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 NEWS=고양, 박현철 기자] “씩씩하게 던지더라고. 보면서 어렸을 적 임창용(삼성)이 떠올랐어. 잘 성장한다면 임창용 같은 투수가 될 거야.” 

7년 전 김인식 당시 한화 감독은 한 두산 신인 사이드암을 보며 이렇게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 주인공은 1군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지난해 5월 두산에서 방출당하며 은퇴 위기에 놓였다. 어렵게 잡은 두 번째 기회. 그는 한겨울 입단 테스트를 받아 육성선수로 새 팀을 찾았고 신인 투수의 불운을 틈 타 전지훈련 명단에 이름을 올린 뒤 정식 등록까지 성공했다. NC 다이노스 우완 사이드스로 박민석(26)이 아직 깨지 못한 자신의 알을 부수기 위해 힘 쓰고 있다.

장충고를 졸업하고 2008년 두산 2차 7라운드 입단한 박민석은 사실 2학년 시절부터 잠재력을 떨쳤다. 사이드암임에도 최고 148km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며 2학년 시절 8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1.67을 기록했다. 승리 등의 기록이 뒤를 이은 선배 이용찬(두산, 현 상무)에게 자주 주어졌을 뿐 박민석은 이승우(삼성)-전진호와 함께 이미 2학년 시절부터 장충고 선발진을 지킨 투수다. 관계자들은 "3학년이 되었을 때 박민석이 서울지역 최대어 투수가 될 것이다"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정작 3학년 시절은 아쉬웠다. 15경기 6승1패 평균자책점 0.90으로 팀의 전국대회 2관왕을 이끌었으나 이때 오버스로로 전향했다가 포심 구속이 오히려 떨어져 지명 순위도 추락한 바 있다. 이후 박민석은 데뷔 첫 해인 2008시즌 1군에서 15경기 1패 평균자책점 1.65로 가능성을 비췄다. 시즌 막판에는 윤석민(KIA)과 선발 맞대결을 펼치며 씩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두산에서의 활약은 거기까지였다. 박민석은 상무에 다녀오는 등 기량 발전에 힘썼으나 밸런스가 맞지 않아 제구력마저 흔들려 2009년 이후 1군 마운드를 밟지 못했다. 지난해 5월 방출당한 박민석은 반 년 간의 무적 신세 이후 입단 테스트를 통해 NC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1차 지명 신인 이호중의 부상으로 인해 결원이 생겨 극적으로 스프링캠프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고 정식 선수 등록까지 성공했다.

현재 박민석은 NC의 퓨처스팀인 고양 다이노스의 승리 계투로 뛰고 있다. 22일까지 성적은 8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6.30. 피안타율이 0.189로 낮지만 10이닝 동안 사사구 8개를 허용해 아직은 제 투구 밸런스를 찾지 못한 느낌이다. 그러나 잠수함 투수 특유의 무브먼트가 확실히 살아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22일 고양 다이노스 구장에서 만난 박민석은 자신의 어제와 그리고 현재를 돌아보며 내일을 위해 반드시 제대로 서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박민석과의 일문일답이다.

-입단 테스트를 통해 NC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최근 몸 상태나 캠프에서의 소감을 알려주세요.

▲ 캠프에서 페이스가 굉장히 좋았어요. 다만 귀국 후 밸런스가 약간 흔들렸고 아직은 그 때 좋은 느낌까지는 아닌 것 같아요. 계속 훈련하고 경기하면서 밸런스 찾기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두산에서 방출된 후 거의 반 년 동안은 소속팀이 없던 상태였는데요. 어떻게 개인 훈련을 하면서 준비했는지.

▲ 모교 장충고에서 훈련하고 또 피트니스 센터에서 몸을 만드는 데 집중했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다 개인 훈련이다보니 이번에 스프링캠프 초반에는 단체훈련을 못해 봤던 티가 나기는 하더라고요.

-테스트 당시가 언제였나요.

▲ 지난해 12월 장충고에서 테스트를 치렀어요. 재학 시절 감독으로 계셨던 유영준 스카우트 팀장님께서 테스트 입단을 권유하셔서 기회가 왔습니다. 12월이라 좀 춥기는 했어도 그 때는 눈이 오든 비가 오든 태풍이 몰아쳐도 꼭 던지고 싶었습니다.

-새로운 팀에서 잘 적응하고 있습니까.

▲ 분위기 적응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어요. 동료들이 다들 좋은 사람들이고 정말 가족 같은 분위기라서요. 제가 사실 낯가림이 심한 편이라 새로운 동료들에게 먼저 다가가지 못했는데 먼저 손을 내밀어 준 동료들이 정말 고마웠습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강점이 있다면 이 자리를 빌어 이야기해주세요.

▲ 자신 있고 힘찬 피칭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자를 상대로 도망가지 않는 모습'이 제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한 번 아픔을 겪은 입장이잖아요. 그만큼 야구에 대해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다가가고 있습니다.

-이호중 선수의 부상으로 인해 박민석 선수가 결원을 채워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1월31일 정식 등록도 성공했는데요. 마음 한 켠 후배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제가 부상을 입힌 것도 아닌데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캠프 때 후배 몫 까지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아직 그 친구는 못 만나 봤습니다. 왜냐하면 그 친구가 창원 진해구 재활군에 있어서요. 재활 잘 해서 그 친구도 하루 빨리 마운드에 섰으면 좋겠네요.

-앞으로 팬들에게 어떤 이미지로 남고 싶으신지.

▲ 항상 열심히 하는. 그리고 야구에 대한 간절함을 알고 뛰는 선수라고 인정받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방출을 당하고 다시 도전하는 입장이잖아요. 그만큼 야구에 대한 간절함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뛰겠습니다.

[사진] 박민석 ⓒ SPOTV NEWS

[영상] 박민석 인터뷰 ⓒ SPOTV NEWS 영상편집 배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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