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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체량을 마친 뒤 환하게 웃고 있는 함서희 ⓒ UFC 공식 홈페이지
[SPOTV NEWS=조영준 기자] 한국 여성 파이터 최초로 UFC에 진출한 함서희(27, 부산 팀매드)가 데뷔전에서 첫 승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자신보다 한 체급 위인 선수를 상대로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며 옥타곤 무대에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함서희는 13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팜스 카지노 리조트에서 열린 TUF 20 피날레 스트로급(52kg)에서 조앤 캘더우드(28·스코틀랜드)에 0-3 만장일치 판정패 당했다.

함서희는 국내와 일본 무대에서 활약할 때 아톰급(47.62kg)에서 활약했다. 그러나 UFC에는 이 체급이 없다. UFC는 여성부 최경량급인 스트로급(52.61kg 이하급) 초대 챔피언을 가리기 위해 'TUF 20'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파이터들이 토너먼트 식으로 경기를 치렀고 함서희는 4강전 패자와 맞붙기로 결정됐다.

킥복싱을 기반으로 한 입식타격가였던 그는 2007년 종합격투기 무대로 전향했다. 국내보다 더 넓은 일본에서 주로 활동한 함서희는 승승장구했다.

2007년 2월에는 일본 여성종합격투기 무대에서 최고의 타격가로 평가를 받은 와타나베 히사에를 판정으로 제압했다. 맨 땅에 헤딩하는 각오로 일본 무대를 두드렸지만 그래플링에서 약점을 노출하며 패배의 ‘검은별’을 달기도 했다.

일본 무대에서 꾸준하게 활동하던 그의 행보는 제동이 걸렸다. 함서희가 출전한 무대인 '스맥걸'이 폐업을 선언했다. 여기에 생활고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했기 때문에 운동을 지속할 수 없었다. 부산으로 돌아온 함서희는 몇몇 격투기 대회에 출전하며 선수 생활의 명맥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운동에 전념하기 시작했고 로드FC와 계약해 귀중한 2승을 거뒀다. 특히 함서희는 지난해 일본 쥬얼스 무대에서 강자들을 차례로 잠재웠다. 결국 쥬얼스 챔피언에 등극한 그는 지난 11월 1차 방어전에 성공했다.


함서희가 아시아 무대에서 입지를 잡자 세계 최고의 무대인 UFC에서 '러브콜'이 왔다. 그러나 UFC보다 함서희에게 먼저 손을 내민 단체는 미국의 유명한 여성 격투기 단체인 '인빅타FC'였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 안전한 길을 선택했다면 인빅타 FC로 진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함서희는 '안전'이 아닌 '모험'을 선택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전문가 및 도박사들은 칼더우드의 압도적인 우위를 예상했다. 그러나 함서희는 정교한 카운터 펀치와 빼어난 경기 운영으로 칼더우드를 긴장 시켰다. 시간이 흐르면서 체력적으로 명세를 보인 점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하지만 자신보다 한 체급 위인 선수를 상대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다.

함서희는 비록 데뷔전에서 패배했지만 뜻깊은 첫 걸음을 내딛었다. 한국 최초의 UFC 파이터의 데뷔 무대는 결코 초라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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