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오정세. 사진|곽혜미 기자

[스포티비스타=양소영 기자] 프레인TPC가 24일 배우 오정세와의 재계약을 발표했다. 그런데, 흔하고 건조한 소속사와 배우 간 재계약 발표와 달리 이 회사 여준영 대표가 오정세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담긴 글을 보도자료와 함께 돌려 눈길을 끌었다. 소속사와 배우 간 신뢰와 애정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프레인TPC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오정세와 재계약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보도자료와 함께 긴 장문의 글이 함께 첨부 돼 이게 뭔가 하는 궁금증을 자극했다. 이는 프레인TPC 여준영 대표가 작성한 글로, 배우 오정세에 대한 애정이 물씬 묻어났다.

여준영 대표는 이 글에서 “오정세는 지금까지 92편의 영화, 드라마, 연극에 출연 하는데 '성공'했다”며 “출연작 100편 되면 사비를 털어서라도 오정세 영화제를 열어주겠다고 했더니 비공식 출연작 까지 따지면 이미 백편 넘었을테니 그냥 넘어가 달라고 하더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어쨌거나 공식적으로는 앞으로 8편의 작품만 더 하면 100 편에 출연하게 된다”며 “야구로 치면 홈런왕 다승왕은 아직 못했지만 연속 출장, 최다 경기 출장 같은 기록에 도전은 해  볼 만한 배우. 그리고 자주 극의 구원투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여준영 대표는 오정세가 출연에 ‘성공했다’고 표현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여준영 대표는 “최근작 '조작된 도시'의 '민천상' 역은 원래 오정세의 역할이 아니었다. ​감독께서 인터뷰에서 공식적으로 밝혔듯이 오정세 캐스팅에 대해 여기저기 반대가 많았다”며 회사가 힘을 발휘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오정세는 알려진 것처럼, 민천상을 연기하고 싶은 욕심에 무언가를 제안하고 보여주다가 ‘민천상’ 역할을 맡는데 성공했다. 여준영 대표는 오정세의 이러한 욕심이, 야망과는 거리가 멀다고 표현했다. 무엇보다 오정세가 어떤 역할에 떨어지더라도 크게 실망하지 않고 “도전”하는 모습이 “어린아이 같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오정세의 강렬한 존재감이 드러난 영화 ‘남자사용설명서’ 역시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고 고백한 여준영 대표는 2012년, 오정세를 처음 알게 된 후 “금방 뜰 배우라서 빨리 데려와야 한다”는 생각해 조바심을 내기도 했다고 조심스럽게 고백했다.

계속해서 여준영 대표는 “오정세가 지금처럼 자기가 하고 싶은 역할을 따기 위해 설정하고 아이디어 짜고 오디션 보면서 자꾸 출연에 '성공'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그가 딱 이정도의 유명세를 유지하며 평생 하고 싶은 연기를 찾아 맘껏 하도록 많이 도와주시면 고맙겠다”고 전했다.

2001년 데뷔한 오정세는 지난 16년간 총 92편의 작품에 출연하며, 다양한 매력을 뽐냈다. 때로는 극에서 없어서는 안 될 감초 연기를 보여주는가 하면, 때로는 극의 중심을 이끌어 가기도 했다. 현재 MBC '미씽나인'에서 정기준 역으로 제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오정세. 배우로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오정세, 그리고 그를 향한 소속사 대표의 절절한 마음과 애정어린 응원이 불러올 또 다른 '도전'에 기대가 모아진다.

다음은 여준영 대표의 글 [배우 오정세, 프레인TPC와 재계약] 전문이다

배우 오정세는 지금까지 92편의 영화, 드라마, 연극에 출연 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출연작 100편 되면 사비를 털어서라도 오정세 영화제를 열어주겠다고 했더니 비공식 출연작 까지 따지면 이미 백편 넘었을테니 그냥 넘어가 달라고 하더군요. 어쨌거나 공식적으로는 앞으로 8편의 작품만 더 하면 100 편에 출연하게 됩니다. 

​야구로 치면 홈런왕 다승왕은 아직 못했지만 연속 출장, 최다 경기 출장 같은 기록에 도전은 해볼만 한 배우입니다. 그리고 자주 극의 구원투수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제가 '출연했다'가 아니라 출연에 '성공했다'고 표현한 이유가 있습니다.

