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태릉, 글 조영준 기자 영상 촬영 편집 이충훈 기자] 지난 10여년간 한국 리듬체조의 간판으로 활약해 온 손연재(23, 연세대)가 정든 매트를 떠났다.

손연재는 4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 리듬체조장에서 열린 은퇴 기자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은퇴 소감과 앞으로 계획을 털어놓았다.

은퇴 소감을 직접 써 온 손연재는 "17년간 리듬체조 선수 손연재로 살아왔다. 리듬체조는 그동안 내 삶의 전부나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리듬체조 선수 손연재가 아닌 24살 손연재로 돌아가려고 한다"고 은퇴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그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결심한 이후 아쉬움과 후회라는 두 단어가 나에겐 가장 두려운 단어였다"며 "마지막 시즌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서 앞만 보고 달려왔다. 아쉬움과 후회 없이 은퇴해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 은퇴 기자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손연재 ⓒ 태릉, 스포티비뉴스

손연재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땄다. 이듬해 광주에서 열린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는 개인종합 우승을 비롯해 3관왕에 올랐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열린 지난해에는 개인 최고 점수를 갈아 치우며 상승세를 탔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손연재는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지만 역대 한국 최고 성적인 4위를 차지했다.

이런 점을 볼 때 손연재는 충분히 뛰어난 선수다. 리듬체조는 아시아 선수에게 불리한 종목이다. 큰 키를 비롯한 좋은 체격 조건을 갖춘 동유럽 선수들이 리듬체조 상위권을 장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손연재는 불리한 신체 조건을 이기고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손연재를 향한 안 좋은 시선도 있었다. 손연재는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박근혜 정부가 실시한 '늘품체조' 행사에 참여해 특혜를 받지 않았냐는 의혹을 받았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며 손연재는 큰 시련을 겪었다. 마음고생이 심했던 그는 자신을 향한 안 좋은 시선과 비난에 대해 "악성 댓글을 볼 때마다 더 잘해서 좋은 성적으로 보여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분들에게도 감사하고 싶다.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근거 없는 비난은 선수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손연재는 자신을 둘러싼 비난에 굴하지 않고 묵묵하게 자신의 길을 걸었다. 매트를 떠나는 마지막 순간에도 손연재는 자신을 비난한 이들에게 '감사'란 말을 남길 만큼 성숙한 자세를 보였다.

손연재는 당분간 학교 생활에 전념할 예정이다. 그는 "학교 생활에 충실하고 싶다. 또 후배들이 성장하는 데 조금이라고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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