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준환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희망 차준환(16, 휘문고)이 다시 한번 새로운 역사에 도전한다.

차준환은 16일 저녁 대만 타이베이 아레나에서 열리는 2016~2017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한다. 차준환은 15일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45.27점 예술점수(PCS) 37.07점을 더한 82.34점을 받았다.

차준환은 83.48점으로 1위에 오른 드미트리 알리예프(러시아)에 이어 쇼트프로그램 2위를 차지했다. 82.23점을 기록한 알렉산더 사마린(러시아)은 3위에 올랐다.

차준환과 1위 알리예프와 점수 차는 1.14점이다. 3위 사마린과는 0.11점 차다. 차준환은 러시아 선수들과 프리스케이팅에서 피 말리는 메달 경쟁을 펼친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차준환은 클린에 성공했다. 첫 점프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는 1.4점의 높은 가산점(GOE)을 받았다. 트리플 악셀은 1.57점, 트리플 루프는 1.3점의 가산점을 챙겼다.

점프는 완벽했고 스케이팅 스킬과 안무도 흠잡을 데가 없었다. 모든 요소를 물 흐르듯이 완벽하게 해낸 차준환은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1위 알리예프는 지난해 12월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이 대회에서 주니어 남자 싱글 역대 총점 최고 점수인 240.07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차준환은 기술점수(TES)에서 45.27점을 받으며 1위에 올랐다. 알리예프는 기술점수는 44.51점으로 차준환보다 낮았다. 그러나 프로그램 구성 요소 점수(PCS)에서 가장 높은 38.97점을 받으며 1위에 올랐다.

▲ 점프하는 차준환 ⓒ 곽혜미 기자

규정상 주니어 국제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는 4회전 점프를 뛸 수 없다. 프리스케이팅에서 이들은 4회전 점프를 승부수로 내세웠다. 차준환은 올 시즌 프리스케이팅에서 쿼드러플(4회전) 살코를 한 번 뛰었다. 그러나 이번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두 번 뛸 예정이다.

우승 경쟁이 치열한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회전 점프는 승부의 분수령이 됐다. 차준환의 무기인 쿼드러플 살코의 기초 점수는 10.5점이다. 차준환은 쿼드러플 살코 뒤에 더블 토루프를 붙여 뛰고 나머지는 단독 점프로 뛴다. 이 외에 트리플 악셀 두 번과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트리플 플립 등 기술 구성 요소로 볼 때 차준환이 가장 높다.

알리예프는 기초 점수가 10.3점인 쿼드러플 토루프를 뛴다. 4회전 점프 외에도 기초 기술 구성을 보면 차준환이 알리예프를 앞선다. 차준환이 프리스케이팅에서 클린에 성공하면 우승 가능성은 크다.

쇼트프로그램은 4회전 점프가 없지만 부담이 있는 경기였다. 쇼트프로그램에서 클린에 실패하면 프리스케이팅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차준환은 쇼트프로그램에서 실수가 나왔다. 출발이 좋지 못했던 그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선전했지만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런 점을 볼 때 쇼트프로그램에서 완벽한 경기를 한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4회전 점프가 우선적으로 필요하지만 나머지 요소도 무시할 수 없다. 차준환은 "4회전 점프보다 나머지 요소도 중요하다"고 꾸준하게 말해ㅠ왔다.

4회전 점프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4회전 점프도 프로그램의 일부분이다. 모든 요소를 깨끗하게 하는 '무결점 경기'가 우승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특히 PCS에서 알리예프를 뛰어넘는 것이 승부의 열쇠다.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차준환은 소속사인 갤럭시아SM에 "준비한 대로 연기를 마칠 수 있어서 좋았고 내일(17일)도 차분히 준비한 대로 잘하면 좋겠다"며 말을 아꼈다.

▲ 차준환(왼쪽)과 브라이언 오서 코치 ⓒ 곽혜미 기자

차준환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7위에 올랐다. 그는 1988년 정성일(48) 코치가 6위에 오른 이후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올 시즌 급성장한 차준환은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후보가 됐다. 그는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사상 처음으로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에서 2연속 우승했고 파이널에서 메달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첫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메달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기량은 물론 정신력까지 성장한 차준환은 최근 경기에서 좀처럼 실수를 하지 않고 있다. 차준환의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프리스케이팅은 시니어 무대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중요한 무대다. 남자 싱글 시니어 정상권 선수들은 4회전 점프를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5번 이상 뛰고 있다.

내년 평창 동계 올림픽 출전을 준비하고 있는 차준환에게 이런 현실은 힘겹다. 그러나 주니어 무대에서 정상에 오른 뒤 시니어에 데뷔하면 강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기량 점검은 물론 마음을 다스리는 법까지 깨달은 그는 "개인 최고점은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높은 점수를 얻어 놀랍고, 프리스케이팅에서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은 총점 240점을 넘어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차준환은 우승은 물론 개인 총점 최고 점수 239.47점(2016년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 경신에도 도전한다.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 진출자 24명 가운데 23번째로 빙판에 등장한다. 알리예프는 차준환에 이어 가장 마지막 순서에 경기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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