에서 늘 좋은 경기로 보답하도록 노력하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질문 조사, 작성] SPOTV 커뮤니케이션팀 이종훈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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