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눈에 봐도 잔디 상태가 좋다. 경기장에서도 잔디 문제가 붉어지는 K리그 현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스포티비뉴스=창사(중국), 유현태 기자] 중국과 미묘한 신경전은 없었다. 우려와 달리 한국 축구 대표 팀은 창사에서 문제없이 경기를 준비했다.

한국 축구 대표 팀은 23일 중국 창사 허롱스타디움에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조 6차전 중국과 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3승 1무 1패(승점 10점)로 조 2위를 달리고 있다. 중국은 승점 2점으로 최하위에 밀려 있어 한국전에 총력전을 예고했다. 

'사드 배치'로 시작된 정치 문제가 축구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많았다. 한국 취재진은 중국 취재 비자를 겨우 받았다. 훈련이 시작되는 20일은 월요일이었다. 그 전 주 금요일인 17일 겨우 비자를 받았다. 중국 당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의 일부로 보였다. 극성스러운 팬들을 고려해 중국축구협회는 한국 취재진 숙소를 창사 시내의 한 호텔로 옮길 것을 권유하고 안전 요원을 배치했다. 

대표 팀의 경기 준비 단계부터 텃세도 부릴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창사의 분위기는 한국에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배려를 받는다는 느낌도 있었다.

당초 슈틸리케호는 경기가 열리는 허롱스타디움 보조 경기장에서 훈련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중국 대표팀이 훈련을 보조 경기장에서 진행하겠다고 밝혀 한국은 후난성 인민 경기장으로 훈련 장소를 옮겼다. 큰 문제는 없었다. 이재철 대한축구협회 홍보과장은 “잔디 상태가 아주 좋다고 한다. 훈련장이 도심에 있는 점도 좋다”며 훈련장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최근 국내에선 여러 차례 잔디 문제가 터진 반면, 후난성 인민 경기장의 잔디는 카펫처럼 푹신해 보였다.

▲ 중국 공안도 한국 축구 대표 팀이 신기하긴 했나 보다.

슈틸리케호가 머무는 켐핀스키 호텔에는 공안이 대거 배치돼 안전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한국 대표 팀과 취재진은 훈련장으로 이동하며 중국 공안의 에스코트를 받았다. 도로를 통제해 이동에 크게 신경을 썼다. 훈련장 근처에도 공안들이 대거 투입돼 경기장 외곽을 지켰다.

훈련장에서 만난 CCTV 왕난 기자는 “정치는 정치고, 축구는 축구다. 미래에서 이 경기를 돌아본다면 뜻깊은 시기에 만난 경기로 기억될 것”이라며 “러시아행을 두고 중요한 경기”라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이 월드컵에 갈 수 있다는 희망보다는 기적을 바라고 있는 상태”라며 “발전을 목표로 한국전을 준비하고 있다”며 중국은 정치적 문제를 축구로 확대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신경전은 있다. 여전히 중국축구협회는 중국 대표 팀 훈련 일정에 대해 미정이라며 한국 취재진의 접근을 꺼리고 있다. 그러나 승리가 절실한 중국의 처지를 생각하면 이해되는 정도다. 

아직까지 대한축구협회와 한국 취재진은 경기 당일 뜨거운 경기 분위기 때문에 사태가 뜨거워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창사가 예상했던 것처럼 '반한 감정'에 과열된 상태는 아니다. 슈틸리케호 역시 훈련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슈틸리케호의 실력이 러시아행을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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