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 쇼트프로그램 경기를 하고 있는 최다빈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기대주 최다빈(17, 수리고)이 한국 피겨스케이팅 동계 아시안게임 사상 첫 우승에 도전한다.

최다빈은 25일 일본 삿포로 마코마나이빙상장에서 열리는 2017년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한다.

최다빈은 23일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5.62점 예술점수(PCS) 25.68점을 더한 61.3점을 받았다. ISU(국제빙상경기연맹) 공인 쇼트프로그램 최고 점수인 61.62점(2017년 ISU 4대륙선수권대회)에 0.32점 모자란 점수다.

쇼트프로그램 1위에 오른 최다빈은 우승에 한 걸음 다가섰다. 한국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딴 것은 두 차례 있었다. 1999년 강원 대회서 양태화-이천군 조가 아이스댄스에서 동메달을 땄다. 2011년 알마티(카자흐스탄) 대회에서는 곽민정(23)이 여자 싱글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연아(27)는 허리 부상으로 2007년 창천(중국)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2011년 알마티 대회는 그해 3월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준비로 불참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피겨스케이팅은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최다빈이 이번 대회 쇼트프로그램 1위에 오르며 모처럼 기회를 잡았다.

최다빈은 올 시즌 여자 싱글 시니어 선수들 가운데 최고의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는 지난달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제 71회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종합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181.48점으로 4위에 올랐다. 이 대회에서 최다빈은 동갑내기 라이벌 김나현(17, 과천고)과 다음 달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놓고 경쟁했다.

최다빈은 0.3점 차로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놓쳤다. 그러나 2주 뒤에 열린 전국동계체전에서 총점 187.98점으로 여고부 정상에 올랐다. 이 점수는 동계체전 여자부를 통틀어 가장 높은 점수였다.

▲ 2017년 ISU 4대륙선수권대회 프리스케이팅 경기를 하고 있는 최다빈 ⓒ Gettyimages

지난 19일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막을 내린 ISU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최다빈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그리고 총점에서 자신의 최고 점수를 갈아 치웠다.

최다빈은 쇼트프로그램(61.62)과 프리스케이팅(116.92) 점수를 합친 총점 182.41점으로 5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8위에 오른 최다빈은 개인 최고 성적을 냈다.

4대륙선수권대회를 마친 뒤 최다빈은 곧바로 삿포로로 떠났다. 애초 동계 아시안게임 여자 싱글에 출전할 선수는 박소연(20, 단국대)과 김나현이었다. 박소연은 지난해 12월 서울 공릉동 태릉아이스링크에서 스텝 훈련 도중 발목을 다쳤다. 수술을 받은 박소연은 종합선수권대회와 동계 체전, 동계 유니버시아드대회, 4대륙선수권대회, 그리고 동계 아시안게임 출전을 모두 포기했다.

박소연 대신 출전한 최다빈은 쇼트프로그램에서 클린에 성공했다. 최다빈은 시즌 도중 쇼트프로그램 곡을 바꿨다. 기존 프로그램인 '맘보' 대신 영화 '라라랜드'의 OST로 교체했다. 이런 변화는 성공적이었다. 최다빈은 4대륙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 쇼트프로그램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았다.

최다빈은 러시아 안무가의 조언으로 쇼트프로그램 곡을 교체했다. 약점인 프로그램 구성 점수를 한층 높였고 점프 성공률도 높아졌다.

4대륙선수권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최다빈은 프로그램 클린에 실패했다. 프로그램 초반에 있는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실수했다.

그러나 프로그램 후반에 배치된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초반 실수를 만회했다. 최다빈은 두 번째 점프를 3회전으로 시도했고 남은 기술을 실수 없이 해냈다.

경기를 마친 최다빈은 "이번 경기처럼 긴장했을 때 잘 풀어 가는 법을 연습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2017년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 쇼트프로그램 경기를 하고 있는 최다빈 ⓒ Gettyimages

쇼트프로그램에서 최다빈은 최고의 경기를 펼쳤고 운도 따랐다. 아시안게임 우승 후보인 혼고 리카(일본)와 리지준(중국) 엘리자베트 투르신바예바(카자흐스탄)가 실수로 흔들렸다. 최다빈과 2위 혼고(60.98)의 점수 차는 0.32점이다. 안심할 수 없는 점수 차다.

최다빈이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최고 성적을 내는 열쇠는 정신력이다. 우승를 향한 압박보다 자신의 경기에 집중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최다빈은 4대륙선수권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값진 경험을 했다. 홈 관중 앞에서 그는 긴장한 상태로 경기했다. 마음의 부담감을 이기고 프로그램 클린에 집중하는 대범한 자세가 절실하다.

최다빈은 가장 부담스러운 마지막 순서에 빙판에 나선다. 빙판에 등장하는 선수들 가운데 긴장하지 않는 이는 없다. 이러한 난관을 이기고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는 자가 시상대에 오른다.

여자 싱글 우승은 치열한 접전이 전망된다. 최다빈이 이런 어려움을 이기고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고 올림픽 전망은 밝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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