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태릉, 글 조영준 기자 영상 촬영 편집 이충훈 기자] 지난 10여년 동안 한국 리듬체조 역사를 홀로 갈아 치운 손연재(23, 연세대)가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손연재는 4일 오후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필승주체육관에서 열린 은퇴 기자 간담회에 참석했다. 손연재는 지난달 18일 소속사인 갤럭시아에스엠에 은퇴의 뜻을 밝혔다. 갤럭시아에스엠은 "손연재는 리듬체조를 떠나지만 한국 리듬체조가 세계 속에서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한다"고 밝혔다.

손연재는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4위를 차지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자신이 세운 종전 역대 한국 리듬체조 최고 성적인 5위를 뛰어넘었다. 그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땄다. 이듬해 광주에서 열린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는 개인종합 우승을 비롯해 3관왕에 올랐다.

▲ 은퇴 기자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는 손연재 ⓒ 태릉, 스포티비뉴스

그는 리듬체조 불모지인 한국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로 활약했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끝난 뒤 은퇴와 현역 유지 기로에서 고민했던 손연재는 매트를 떠나기로 했다. 지난해 최고의 상승 곡선을 그렸지만 23살인 그는 리듬체조 선수로 적은 나이가 아니다. 또 체육 특기자 규정이 강화되면서 일년 내내 훈련지인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을 수 없었다.

명예롭게 매트를 떠나기로 한 손연재는 후배 양성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그는 당분간 학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손연재는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꿈을 키운 태릉주필승관에서 은퇴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기자 간담회에는 체조 선배 및 후배들이 손연재가 떠나는 길을 축복했다. 이날 열린 2017년 리듬체조 국가 대표 선발전에서 1위에 오른 김채운(17, 은평고)은 선배 손연재에게 송사를 했다.

손연재는 대한체조협회로부터 공로패를 받았다. 손연재는 "리듬체조는 지금까지 제 삶의 전부였다. 지금은 24살의 손연재로 돌아가려고 한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하게 됐는데 성적보다 제 자신에 꿋꿋하고 싶었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아쉬움과 후회가 가장 두려운 단어였다. 그러나 은퇴하는 시점에서 아쉬움과 후회는 남지 않는다. 저는 리듬체조로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했다"는 말을 남겼다.

다음은 손연재가 은퇴 기자 간담회에서 남긴 일문일답

▲ 은퇴 기자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는 손연재 ⓒ 태릉, 스포티비뉴스

Q 그동안 고생 많았다. 지금까지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였나.

2010년 시니어 무대에 데뷔했다. 그해 열린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메달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했다.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땄을 때 '이제야 시니어로 시작하는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마지막 무대인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무대도 뜻깊다. 17년의 기억을 돌아봤을 때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 줬다.

Q 지금 대학 조교가 됐다고 들었다. 앞으로 계획과 10년 뒤 손연재는?

올림픽 시즌 동안 운동에 집중하기 위해 1년 휴학했다. 아직 대학 생활이 남았고 학업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지금은 선수가 아니지만 후배들이 성장하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

Q 지금까지 가장 자부심이 남는 대회가 있다면?

선수 생활을 하면서 꼭 애국가를 듣고 싶었다. 지난해 마지막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애국가를 다섯 번 들었다. 그래서 자랑스러웠다.

Q 그동안 칭찬도 많았지만 '악플'도 많았다. 그때 어떻게 마음을 다스렸나.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더 노력해 좋은 성적으로 보여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지금은 그런 시선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안 좋은 시선도 있었지만 저는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아서 더 힘을 낼 수 있었다. 경기를 할 때 혼자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Q 지도자 수업을 위해 유학 계획 및 구체적인 앞날은 어떻게 설계하고 있나.

지금 학교를 다니고 있어서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미래에 대해 한창 고민하는 나이다. 제가 뭘 잘하고 원하는지 찾아보고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다. 

후배들의 성장에 도움이 될 일이 있다면 힘이 되고 싶다. 러시아에서 6년 동안 훈련했다. 그런 시스템에서 후배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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