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

[스포티비뉴스=조형애 기자] "우린 용감했습니다. 경기력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토트넘 핫스퍼 팬들은 실망했지만, 마우리시오 포체티노(44) 감독은 만족했다. 그는 2016-17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32강 탈락을 "1차전 패배에 대한 대가"로 봤다.

토트넘은 24일(이하 한국 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17 UEFA 유로파리그 32강 2차전에서 KAA 겐트와 2-2로 비겼다. 지난 17일 열린 1차전에서 0-1로 진 뒤 2차전 설욕을 노렸던 토트넘은 1·2차전 합계 2-3으로 뒤지면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시작은 좋았다. 1차전 스코어 차이가 1골에 불과한 데다, 홈 팬들의 응원까지 더해지면서 초반 분위기를 주도했다. 전반 10분 뒤 수비 뒤 공간을 한 번에 허무는 패스를 받은 에릭센의 선제골이 나올 때까지는 '뻔한 역전 시나리오'대로 가는 듯했다.

토트넘의 시나리오는 전반 20분과 40분 각각 큰 변환점을 맞았다. 20분에는 해리 케인의 자책 골이 나왔고, 40분에는 델레 알리가 퇴장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연이은 악재가 겹쳤지만 토트넘의 16강 불씨는 살아 있었다. 무엇보다 겐트를 상대로 충분히 두 악재를 극복할 만한 전력을 갖춘 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나리오는 틀어졌다. 주저앉지 않고 겐트는 계속 저항했고, 결국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후반 15분 완야마에게 골을 내준 뒤, 원정 다득점 원칙에 기댈 수 있었지만 겐트 헤인 반 헤즈브록 감독은 후반 30분 공격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교체 투입된 제레미 페르벳은 37분 동점 골을 터트리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16강 진출까지 또다시 2골이 필요해진 상황. 포체티노 감독은 그제서야 얀센을 투입했다. 정규 시간 종료 1분을 남겨 둔 시점이었다.

경기 뒤 포체티노 감독은 실망하지 않았다. 그는 "경기력이 자랑스럽다. 1차전에서 잘 못한 게 안타깝다. 하지만 울고 있을 시간이 없다, 회복하고 계속 가야 한다"며 "기회들을 만들었지만, 1차전 대가를 치러야 했다. 알리(퇴장)는 실망스럽고, 그의 실수"라고 말했다.

토트넘은 챔피언스리그 조별 리그 탈락 뒤, 유로파리그에서도 2경기 만에 떨어지며 유럽 클럽 대항전에서 짐을 쌌다. 울 시간이 없는 건 맞다.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가 3일 뒤면 치러진다. 하지만 반성 없는 정신으로는 정상 정복이 어려워 보인다.

[영상] 유로파리그 32강 2차전 토트넘-KAA 겐트 하이라이트 ⓒ스포티비뉴스 이강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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