최근작 '조작된도시'의 '민천상' 역은 원래 오정세의 역할이 아니었습니다. ​감독께서 인터뷰에서 공식적으로 밝혔듯이 오정세 캐스팅에 대해 여기저기 반대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저희 회사가 힘을 발휘해서 속된말로 꽂아 넣은 것도 아닙니다.

​알려진 대로 원래 오정세는 다른 역할의 물망에 올랐었는데 본인이 민천상을 하고 싶은 욕심에 뭔가 제안하고 보여주고 하다가 역할을 맡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오정세를 아는 사람이라면 여기서 말한 '욕심'이란게 매우 단순한 의미라는 것을 잘 압니다. 그 욕심이란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야심 야망과는 거리가 멀고 그저 순수히 배우로서 '저 역할을 해보고 싶고 할수 있을것 같다' 는 바람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남 다른게 있다면 오정세는 그 바람을 늘 입으로 말하고 부담 없이 즉시 즉시 도전하는 스타일입니다. 그래서 설사 역할에 떨어지더라도 (사실 굉장히 많이 떨어졌지요) 크게 실망하지 않고 또 다음 바람으로 옮겨가곤 합니다.

대개 순수한 아이들이 먹고 싶다, 갖고 싶다 고 천연덕스럽게 표현하지 의뭉한 어른이 되면 좀처럼 그렇게 못하는데 오정세는 그런 면에서 아직 어린아이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저런 식으로 따 낸 배역은 아주 많습니다. 몇 안되는 주연작 중 하나인 '남자사용설명서'도 그런 과정을 거친걸로 압니다.

그 영화에서도 원래는 다른 역할이었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론 매우 잘 해냈습니다.

출연에만 성공하고 역할에 실패했다면 92편까지 오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오정세는 섭외가 많이 오고, 출연료도 꽤 받고, ​한 해에 많으면 열편까지 찍는 지금도 여전히 무명시절과 비슷한 식의 출연과정을 스스로 밟을때가 많습니다.

2012년 경, 오정세를 처음 본 뒤로 저는 "오정세는 금방 뜰 배우라서 빨리 데려와야 한다"는 조바심이 난 상태였습니다. 다행히 그가 금방 뜨지는 않았던 덕에 저희 회사로 데려오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제 예상과 달리 아직 대스타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역이 작든 크든 늘 칭찬 받고, TV드라마도 자주 하는데 사람들이 얼굴을 몰라봐서 혼자 다니는데 전혀 문제가 없는 상태입니다.

이유는 여러가지 있겠습니다만 그가 스스로 너무 유명해지는 것을 못견뎌하는 탓도 조금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고 싶은 역은 신인처럼 오디션 보러 다니면서 그를 애타게 찾는 예능이라든가, 빛날 것 같지만 지기 몸에 맞지 않는 역은 살살 피해다닙니다.

그가 찾아 다니는 역이란게 주로 스스로 잘 할 자신이 있다고 판단한 역할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이유로 배우 오정세는 지금 자신의 위치에 대해 나름 만족하고 있고 회사도 그가 직업연기자로서의 직장 경력을 멋지게 잘 쌓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선 지금쯤 꽤 많은 사람들이 몇 년 전의 저처럼 "오정세 뜨기 전에 데려와야하는데" 라고 조바심 내며 그를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데 죄송스럽게도 오정세 배우가 이번에 저희와 재계약을 했습니다.

저희는 더이상 조바심 내지 않아도 되게 되었으니. 오정세가 지금처럼 자기가 하고 싶은 역할을 따기 위해 설정하고 아이디어 짜고 오디션 보면서 자꾸 출연에 '성공'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그가 딱 이정도의 유명세를 유지하며 평생 하고 싶은 연기를 찾아 맘껏 하도록 많이 도와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매번 배우와 재계약 보도자료를 내면서, 배우는 의리를 지켰고 회사는 앞으로도 전폭 지원할거라는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한 배우와 한 회사가 몇년의 시간을 보낸 뒤 계속 함께 가기로 맘먹는 순간이 꼭 그렇게만 표현할 게 아닌것 같아서  바쁘신 와중에 이렇게 긴 글을 읽게 불편 끼쳤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 드리고 보도를 하실 경우 아래보도를 위한 요약자료가 도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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